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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라디오 ㅣ 존 치버 단편선집 1
존 치버 지음, 황보석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15개의 단편들이 모여있는 단편집 <기괴한 라디오>.
그런데 2008년 11월. <기괴한 라디오> 단편집 말고도
<그게 누구였는지만 말해봐>,
<돼지가 우물에 빠졌던 날>, <사랑의 기하학>
이렇게 3개가 더 출간되었다.
존치버의 61편의 단편들이 이렇게 4권을 통해서 소개되고
있다. 단연 단편 전문 작가인 것 같다.
얼마전에 읽었던 <위험한 독서>라는 김경욱 님의 소설집을
통해서 요즘 단편집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연말이라서 이런저런 모임등으로 인해서 책 읽을 시간이
많이 허락되지가 않는데... 이럴때는 장편보다는 금방 금방
끊어서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이 좋은 것 같다.
이럴 때 존 치버의 단편 폭탄러시(?)...
각 4권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나는 그 중에서 <기괴한 라디오>를 읽어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아무래도 표제작 <기괴한 라디오>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어느날 부인은 남편에게 새 라디오를 선물 받는데,
이 라디오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라디오를 통해서 들려온다.
그래서 몰랐던 이웃의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알게되는데...
이 글을 보면서 요즘 인터넷 신문기사를 읽다가 그 기사에
대한 내 생각이 중요한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마우스를 아래로 스크롤 하여
리플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다. ㅡ.ㅡ;;;
나의 의견이, 나의 생각이, 나의 주관이 중요한 것인데...
너무 남들을 의식하는것은 아니었나 반성도 해보고...
너무 가십거리에만 우리도 눈길을 주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던 때... <기괴한 라디오>라는 단편 잘 만난 것 같다.
어쩌면 '기괴한 라디오'와 같은 나를 감시하는(?)것만
같은 흉물스런 물건이 있다면 더 행동이나 말에 조심할 것
같은 생각은 든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만 나 자신도 사랑하고 내 삶도 사랑해요. 거기에는 나
자신을 위한 어떤 가치와 약속이있는데 트렌처씨가 보내준
장미꽃들은 내가 그걸 잃어가고 있다는 것, 내가 자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줬어요.
<기괴한 라디오 p.382>
위 내용은 <이혼의 계절>이라는 단편 중 일부분이다.
나 자신도 사랑하면서, 가족과 친구도 사랑해야 진짜
사랑인 것 같다. 나 자신은 생각도 안하면서 주변만 챙긴
다면 언젠가는 저런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가족에게 너무나 많은 헌신과 희생을 강요 당해야만 하는
우리나라 어머니들도 생각이 나고....우리 엄마도 생각이
나고...ㅠㅠ 기억에 남는 문구였다.
그리고 146쪽 5째줄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작자는 지난 7월 21일 이후로 내게 급료도 지불해 주지
않았습니다."
내용이 기억에 남는건 아니고 7월 21일이라는 날짜가 ^^;;
내 생일이라....ㅋㅋㅋㅋ
하필 왜 급료를 안 주는 날이 저 날일까? ㅠㅠ
바쁜 연말연시, 독서는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
이럴 때 읽기 적당한 단편집을 추천한다. ^^
짧게 짧게 끊어서 읽기에는 단편이 최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