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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 O.S.T.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솔직히 아무것도 모른체 봤다고 해야하나.. 영화의 배경이 아일랜드인것도 몰랐고, 정말 이렇게 노래만 계속 나오는 것도 몰랐다. 의례생각하듯 그냥 로멘틱무비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봤다. 음악이 '좀' 많이 나오는...
하지만 완전 나의 착각이었다. 작은 이야기라면 작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큰 내용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가진 생각은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었다. 영화는 두 남녀주인공의 삶을 너무도 진솔하게 보여주었다. 보통의 대중영화가 자지고 있는 자본주의의 화려함 혹은 더럽고 추함으로 제작된 소재가 아닌 정말 소소한 삶을 내가 느끼게 해준 것이었다. 마치 오래된 옛날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동경하는 미래의 삶일 것 같기도 한 그림이었다. 아마도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에- 언제나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만 담은 대중매체에 둘러싸인 내가 혹은 우리가 보기에- 현실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고 생각된다. 좁디좁은 방과 소규모 상점들, 버스와 등장인물들의 옷차림등에서..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었기에 그들이 만들고 부르는 노래가 더 우리의 맘에 약간의 충격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두번째 당연히 음악일 것이다. 평소에 영화음악을 즐겨듣는 나에게 있어서 이들이 부르는 음악은 형용하기 힘들정도로 너무 훌륭했다. 노래는 들려지기 위해서 부른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물론 노래가 없는 음악도 마찬가지의 이유때문에 연주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렇게만 생각할 수는 없었다. 들어주는 사람이 듣고 싶은 노래와 음악을 하는 것이아니라 내가 부르고 싶은 것을 부르고 연주하고 싶은 것을 연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그들의 삶과 마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과 마음을 최대한 담아내면 그것이 훌륭한 음악이 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주인공들의 삶과 사랑을 표현하는 너무도 훌륭한 도구였다. 버스에서 자신의 '망할' 이야기를 부를 때, 옛연인의 동영상을 보면서 'lie'를 부르짓을 때,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피아노연주를 하고 흐느낄 때 장면 곳곳에서 노래를 통한 감정의 분출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받았던 것은 내 삶에 대한 돌아봄이다. 많은 영화가 그렇긴 하지만 사람은 타인의 삶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보다 폭넒은 만남을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러한 만남보다 동경과 강제라는 이데올로기적 요소가 더 강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러게 생각해서인지 너무도 오래간만에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영화였다. 꿈은 있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열정은 왠지 식어버린 듯한 모습과, 사랑과 삶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어리석음, 외롭고 우울함에서 허덕이기만 하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의지도 상실해버린 현재...
어쨌든 너무 좋은 영화를 한편 보고 말았다. 너무 천천히 빠져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