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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 때 마당 있는 집에서 2년만 살아보기 - 일러스트레이터 김효진의 전원육아 이야기
김효진 지음 / 이마고 / 2013년 8월
평점 :
일러스트레이터 김효진의 전원육아 이야기
<아이가 어릴 때 마당 있는 집에서 2년만 살아보기>

이 책은 아이가 세 살이 되던 해에 아이를 위해 전원생활을 시작하게 됐다는 작가의 이야기와 삶의 모습을 예쁘게 담은 책이다.
20대 때는 편리함만 쫒아 도시생활만을 꿈꿔왔던 내 삶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키우다보니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더 예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면서
점점 도시생활이 아닌 전원생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과 현재의 복잡하게 얽혀있는 여러가지 상황등을 정리하고 전원생활을 선택하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작가의 말대로, 지금이 아니면 안될 일이기에...진정 원한다면 가감히 행동으로 옮길 필요가 있을텐데 그럼에도 참 어려운 일이다.
아직도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만 하고 계신가요?
일단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쉬울지도 모른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가 약 3년 반 동안 아이와 함께 그려 온 전원생활의 삶 속을 들여다 보았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 깨끗했던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했다고 한다.
그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을텐데...
당근을 안먹던 아이가 당근을 맛있게 씹어 먹는 모습을 보며
건강한 식탁과 맞바꾼 것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작가의 말에서 모성이 느껴졌다.
책 읽는 중간 중간에 이렇게 전원살이의 팁이 있는데
내가 실제 활용을 하던 안하던, 몰랐던 정보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그리고 레시피까지.
간단한 음료나 커피, 과자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요런 정보들까지 예쁘게 담아 있었다.
처음 전원생활로 겪은 스트레스 등을 차 한잔의 여유로 극복해 낸 모습을 보니
역시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어떤 일을 하다가도 오전 11시가 되면 티타임을 갖았다고 한다.
매일이 반복되는 일상, 육아로 지쳐 그대로 하루를 마감하기에는 우울하기만 한 주부의 삶에도 꼭 필요한 시간이다.
전원생활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요런 재미가 아닐까싶다.
내가 직접 키운 건강한 채소들을 맛볼 수 있다는 것.
우리 아이의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건강해지는 이유이다.
마당이 있으면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햇볕좋은 날 빨래를 널어보는 것이었다.
마당에 쭉 나열해놓아 자연 살균, 건조되어 지는 신발들의 모습을 보니 부럽기만하다.
이제 제법 큰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여름이 되면 넓은 마당에 큰 대야 하나 놓고 그 안에서 즐겁게 물놀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단 생각도 하곤 했는데
아이를 위해 전원생활을 선택한 작가의 가족들은 내가 꿈꿔 온 것들을 이미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책 속 곳곳에서 느낀 점은 역시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함께 해주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고,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고...

겨울이면 썰매장을 가지 않아도 자연 그대로의 눈 위에서 눈썰매를 탈 수 있는 환경까지.
모든 것이 부럽기만 했다.
그나마 다행히 우리가 사는 동네는 번화한 곳은 아니다.
아파트를 둘러싼 주변에는 전원주택이 많이 있고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살던 곳에서 이사를 하게 됐는데 당연히 아파트만을 알아보던 중 중개인의 권유로 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됐었다.
아쉽게도 건물이 새로 지어지면서 허술한 곳이 많아 6개월 정도 후에 다시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됐지만
주택생활의 매력을 이미 맛보고 나니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지금도 늘 그런 환경을 꿈꾸게 됐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로 주변의 환경이었다.
전원주택이 들어 선 그곳의 주변은 밭이 있었고 자연이 있었다.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아파트가 있었지만 이곳은 다른 세계 같았다.
새벽에는 닭 우는 소리에 잠이 깨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그게 싫지않고 좋았다.
이제 둘째도 태어나 두 아이가 아파트에서 뛰어다니다 보니 층간소음이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조금만 뛰어 다니기만 해도 그 소리가 너무 크니 아래층에 미안해 아이들에게 '뛰지마'라는 소리를 달고 살고 있으니
그것또한 스트레스다.
아이들은 뛰어놀아야하는게 당연한 건데 왜 뛰지말라는 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런 내 행동에 하루에도 여러번 마음이 괴로워 다음에는 꼭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곳으로 이사가고 말겠다 다짐하곤 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무엇을 위해 지금의 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하고.
결국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답은 아이들의 행복이었다.
나의 두 아이가 지금이 아니면 경험해보질 못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도 싶다.
나 어릴적엔 이런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들이 왜 이렇게 큰 결단이 필요한 일이 되어 버린 것인지 씁쓸하기는 하지만
더 노력하고 싶어졌다.
당장은 실천으로 옮기기는 힘들것같지만
나의 이 마음이 이 책을 통해 더 굳건해 졌기에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더 늦기 전에
마당 있는 집에서 살아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