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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출판된 신간들에 비해 1월에 출판되는 책의 수가 확 줄어든 느낌적느낌.

그 와 중에 눈길을 빼았는 몇권의 책이 있었으니.


 

 

 

 

 

1.

 

며칠 잠잠해지긴 했으나 최초(확실하지 않다. 이미 IS대원 중 한국인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의 한국 IS대원이 탄생할까 마음 졸였던 시간이었다. 터키로 여행을 간 후 실종된 김군의 이야기가 보도된 후, 한국사회와 IS를 잇는 연결고리가 생긴 것은 아닌 지 불안해졌다. 앞으로 IS와 관련된 소식을 많이 듣게 될 것같다.

 

책 소개에 적힌 바와 같이 "맥락없이 보도되는 중동 등 이슬람권 분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책이 필요했다. 저자는 후기를 통해 "9.11 테러 이후 이슬람 무장 세력의 활동에 대해 체계적으로 소개된 책이 국내에 없다는 현실에 놀랐다"고 말한다.

 

사실 방대하고 복잡한 중동의 역사와 종교 분파, 분쟁은 마음 먹고 공부하지 않는 이상 이해하기 어렵다. 여지껏 '마음을 먹을' 상황이 아니었던 게다. 중동, 종교 전쟁, 테러는 남의 나라 일이라고만 여겨왔으니. 이 책의 등장은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이슬람 전사'와의 연결고리가 생겼다는 알람인지도 모르겠다.    

 

 

2.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논술공부를 하는 이들이 그냥 못지나치는 카피가 있다. "쟁점으로 읽는", "OO vs OO" 같은 것. 이슈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정리해 놓은 책들은 논술을 공부하는 이들이 지나치지 못하는 종류다. 물론 각 저자의 원본 텍스트를 읽는 것이 모범적일테지만 수험생이라도 친구도 만나고, 연애도 하고 그래야지 않겠나. 이런 책들은 우리의 시간을 절약시켜주는 감사한 존재다.

 

어떤 주제로 맞짱토론을 벌이는지 대진표를 살펴보자. 몇가지 흥미를 끄는 시합이 있다.

 

Issue 3 선진국의 노령화 추세는 심각한 문제인가?
[그렇다] 피트 엔가디오, 캐럴 매틀랙, <세계의 노령화>
[아니다] 랜드코퍼레이션, <인구 내파>

Issue 8 지구온난화의 위협은 실재하는가?
[그렇다] 데이비드 비엘로, <과학의 현황 : 최악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넘어>
[아니다] 리처드 S. 린드젠, <지구온난화는 없다>

Issue 14 세계 경제 위기는 자본주의의 실패를 의미하는가?
[그렇다] 가츠히토 이와이, <자본주의의 타고난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세계 금융 위기>
[아니다] 다니 로드릭, <개봉박두 : 자본주의 3.0>

Issue 17 종교 및 문화 극단주의는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가?
[그렇다] 후세인 솔로몬, <종교 극단주의 시대의 세계 안보>
[아니다] 시블리 텔하미,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의 증언 : 테러리즘과 종교 극단주의의 관계>

Issue 19 중국은 차세대 초강대국으로 떠오를 것인가?
[그렇다] 슈지 야오, <중국은 정말 차세대 초강대국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프래넙 바드헌, <중국과 인도가 초강대국? 너무 빠르다>

 

하. 이미 공부를 마친 느낌이다. 이렇게 상반된 입장을 정리해 준 책을 습득하면 후배녀석이 깨끗이 정리해 준 요점 노트를 겟(get)한 기분이다. 읽지 않아도 이미 뿌듯한 이 기분. 이 책의 다른 버전은 과학기술과 기업윤리에 대한 상반된 입장정리인데, 아무래도 국제이슈처럼 넓직한 이슈가 흥미를 끌기에 용이하다.

 

3.

 

백욱인 교수와 몇몇 저자가 함께 쓴 <속물과 잉여>를 읽고 백욱인 교수의 위트 있으면서도 절제가 보이는 말투가 마음에 들었다. 최근의 디지털 흐름에 대해 잘 읽히면서도 신경질적이지 않으며 깊이도 갖춘 글을 읽고 싶었는데. 반가운 신작이다. 힙스터스러운 최근 사례부터 학술적으로도 풍부한 인용, 인터넷 글쓰기 특유의 패러디를 이용한 유머까지 기대된다.

 

4.

 

<인지자본주의>의 조정환 선생님이 낸 신작 제목에 조금 의아했다. "예술인간의 탄생". 이 주제가 지금의 사회 구조를 설명하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곧 앤디 워홀의 그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15분간 유명해질 수 있다"는. (앤디 워홀이 나중에 이 말은 자기가 한 것이 아니고 자기를 찍어준 사진사가 한 말이라 덧붙인 적 있다.) 본래 방송이 발달하며 범죄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되는 것을 보고 한 말이라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자신을 쉽게 드러낼 수 있고 타인을 드러내는 것도 거리낌없는 우리 시대에 잘 어울리는 명언이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사회는 반대로 예술가가 되지 못한 이들을 슬프게 만든다. 저자 인터뷰를 읽어보니 꾸준히 정치철학을 다뤘던 저자가 왜 '예술인간'을 이야기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다중은 매일매일 예술가이기를 강요받고 있고 그것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로 단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과정의 미적·예술적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는 노동하는 사람들의 예술가화를 강제하고 재촉하고 촉진합니다. 창조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임금도 없다는 것이 신경제의 논리입니다. (조정환 인터뷰 중) 

예술인간이 되길 강요받은 현대인들이 취해야할 태도는 어떤 것인지, 이전의 전작과의 관련성을 어떻게 드러나는 지 차근히 읽어봐야 할 것같다.

 

5.

1월에 출판된 교양만화는 2권밖에 조회되질 않는다. 지나칠까 싶었지만 그 중 한권이 눈에 띤다.

 

해부학자도 생소하고, 만화를 그리는 의사도 생소하다. 평소 의학용어는 미국드라마 'House M.D'에서 접한 것이 전부이지만..의학이야기라도 만화라면 읽을 수 있다. 만화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아무리 어려운 주제도 만만하게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아마 앞서 쓴 4권의 책보다 가장 먼저 읽게 될 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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