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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만난 우리 역사
강응천 지음 / 한림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직접 활용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집 아이 둘 모두, 올해 학교에서 한국사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겨울방학을 이용해 한국사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데요,
[아시아에서 만난 우리 역사]는 기존에 보아오던 한국사와는 조금 다른 책이었어요.

아시아에서 만난 우리 역사
- 한림출판사
보통 한국사와 세계사를 엮어 풀어내는 책은 많은데, 한국사와 아시아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책은 드물지요. 물론, 아시아의 역사가 세계사에 포함되긴 하지만, 세계사에서 아시아를 다루는
부분은 굉장히 적다는 거 아실거에요.
어찌보면, 우리에게 '아시아'라는 단어는 '세계'보다 더 멀고 낯선 단어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우리의 이웃 '아시아'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먼 옛날부터 우리와
다양한 방식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아이들에게 편견을 없애고, 다양한 시각으로, 혹은 다른 나라의 관점으로 우리의 역사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굉장히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차례'를 보면 아시아에 대해 먼저 얘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시아 속의 한국사를 알기 전, 아시아를 먼저 제대로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겠죠?
책에서는 일본, 우즈베키스탄, 이란, 러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 다양한 아시아의
나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아시아는 역사가 아주 오랜 대륙이면서 또한 매우 젊은 대륙이다'라고 말합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세계 4대문명중 이집트 문명만 아프리카에서 일어났고, 나머지 세 곳은 모두 아시아에서
일어난 문명입니다. 그러니 아시아가 지구상에서 역사가 가장 오랜 대륙인 것이죠.
하지만 아시아의 문명국가들은 유럽 사람들의 총과 대포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하나둘 독립을 쟁취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0세기 중반 이후
아시아 여러나라가 다시 태어났으니 아시아가 젊은 대륙인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대단한 아시아네요!!
서두에서는 아시아의 역사와 아시아 대륙의 크기 등 역사, 지리, 문화적으로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좋아해서 관련 책들을 자주 읽는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아시아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ㅎ

1. 일본에서 왕인 박사를 만나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마음으로는 멀게 느껴지는 일본.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이가 항상
나빴던 것은 아니에요. 특히 삼국 시대의 백제는 일본과 매우 가깝게 지내며 선진 문화를 일본에
전해주었습니다.
백제 사람인 왕인 박사는 5세기 초 왜에 건너가 유학의 고전인 [논어]와 한자 학습의 고전인
[천자문]을 전해주었다고 해요. 워낙 학식이 높았기 때문에 왜의 태자를 가르치는 스승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사실은 8세기에 편찬된 일본의 고대 역사책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에는 고구려인이 그려져 있어요.
오른쪽 아래에 깃털 관을 쓰고 환두대도를 찬 2명의 사신이 고구려나 통일 신라에서 온 사람들로 추측됩니다.
650년 무렵이면 고구려와 서돌궐이 끊임없이 당나라의 공격을 받고 있던 시기인데, 그때 고구려가
강국에 사신을 파견한 목적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란은 페르시아 제국을 계승한 나라로,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한 아랍 국가들과는
인종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상당히 다르답니다.
이란은 우리에게 무척 먼 나라로 여겨지겠지만, 사실은 오랜 옛날부터 끈끈한 인연을 맺어 왔어요.
페르시아 제국의 마지막 왕 아즈데게르드 3세는 이슬람 제국과의 전쟁에서 망할 기미가 보이자,
그의 왕자를 중국으로 보내게 됩니다. 왕자의 이름은 아브틴으로, 당시 당나라가 이슬람 제국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게 되자 '바실라'라는 나라로 옮겨갔어요.
바실라는 신라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바실라는 신라의 공주와 혼인하게 되었는데, 공주의 이름은
프라랑이라고 합니다.

이슬람 지도에 나오는 신라에요. 그런데 지도를 자세히 보면 신라가 5개의 섬으로 그려져 있어요.
이것은 당시 이슬람 학자들이 신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알면 의문이 풀린답니다.
이슬람 학자들은 신라를 가리켜 '신라국'이라고도 하고 '신라국과 신라국의 섬들' 하는 식으로 불렀어요.
그러니까 지도에 나온 5개의 섬은 신라에 딸려 있는 여러 섬들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얀마는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는 큰 나라, 미얀마
70여 년 전 미얀마에서 일본군을 몰아내기 위해 싸우던 한국 사람들이 있었다고 해요.
제2차 세계대전때 일본군은 미얀마를 침략하여 차지했어요. 인도와 미얀마 국경 지대에서
일본과 맞서고 있던 영국군 사령부는 김원봉의 조선민족혁명당에 한국인 대원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1943년 8월 29일, 9명으로 이루어진 한국광복군 인면공작대가
충징을 떠나 인도 콜카다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어요.
그런데 영국은 왜 한국인 대원들을 미얀마 전선에 보내 달라고 요청한 것일까요?
영국군은 일본군과 맞서 싸우는 데 한국인보다 더 나은 요원은 없었던 거예요.
일본군을 상대로 심리 공작을 펼치고 일본군 문서를 번역하고 일본군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한국인은 최고의 요원이 될 수 있었답니다.
'인면공작대'는 TV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서 본 적이 있는데, 책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더라구요.
[아시아에서 만난 우리 역사]는 아시아 각국을 소개하면서 역사적으로 한국과 관련있는
에피소드 위주로 설명하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한국사를 배우는 아이들과, 한국사를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하고 싶은 어른들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책 전체가 컬러인쇄로 되어 있고, 실사사진이 충분하여 역사 자료로서의 가치도 충분합니다.
이 책은 저의 애장책을 모아둔 책장으로 모셔둘 예정이에요.
좋은 책은 두고두고 봐도 새롭고 즐겁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