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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북하우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난 달, 제주도로 귀농하기 위해 세월호에 몸을 실었다가 사고를 당한 가족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다.
그들이 희망했던 꿈이 하늘에서는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왜 제주일까.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알 것 같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굳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제주도는 좋은 계절에 다녀오고 싶은 여행지 일 뿐.
하지만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보니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가슴으로 와닿는다.
내가 20살때만해도 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이 내 고향을 시골이라 얘기할 때면 절대 시골이 아니라고 불끈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사람들과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나눌때면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 시골이 틀림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할 소중한 기억, 추억.
내가 경험했던 어린 시절을 경험하지 못할 우리 아이들이지만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식으로 아름다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제주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제주에서 아이들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요즘엔 제주도로 귀농하거나 이사를 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남들이 한다고 무턱대고 할 일은 아니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계획하고 실현으로 옮긴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복잡한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에서의 삶을 선택한 저자는 제주에서 살아보기로 마음을 먹은 후 직장부터 알아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배우자의 도움과 동의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두 사람 모두 아이를 위한 것임에 의견을 모으고 결정한 일이다.
우리 아이를 좀 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예쁘게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
부모라면 다같은 마음이 아닐까.
제주도하면 바다가 가장 먼저 생각나고 돌담이 생각나고 해녀가 생각나고 아름다운 볼거리가 생각나고...
이 모든것들과 365일 함께 할 수 있는대!
우리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데 어느 부모가 꿈꾸지 않을 수 있을까.
도시에서는 꿈꿀 수 없는 것들을 제주에서는 이룰 수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해줄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말이다.
글을 읽다보니 제주도의 매력에 빠져 잊고 있었던 부분이 생각났다.
바로 아빠 육아이다.
아이를 위해 제주에서의 삶을 선택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아이의 성장과정을 늘 함께 하려 애쓰고 있는 아빠의 모습에서 아이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느껴진다.
서툰 육아지만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즐기고 있는 저자는 분명 훌륭한 아빠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이책은 다양한 정보도 담고 있다.
저자가 아이와 올레길, 한라산 등반을 함께 했던 순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나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곳 등도 알 수 있어 아이와의 추억 쌓기를 위해 제주도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가족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
아이를 위해 선택한 일이고 후회가 없다고 해도, 과연 아내의 생각은 어땠을 까 솔직한 마음이 궁금했는데
나의 이런 마음을 읽은 것처럼 책의 마지막에 저자의 아내의 마음을 담은 글이 있었다.
지인 하나 없는 이곳이 얼마나 낯설고 불안하고 두려웠을까.
하지만 그것들도 다 잊을만큼 제주는 아이를 키우기에 행복한 곳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