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네버랜드 클래식 11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타샤 투더 그림,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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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기적이고 못된 폭군은 메리 뿐이 아닐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돌아보아도 쉽게 메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나 아이가 그렇게 이기적이고 못된 폭군이 된 것은 결코 그 아이탓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도 짐작하게 된다. 사랑을 나누고 땀흘리고 정성을 들이며 무언가를 소중히 아끼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뿐이다. 애완동물도 갖고 싶다고 조르기만 하고 결국 그 뒷수발은 엄마몫이다. 사실 아이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고 나선 것은 아닌가 한다. 스스로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 터득해나가는 기회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있는지 모르겠다.

비밀의 화원에서 메리는 마침내 장미꽃을 피워냈지만, 우리 아이들 가슴 속 비밀의 화원에서는 어떤 싹이 자라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어쩌면 가슴 속까지 황무지인채로 버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쁜 싹이 자라고 잡초가 무성한 것은 아닌지? 메리가 그래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음을 열고 친구를 만난 것이 있지 않을까?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것이 결국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길이고, 그것이 비록 진부해져버린 말이지만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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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눈높이 클래식 33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이승수 옮김 / 대교출판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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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성적인 책의 내용만큼 그림이 아름다워 책을 다 읽고도 몇번이고 책장을 다시 들추게 한다. 호흡이 긴 책읽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도 수월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다. 아무리 좋은 명작이라도 우리말로 옮기면서 어색한 번역문이면 영 읽히지 않는데 그런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이 책이 대단한 명작으로 손꼽기는 어렵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미국 남북전쟁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공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어린아이에서 소녀로 자라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다. 내가 그 나이에 그랬던 것 처럼, 막 사춘기로 접어든 아이가 메그, 조, 베스, 에이미가 된 듯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가족간의 사랑이 강요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 읽고난 뒤에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아이와 함께 읽고나면 마주치는 눈길이 서로 조금은 부드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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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1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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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서목록을 살피다가 발견했습니다. 이 책이 1999년에 출간되었다고 했는데, 제 기억으로는 그보다 먼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아마 재판인가봅니다. 좋은 책은 늘 시간 속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사실인가 합니다. 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가 저녁마다 읽어달라고 조르며 품에 안고 자던 것이 어느새 십년쯤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리듬감있게 반복되는 '똑똑 두드려보아요'라는 말을 따라하면서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는 늘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고 좋아했습니다.

빨간문 파랑문 초록문 노랑문을 하나씩 열어가며 수도없이 인사하고 대답하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날마다 접하는 문이지만, 닫힌 문을 하나씩 두드려 열어가는 것은 아이들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한발씩 나아가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문 뒤에 어떤 세상이 있을까를 상상하기도 하고, 자신을 반겨줄 문 뒤의 세상에 기대감을 갖기도 합니다.

이제 그문을 두드리며 깔깔거리던 아이는 제 키만큼이나 자라버렸고, 그 책도 낡았지만 저녁마다 엄마를 조르는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함께 설레는 맘으로 문을 두드려보라고. 조금씩 글자를 익혀나가는 아이에게 문을 두드리며 인생을 조금씩 열어나가는 작은 기쁨을 주는 책입니다. 지금도 누군가 빨간문을 두드리며 눈을 반짝이고 가슴을 콩닥이며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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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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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킨런을 얼른 떠오르게 합니다. 소재가 비슷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갈지 궁금하게 했습니다. 가끔 보게되는 닭장의 풍경, 알을 낳기 위해 조그만 공간에 빼곡히 들어차 평생을 보내는 암탉들을 위해 잠시 묵념이라고 해야하는 건지... 고정관념을 깬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인생의 가치가 반드시 결과의 성패에 달려있는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원래 동화를 좋아했고 아이와 함께 읽기 때문에 늘 동화책을 가까이 하는데, 아이들 동화이므로 교훈과 감동을 강요하는 것에 가끔 싫증을 느꼈는데 이것은 다르군요. 문득 아이는 어떻게 이해했을까가 궁금해져서 물으려다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아이나름대로 가슴에 한줄 무언가를 새겼을 것인데 엄마가 구태여 그것을 끄집어 낼 필요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보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아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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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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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먼저 읽고 권해주었습니다. 엄마도 읽어보라면서,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읽게되었습니다. 일본것은 아무래도라는 거부감이 마음 한구석에 있어서 처음에 그저 그러려니 선입견을 갖고 보았습니다. 아이 덕분에 읽은 우동한그릇을 통해 비로소 일본사람을 일본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바로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사실 우리는 크고 작게 이렇게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동 한그릇을 계기로 일본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편견을 많이 씻어내게 되었습니다. 일본문화와 우리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일상적으로도 일본의 영향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면 똑바로 보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견 때문에 많은 부분 왜곡하고 있다는 것도 새삼 느꼈습니다. 일본과 한국이라는 국경의 개념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만남을 통해서만 진정한 이해가 가능하고 참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는 기초적인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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