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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저편 행복한 섬 ㅣ 동화는 내 친구 50
제임스 크뤼스 지음, 이유림 옮김, 프란치스카 비어만 그림 / 논장 / 2019년 11월
평점 :
화려한 모험담으로 풀어놓는 삶과 행복과 평화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
바람 저편 행복한 섬
표지에서부터 끌렸던 책이에요. 어린이 도서이지만, 왠지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듯한
제목과 일러스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아니나 다를까, 안데르센 상 수상작가 제임스 크뤼스의 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행복에 대해, 평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데, 어린이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참 좋습니다.

거의 어른책 두께를 가지고 있어요. 아마 아이들이 처음에는 놀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읽다보면 또 술술 읽히게 되요. 환상적인 여행담으로 이루어진데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가득 들어있거든요.

작가인 제임스 크뤼스는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행복과 평화와 조화로운 삶을 아름다운 언어로
말하고 있습니다.
"내 최대 관심사는 아이들에게 선과 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제 선이 악이 되기
시작하는지를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는 데 협력하는 모습대로 내일의
세상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굉장히 심오하고 철학적인 내용을 어린이책에 풀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면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이름들을 이쁜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흥미가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책의 내용은 서문에서부터 이어집니다.
작가는 반평생을 행복한 섬을 찾아 헤매다가, 그 섬에 대해 알고 있다고 전해지는 코르푸섬의
알렉시스 선장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선장에게 일주일 동안 여행이야기를 듣게 된 것을 이 책에 옮겼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구성으로 시작하는 책이면서, 서문에서부터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책입니다.

선장에 의하면, 행복한 섬에서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코뿔소가 쟁반 받침을 들고 손님을 접대하고, 사람들이 찻잔을 타고 날아다니며, 설탕활주로에서
스키를 탑니다. 그리고 행복한 섬에는 지혜와 지식, 음악과 미술, 맛있는 음식과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가득하지요.

행복한 섬은 온갖 동물과 식물과 사람이 어우러져 평화롭게 사는데, 특이한 것은 왕이 없고 알파벳 순서대로
돌아가며 섬을 다스리는 것이에요.
첫날은 A로 시작하는 원숭이, 신청옹, 콘도르, 바다쇠오리 등등이 다스리고, 둘째날은 말똥가리,
코브라, 곤줄박이, 꽃들 차례로 말이에요. 누구 하나 독점하지 않고 번갈아가며 다스리기 때문에
다툼도 없고 시기 질투도 없어요. 말 그대로 행복한 섬인 것이죠.
책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춤추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무에 악기들이 열리는 섬에 가고, 하늘을 나는 찻잔을 타거나,
주스의 강을 건너는 등 진기한 모험이 계속 일어납니다.
게다가 꽃가게 주인은 안데르센, 정신을 잃은 선장을 구해준 건 돈키호테에요.
책은 창의성의 극대화와 함께 '행복'이라는 철학적인 사유를 제대로 하게끔 인도하고 있어요.
초등 이상의 아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바다 생물에 관심이 많은 아들은 <바다 밑 모험> 부분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어요.
짧은 장이었지만 달팽이, 해삼, 해파리, 수염고래 등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생물학적 지식이나 지식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스란히 독자들의 독서의 즐거움으로 연결되고 있어요.

또 하나 특별한 것은 시가 많이 등장한다는 거에요.
아이들에게 시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줄 수 있어서 좋은 듯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꿈꿉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진 않잖아요. 그래서 더욱 행복한 섬이
특별해보이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행복해질 수 없다고 해도 행복을 그려 볼 수는 있어야죠.
행복을 찾으려면 행복이 뭔지 알아야 하니까요. 우리에게는 이런 낙원의 그림이 필요합니다."
마음에 확 와닿는 말이었어요. 행복을 찾으려면 행복이 뭔지 알아야 한다는 것.
온 가족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함께 읽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직접 활용 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