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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ㅣ 베스트셀러 미니북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연희 그림,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은 우리들도 병사들이 된 날부터 지금까지 어딘지 모르는 곳을 향해 행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곳에 도착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우리들도 무엇인지를 모르는 물건을 찾고 있으나 좀처럼 그것을 찾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들도 가르쳐 줄 수 없습니다."
예멜리얀은 잠시 병사들과 휴식을 취하고 나서 다시 길을 떠났다. 얼마를 걸어서 겨우 숲에 당도했다. 숲 속에는 작은 움막이 있었는데 그 움막에는 병사의 늙은 어머니가 울면서 베를 짜고 있었다. 그 할머니는 베를 짜면서 손 끝에 침을 적시는 대신 눈물을 적시고 있었다.
[...]
"사람들이 부모의 이야기보다 그 물건이 말하는 것을 더 잘 듣는 것을 발견하면 그것이 곧 댁이 찾고 있는 것이야. 그러면 곧 그것을 임금님에게 가지고 가요. 임금님에게 가져가면 임금님은 그런 것을 가져 오라고 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 틀림없어. 그때 그대는 이렇게 대답하지 않으면 안 돼요.
'만일 이것이 아니라면 부셔 버려야겠다.'
그리고 그것을 두드리면서 강 기슭에까지 가서 사정없이 부셔 버린 후에 그것을 물에 쳐넣으라구. 그렇게 하면 자네는 아내를 구해낼 수 있고, 내 눈물도 그치게 할 수 있으니까."
[...]
예멜리얀은 북을 둥둥 두드리며 궁전을 나갔다. 그가 북을 두드리자 임금님의 군사들이 모두 예멜리얀을 따라가고 그에게 경례를 하며 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금님은 창문으로 그 광경을 보고 자기의 군사들에게 예멜리얀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임금님의 군사들은 임금님의 말을 듣지 않고 모두 예멜리얀을 계속 따라가고 있었다. 임금님은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예멜리얀에게 그의 아내를 돌려 주겠다고 제의하고 그 대신 북을 자기에게 넘겨 달라고 했다.
"천만에요. 안 됩니다. 저는 이 북을 부셔서 강물에 쳐넣으라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예멜리얀은 북을 치면서 강가에까지 왔다. 군사들도 뒤를 따라 왔다. 예멜리얀은 강의 흙더미 위에 올라가 북을 두들겨 부셔서 강 속에 던졌다. 그러자 병사들은 달아났다.
예멜리얀은 아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임금은 그를 괴롭히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아무런 걱정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예멜리얀과 북" pp.15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