알고리즘.최근 몇 년간 지겹도록 들은 단어 중 하나다.알듯 말듯 한 기분이 들지만 그게 뭐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제대로 설명할 자신은 없다.엄밀히는 모른다는 뜻이다.대체 너 정체가 뭐니?제목 한 번 거창하다.알고리즘에 대한 거의 모든 것.그렇다.이 책만 읽으면 알고리즘이 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파란 바탕에 노란 선들이 달리기 트랙처럼 규칙적으로 늘어선 문제의 책을 펼쳤다.첫 시작 부분에서 저자는 나의 두려움을 미리 알고 마음을 다독여준다.일반 독자를 위해 쓰였으니 너무 쫄지 말란다.한 번 속아준다는 마음으로 눈을 게슴츠레 뜨고 한 줄 한 줄 문장을 더듬어간다.정말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학 시간에 배웠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알고리즘이다.사탕 한 봉지를 친구와 내가 나눠갖는 행위.엥? 그렇게 쉬운 거라고?의심하지 마라.알고리즘은 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맞다.고대 수학에서 계산기, 컴퓨터, 인터넷, 검색 엔진 등등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고 공유되고 발전된 알고리즘의 대략적인 전체 역사를 이 책에서는 너무 무겁지 않게 하나씩 집어가며 알려준다.각 챕터 속 기술들이 어떤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주황색 글자로 한 번씩 정리도 해주고 알기 쉬운 기호나 그림도 있어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깨닫지 못하고 살았을 뿐 우리 생활 속에는 다양한 알고리즘이 다양한 기술의 형태로 구현되어 있다.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는 최단 경로라거나 날씨 예측, 결혼 정보 회사의 데이트 상대 매칭 프로그램이나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가상화폐 등에도 관련이 있다.신기한 알고리즘의 세상.독자층을 많이 배려한 글이었음에도 종종 어려운 부분들이 있긴 했지만 평소라면 쉬이 손이 가지 않았을 분야를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개인적으로는 조금이라도 사전 지식이 있던 컴퓨터 과학의 선구주자이자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인공인 앨런 튜닝의 이야기와 오펜하이머가 연상되는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이제 누가 알고리즘이 뭐냐고 물어보면 잘 설명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