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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스파이 1 : 사라진 보물 ㅣ 키드 스파이 1
맥 바넷 지음, 마이크 로워리 그림, 이재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6월
평점 :

일단 표지에서부터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만든다.
요즘 독자들은 똑똑해서 작가가 웃긴 척을 하는 건지, 작가의 입담이 실제로 좋은 건지 금세 눈치챈다. 맥 바넷은 진짜다. 아이들 책이지만, 내가 읽어도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첫 장에서 미소가 지어지다가 두세 장을 넘어가며 속도가 붙는다.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며칠 전, 식당에 가는 길에 아들이 키드 스파이를 옆구리에 끼고 가던 모습이 생각난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건널목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틈틈이 읽던 모습이 내가 직접 읽어보니 이해가 되더라.

이 책을 읽을 때 핵심 포인트는 맥 바넷이 어렸을 때 실제로 스파이였냐, 아니냐일 것이다. 자신의 경험담이라면서 어린 시절 영국 여왕의 비밀스파이 활동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너무 진지해서 웃음이 나는 구조다. 작정하고 웃기려고 할 때보다, 웃긴 줄도 모르고 본인만 진지할 때 웃음의 강도는 더 커지니까.
작가의 책소개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보았다. 작가의 모습이 딱 어린 시절 스파이활동을 했을 법한 얼굴이다. 이건 농담이고..... 책을 읽고 작가의 얼굴이 궁금했는데 딱 내가 생각한 그 모습이다. 장난기 가득하여 인터뷰 내내 즐거움이 묻어났다. 서툴지만 한국말로 전작들을 소개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작가의 전작들 <세모> <네모> <동그라미> 는 작년에 도서관에서 빌려보았었다. 책의 독특한 느낌을 아들이 좋아했는데, 아마 작가 맥 바넷과 성향이 비슷한가보다.

전작에서는 짧은 분량안에서 작가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았다면, <키드 스파이>는 찰지고 유쾌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키드 스파이가> 맥 바넷의 우리말로 소개된 첫 동화책이라고 하는데, 이 책이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아 그의 작품을 한글 번역판으로 많이 만나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