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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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1930년에 발표한 <행복의 정복>.

개인적으로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행복의 정복>은 자기계발, 힐링 류의 책도 아니고 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처럼 백지상태에서 읽었을 때 주화입마에 빠지게 되는 강렬한 책도 아니지만 (주화입마가 좋다는 것이 아님ㅋㅋ) 날카롭고 재미지는 러셀의 필력으로 쓰여진 행복론을 읽다 보면 상쾌한 도발이라고나 할까.. 생각할 거리도 많아지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지는 것 같다. 책 읽는 재미라는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 ​


버트런드 러셀을 알게 된 계기는 철학 책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까불 때 <서양 철학사>라는 책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서양 철학사>의 저자가 바로 버트런드 러셀.

러셀의 시각이 개입되었다고 비판도 받는 서양 철학사지만 버트런드 러셀이 노벨 문학 상을 받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책이기도 하다. ​

이 책에 관한 에피소드가 참 흥미롭다. 미국에서 교수로 지명되었으나 반기독교적 입장과 성적 도덕성에 관하여 개방적인 견해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교수 임용이 취소되었는데 생활이 어려워진 러셀은 생계를 위해 강의와 집필활동을 하게 된다. 그 결과물을 묶은 것이 바로 <서양 철학사>이다. 이 책은 발표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고 이 책의 인세는 러셀의 주 수입원이 되었다. 러셀은 다작을 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생계를 위해 발표한 책이 그의 대표작이 되고 노벨 문학 상을 받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 참 흥미로웠다. 



인상 깊은 구절. 


한 해 한 해를 맞을 때마다 나의 삶은 점점 즐거워질 것이다. 이렇게 삶을 즐기게 된 비결은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대부분은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떤 것들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이 명확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욕심 따위는 단념했다. - p.17


청교도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나 또한 자신의 죄와 어리석음. 결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랬으니 나 자신을 불행한 괴짜로 여겼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차차 자신과 자신의 결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법을 배워나갔다. 나는 외부의 대상들, 즉 세상 돌아가는 것, 여러 분야의 지식, 그리고 내가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 p.18

요즘 흔히 접하게 되는 사고방식 중의 하나는, 과거 여러 시대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열정을 쏟았던 것들을 죽 훑어본 뒤에 이 세상에는 삶의 보람으로 삼을 만한 것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현명하게 여기는 것이다. 역사상 다른 많은 시대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불행을 자랑거리로 여기고 불행의 원인을 우주의 본질로 돌려버린다. - p.27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은 그 문제에 맞닥뜨려야 할 때를 제외하면 털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한시도 쉬지 않고 지나치게 고민하는 것보다 꼭 피요할 때에 적당하게 고민하는 침착한 태도를 기르면 행복과 능률을 엄청나게 증진시킬 수 있다. 곤란하거나 심각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에는 모든 자료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즉시 그 문제를 깊이 숙고해서 결정을 내려라. 일단 결정을 내린 다음에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결코 그 결정을 번복하지 마라. 망설임만큼 심신을 지치게 하면서 쓸데없는 것은 없다. - p.80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면 자신의 자아는 세상에서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생각과 희망을 자아를 넘어선 어떤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일상생활의 걱정거리 속에서도 어느 정도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완전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 p.81
 

합리적인 인간이 되면 무미건조한 생활을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합리성은 내면 조화의 중심부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내면의 갈등으로 늘 시달리고 있는 사람보다 훨씬 자유롭게 세상일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외적인 목적을 성취하는 데 열정을 쏟을 수 있다. 자기 안에 갇히는 것은 대단히 따분한 일이지만, 바깥 세계를 향해서 관심과 정력을 돌리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다. - p.118
  

자아가 분열되어 있는 사람은 자극과 오락거리를 찾게 된다. 그는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지만, 건전한 이유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이 순간적으로나마 자신을 내면에서 벗어나게 하고, 고통스러운 생각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서 열정은 모두 도취의 한 형태이며, 그는 근본적인 행복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도취의 형태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심각한 병적 증상이다. 이런 병이 없는 사람만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면서 최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p.119
 

모든 사람이 마술처럼 상대방의 생각을 훤히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에는 거의 모든 친구 관계가 깨지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멋진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친구 한 명 없는 세상은 도저히 참고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숨기기 위한 눈속임을 할 필요 없이, 서로를 좋아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 p.124
 

이들 실례로부터 네 가지의 일반 원칙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원칙들에 포함된 진리를 충분히 깨달으면 피해망상을 적절히 예방할 수 있다. 첫째, 당신의 동기는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반드시 이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둘째, 당신의 장점을 과대평가하지 마라. 셋째,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당신 자신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 넷째,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을 해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당신에 대해 골몰하고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 이 네 가지 원칙에 대해 순서대로 간단히 언급해보고자 한다. - p.128


안정감을 가지고 삶에 임하는 사람은 불안감을 가지고 삶에 임하는 사람에 비하면 훨씬 행복한 사람이다. 물론 그런 안정감이 재난을 몰고 오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안정감은 그 자체로도 안정감이 없었다면 굴복하고 말았을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높은 계곡에 걸린 좁은 외나무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사람이 겁을 먹으면 겁을 먹지 않을 때보다 떨어질 확률이 더 높은 것과 마찬가지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용감한 사람도 뜻하지 않은 재난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용감한 사람은 겁 많은 사람이라면 넋을 잃고 말 정도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을 아무런 상처 없이 뚫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 p.192


안정감을 가지고 삶에 임하는 사람은 불안감을 가지고 삶에 임하는 사람에 비하면 훨씬 행복한 사람이다. 물론 그런 안정감이 재난을 몰고 오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안정감은 그 자체로도 안정감이 없었다면 굴복하고 말았을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높은 계곡에 걸린 좁은 외나무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사람이 겁을 먹으면 겁을 먹지 않을 때보다 떨어질 확률이 더 높은 것과 마찬가지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용감한 사람도 뜻하지 않은 재난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용감한 사람은 겁 많은 사람이라면 넋을 잃고 말 정도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을 아무런 상처 없이 뚫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 p.192
 

어떤 이유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겁이 많아지고, 모험심이 부족해진다. 이런 아이는 두려움과 자기 연민의 감정에 빠져 신나는 모험을 하는 기분으로 세상에 나설 수 없게 된다. 이 아이는 유달리 어린 나이에 삶과 죽음, 인간의 운명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이 아이는 처음에는 내성적이고 우울한 사람이 되었다가, 결국에는 특정한 철학이나 신학에서 비현실적인 위안을 구하게 된다. 세상은 즐거운 일, 불쾌한 일이 일정한 순서 없이 뒤얽혀 있는 곳이다. - p.193
 

겁 많은 학생은 자기 방의 네 벽에 둘러싸여 있어야만 안심한다. 만일 우주가 자신의 방과 마찬가지로 질서 정연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 학생은 용감히 거리에 나서야 할 때에도 똑같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이 만일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더라면 현실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덜 느꼈을 것이고, 마음속에 현실 세계를 대체할 만한 이상적인 세계를 꾸며놓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 p.194
 

위대한 예술가들과 훌륭한 과학자들이 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들은 즐거운 일을 하면서 권위 있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그 일을 통해서 가장 중요한 힘, 즉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얻는다. 이들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상황들이 중첩되는데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미켈란젤로를 생각해보라. 그는 아주 불행한 사람이었고, 스스로도 가난한 친척들의 빚을 갚는 일만 없었더라면 고생스럽게 예술 작품 창작에 매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나는 이것은 그의 진심 어린 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예술을 창조하는 힘은 기질적인 불행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질적 불행은 대단히 심각한 것이어서, 만일 작품 활동을 하는 데서 기쁨을 얻지 못한다면 그 예술가는 자살하고 말 것이다. - p.232


인류가 탄생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인류가 미개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이 얼마나 느리고 불완전한지, 천문학상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에 비하면 인류가 존재해온 역사는 얼마나 짧은지 생각해보라. 당신 마음속에 늘 이런 생각이 깃들어 있다면, 당신은 자신이 벌이고 있는 극히 순간적인 싸움이 인류가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암흑시대로의 퇴보를 무릎 쓸 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설사 비열한 수단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면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그 당면한 목적이란 것 역시 극히 순간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당면한 목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펼쳐나갈 원대한 목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원대한 목적 속에서 보자면, 당신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인류를 문명적 존재로 만들어온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다. - p.242
 

진심으로 사랑하던 사람이 죽은 경우처럼 엄청난 슬픔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이 슬픔에 잠기도록 놓아두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슬픔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당연히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은 하겠지만, 그 슬픔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찾아서 해야 한다. 자신에게 닥친 불행으로부터 최대한의 고통을 이끌어내려는 것은 감상주의적인 태도일 뿐이다. 물론 슬픔 때문에 파멸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모든 이들이 이러한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며, 본질적으로 해악이 없고 품위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전제만 충족한다면, 아주 하찮은 것이라고 좋으니 반드시 기분 전환할 거리를 찾아서 해야 한다. - p.245
 

생활력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한 가지 관심 분야에서 좌절을 겪더라도, 인생과 세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심사 하나하나를 협소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떤 위기 상황이 닥쳐도 그 불행을 극복해낼 수 있다. 한 가지 또는 몇 가지 관심 분야에서 실패를 했다고 좌절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단한 감수성을 가졌다고 찬양할 것이 아니라 생활력이 부족하다고 탄식해야 할 것이다. 죽음은 불시에 찾아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쓰러뜨릴 수 있으며,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대상들은 죽음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코 인생의 폭을 협소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 - p.246
  

현명한 사람은 가정부가 닦아내지 않는 먼지가 있는지, 요리사가 익히지 않은 감자가 있는지, 굴뚝청소부가 쓸어내지 않은 검댕이 있는지 감시하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도, 이런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는 이러한 일들을 감정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걱정과 안달, 짜증은 자신에게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는 감정들이다. 이러한 감정을 강렬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도저히 감정을 이기지 못하겠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앞에서 말한 근본적인 체념 도달하지 않는 한, 이들은 결코 이러한 감정을 극복할 수 없다. 개인적인 일의 실패나, 불행한 결혼 생활의 고통을 참아낼 수 있게 하는 것은 비개인적이며 원대한 희망에 집중하는 태도다. 이런 태도를 가지면 기차를 놓치거나 진창 속에 우산을 떨어뜨렸을 때도 참을성 있게 버틸 수 있다. 이것은 성경이 까다로운 사람이 성격을 고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p.256
 

외부적 환경이 불행하지 않은 경우라면, 열정과 관심을 자기 내부가 아니라 바깥 세계에 쏟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육을 통해서, 그리고 자신을 세계에 적응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을 통해서 감정적으로 자신에게 몰입하는 것을 피하고, 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애정의 대상과 관심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행복을 누린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위험한 감옥 중의 하나가 자신을 스스로 가지 안에 가두는 감정들이다. 이러한 감정들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두려움과 질투, 죄의식, 자기 연민, 그리고 가지도피다. 이런 감정에 빠진 사람의 욕망은 자신에게 집중된다. 이런 사람은 외부 세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그저 외부 세계에서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시키거나, 자신이 상처받지 않는 데만 관심이 있다.

 사람들이 사실을 인정하기를 싫어하고, 가공의 신화라는 따뜻한 외투로 자신을 감싸고 싶어 하는 주요한 이유는 바로 두려움이다. 그러나 따뜻한 외투가 가시에 찢기면 그 틈으로 차가운 북풍한설이 몰아친다. 따뜻한 데 익숙해진 사람은 처음부터 찬바람을 맞으며 몸을 단련해온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더구나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마음속으로는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혹시라도 성가신 사고가 일어나 바라지 않던 자각을 가용하지나 않을까 불안해하며 살아간다. - p.260
 

내가 권장하는 생활 태도와 전통적인 도덕인들이 권장하는 생활 태도 사이에는 또 한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앞의 것에 비해서 약간 미묘한 것이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도덕인은 사랑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말이 옳다. 사랑은 어떤 한도를 넘어설 만큼 이기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이, 어떤 사람이 사랑에 성공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의 행복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어떤 남성이 어떤 여성의 행복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 여성에게 청혼을 하면서, 당신 덕분에 자신의 행복을 단녀ㅁ할 이상적인 기회가 왔다고 한다면, 그 여성은 아마 흡족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마땅히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바라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 - p.265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성원임을 자각하고, 우주가 베푸는 아름다운 광경과 기쁨을 누린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뒤를 이어 태어나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때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은 곳의 본능을 쫓아서 강물처럼 흘러가는 삶에 충분히 몸을 맡길 때, 우리는 가장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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