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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1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199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목록을 살피다가 발견했습니다. 이 책이 1999년에 출간되었다고 했는데, 제 기억으로는 그보다 먼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아마 재판인가봅니다. 좋은 책은 늘 시간 속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사실인가 합니다. 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가 저녁마다 읽어달라고 조르며 품에 안고 자던 것이 어느새 십년쯤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리듬감있게 반복되는 '똑똑 두드려보아요'라는 말을 따라하면서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는 늘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고 좋아했습니다.
빨간문 파랑문 초록문 노랑문을 하나씩 열어가며 수도없이 인사하고 대답하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날마다 접하는 문이지만, 닫힌 문을 하나씩 두드려 열어가는 것은 아이들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한발씩 나아가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문 뒤에 어떤 세상이 있을까를 상상하기도 하고, 자신을 반겨줄 문 뒤의 세상에 기대감을 갖기도 합니다.
이제 그문을 두드리며 깔깔거리던 아이는 제 키만큼이나 자라버렸고, 그 책도 낡았지만 저녁마다 엄마를 조르는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함께 설레는 맘으로 문을 두드려보라고. 조금씩 글자를 익혀나가는 아이에게 문을 두드리며 인생을 조금씩 열어나가는 작은 기쁨을 주는 책입니다. 지금도 누군가 빨간문을 두드리며 눈을 반짝이고 가슴을 콩닥이며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