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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 테오의 13일
로렌차 젠틸레 지음, 천지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테오의 13일
손을 뻗으면 닿을 것을 왜 닿지 못하는 것일까? 이 소설에서는 존재에 대한 증명에 대해서 고민하는 꼬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나폴레옹을 만나고 싶은 아이, 테오는 단 한번 도 패배한 적 없다고 생각하는 꼬마는 나폴레옹 동화를 읽고 감명을 받는다. 어떻게 해야 나폴레옹을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테오는 어떻게든 해답을 찾으려고 하지만, 결국 죽음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테오는 사후세계란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고민도 해보고, 친구들에게 물어도 보고, 가족들에게 이야기도 해보지만,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단 한번 도 패배한 적 없는 나폴레옹이라는 존재를 만나기 위해서는, 결국 죽음에 이르러, 사후세계로 가는 길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사후세계가 존재하는 가, 존재하지 않는 가에 대해서 다툰다. 과학의 발달, 문명의 진보, 의식의 전환이 일어나도, 종교적인 굴레는 여전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사후세계에 대한 증명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아무리 이성적으로 답을 찾고 싶지만, 사후세계에 대한 증명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직접 죽어서 결론을 찾는 일밖에는 없는 것이다. 철학자 파스칼도 이러한 고민을 했었다. 파스칼의 내기는 대충 이렇다.
<파스칼의 내기>
1. 만일 신이 존재하고, 우리가 그를 믿는다면 우리는 무한히 커다란 보상을 받는다.
2. 만일 신이 존재하고, 우리가 그를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러한 보상을 잃는다.
3.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고, 그를 믿는다면 우리는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없다.
4.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고, 그를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신을 믿는 것이 믿지 않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결론적으로, 나폴레옹의 존재를 믿은 테오는, 1번과 같은 답을 택하고, 죽음에 이르려고 하지만, 너무나 간단히 나폴레옹의 존재가 증명되고 만다. 이상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갑자기 무너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폴레옹이 사실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다고 믿었던 테오는,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패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한다.
하지만, 자신의 꿈이라는 것도 현실에 맞게 개조되어 가는 것도 현실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삶이, 현실에 맞게끔 수정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좌절을 겪은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라는 것도 사실상 너무나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다. 먼 곳만을 바라보지 말자. 가까운 곳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고, 혹은 더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지 모를 일이다.
<밑줄 긋기>
P218
나는 또 생각한다. 내 앞에는 아직도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이 있으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반드시 모든 걸 겪어 낼 것이라고.
<서평단으로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