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 - 2022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장편동화 선정작 ㅣ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백혜영 지음, 박현주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10월
평점 : 
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
잠귀 세계의 법칙
인간은 날마다 자기에게 필요한 시간만큼 자야 한다.
안 잔 시간만큼 빚이 돼 내 저승 시계에 차곡차곡 쌓인다. 이게 바로 '잠빚'이다.
잠빚이 1,000시간이 넘으면 죽어서 '잠귀'가 된다.
잠귀는 21일 안에 잠빚을 다 갚아야 저승에 갈 수 있다. 못 갚으면 벌을 받는다.
.
.
.
뭔가 흥미로우면서 낯선 이 법칙은 무엇일까요?
바로 책 속에 나오는 잠귀라는 귀신 세계의 법칙이에요.
책의 주인공인 6학년 윤혜령은 교통사고를 당해 저승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저승사자가 말해요. 충분히 잠을 자지 않아서 잠귀가 되었다고.
처음 책소개를 보았을 때는 내용이 '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등 6학년이 죽어 귀신이 되고, 잠귀의 벌을 받아 이승을 떠도는 내용이라니.....
그런데 그 이면을 들여본다면 가족관계, 학업스트레스, 친구관계 등 여러 문제들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죽음과 저승이라는 소재로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구요.
죽은지 49일이 지나서야 저승에서 눈을 뜬 혜령. 그 앞에 붉은 옷의 저승사자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잠귀는 잠빚을 다 갚아야 저승에 갈 수 있다는 미션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어안이 벙벙한 혜령.
그때 고등학생 잠귀 수지를 만나 잠밥을 먹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주어진 시간은 단 21일, 그동안 잠빚 376시간을 갚아야 저승에 갈 수 있는데,
혜령은 자기도 모르게 자꾸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서로 잡밥을 먹으려는 잠귀들의 치열한 경쟁도 골치아픕니다.
현대인들은 문명의 이기를 느끼며 편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더 피곤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 어이들 역시 학업스트레스와 스마트폰, 게임 등으로 잠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책에서는 바로 이런 부분을 매섭게 꼬집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와닿는 부분이 많아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대화나누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책 내용도 신선하고 이야기 전개가 재미있어서 책을 한번 잡으면 끝까지 다 읽게 됩니다.
아들도 재미있다고 하네요.
백혜영 작가는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를 쓰셨던 작가라
더 믿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잠빚이라는 말은 실제로 있는 말이라고 해요.
미국의 윌리엄 더먼트라는 의학박사가 처음 만든 말로, 돈을 빌리면 은행에 빚이 쌓이듯,
잠에도 빚이 있다는 뜻이에요.
밤늦게까지 학업에 내몰리는 아이들, 게임이나 스마트폰 중독으로 잠을 잊은 아이들
모두에게 이 책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직접 활용 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