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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야망
아사쿠라 래이지 지음, 신동기 옮김 / 바다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먼저 책의 앞날개와 뒷날개에 적힌 이책에 대한 요약을 잠깐 살펴보자. 여기 그대로 옮겨본다.
1995년 제6대 사장에 취임한 이데이 노부유키는 취임 직후부터 제2의 창업을 부르짓으며 '디지털 드림 키즈(Digital Dream Kids)'라는 캐치프레이즐 내걸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아, 정말 이런 제품을 갖고 싶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세계 전자업계의 선두를 달리는 소니는 이때부터 발빠른 변신을 시작한다. 최근 소니를 움직이고 있는 화두는 "연결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연결한다"는 디지털 네트워크 구상이다.
소니는 "네트워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1999년 4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 골자는 TV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는 홈 네트워크 컴퍼니가, 퍼스널 컴퓨터 VAIO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는 퍼스널 IT 네트워크 컴퍼니가, 플레이스테이션2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는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가 각각 담당한다는 것이다. 가정이라는 최대의 시자을 공략하기 위해 자사의 세 네트워크 컴퍼니를 서로 경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독창적인 제품 컨셉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AV업계의 제왕으로 군림해온 소니의 이러한 변신은 관련 업계는 물론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과연 소니의 변신은 성공할 것인가. 소니는 미래의 디지털 네트워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어떠한 사업계획서와 기술로 무장하고 있는가.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에도 소니는 이제까지의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업계를 선도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 기업은 이러한 소니의 변신으로부터 무서을 배울 것인가. 이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유효적절한 해답을 제시한다.
소니는 컨텐츠, 컨텐츠를 실어나르는 유통 수단인 플랫폼, 사용자가 켄텐츠를 보는 단말기. 이 세가지를 모두 확보한 세계에서 유일한 기업이다. 컨텐츠로는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의 영화 등이 있다. 플랫폼으로는 '스카이 퍼펙트 TV!'라는 위성방송, '소네트'로 대표되는 광대역 인터넷, 플레이스테이션2에서 활용할 케이블 TV 등이 있다. 그리고 단말기로는 소니의 전통적 강점인 TV, 단순한 게임기를 넘어 네트워크 기능까지 갖춘 플레이스테이션2, VAIO로 대표되는 첨단 PC등이 있다.
소니는 컨텐츠와 플랫폼, 단말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수직적 네트워크와 함께, 사용자와 사용자, 단말기와 단말기를 연결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도 추진하고 있다. 즉 오프라인에서는 메모리 스틱을, 온라인에서는 iLink를 인터페이스로 하여 AV와 IT를 자유자제로 연결하는 홈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수직적 네트워크와 수평적 네트워크를 동시에 추진하는 회사 역시 세계에서 소니가 유일하다.
이상이 이책에 대한 주된 요약이다. 이 요약부분만 읽어보아도 앞으로 소니는 어떤식으로 구조변화를 하며 미래를 창조해 나갈것인지 충분히 알 수가 있다.
이책은 경영학도가 읽기보다는 공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아주 좋을것 같다. 책 중간중간에 각종 전자기기나 기술 들에 대한 주석을 달아서 설명해주는 등 사실 공학적인 지식이 전혀 바탕이 되지 않고 이책을 읽는다면 다소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책의 구성도 전반 부분에 소니의 대표적인 제품-메모리스틱, iLink, VAIO, DRC, 아페리오스, 소네트, 플레이스테인션2- 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그 제품을 만든 엔지니어나 기획자들의 제품 제작 배경이나 담긴 의미 등을 저자가 인터뷰해서 AV평론가인 저자의 소개로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한가지 주된 맥을 이루고 있는 것은 바로 새로운 경제환경에서 조금은 하드웨어적인 소니의 발걸음이 이제는 소니의 모든 제품들을 연결한다는 디지털화된 모습으로 새로운 소니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도나 경영학도에게는 소니의 발상과 소니의 기획력 조직구조의 묘미를 통해 소니의 성공신화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공학도는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나의 완성된 제품을 만드는 장인정신을 볼 수가 있다.
어쨋든 나도 이쪽방면에는 문외한이라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들도 개발되고 있구나 하는 신기함으로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지만 저자의 마지막말에 이또한 일년전의 일이고 그동안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 상상할수가 없다고 하니 지금의 소니 모습은 또 얼마나 많이 바뀌고 있는 건지...
세상은 정말 빠르게 돌아간다.
몇가지 괜찮았던 구절들을 모아본다.
★생각날때마다 모두 메모를 한다. 메모할 때는 그저 막연하게 생각됐던 것이 나중에 그 메모를 다시 보면 구체화된 모습으로 정리가 된다. --p.234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미래르 창조하면서 그 비전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p.253
★머지않은 미래에 네트워크는 세가지 특징을 가질 것이다. 첫번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두번째는 모든 정보가 아무런 장애 없이 미디어들 간에 흐를 것이다. 세번째는 모바일 환경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차세대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하는 이 세가지 아키텍처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p.264
★앞으로는 방송, 케이블 또는 인터넷이라는 유통수단의 구별이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다. 컨텐츠 공급자들은 이미 여러 수단들을 선택해 서비스를 유통하고 있다. 또 방송용 단말기가 인터넷 접속기능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 단말기가 케이블 TV의 화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처럼 단말기 간의 영역도 점점 무너져갈 것이다. 따라서 컨텐츠와 유통, 단말기라는 세 요소를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p.287
★네트워크 시대의 단말기는 지금까지와 달리 컨텐츠와 서비스가 하나로 된 상품 형태가 될 것이다. 하드웨어인 단말기, 네트워크 플랫폼을 타고 흐르는 서비스인 컨텐츠가 삼위일체가 되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만족과 놀라움을 사용자들에게 줄 것이다. 우리는 삼위일체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p.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