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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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머리말부터 이야기하는 마늘은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이미 많이 사용되는 재료입니다. 그 재료가 갖는 친숙함과 범세계성 때문에 경제학에 대한 접근이 무척 용이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저자가 선택한 모든 재료가 친숙했던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낯선 것들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겪은,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선택이 됐을 것이며, 이는 독자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낯선 재료가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경제학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써만 작용하고 음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나 특정 음료가 이 레시피들 중 하나에 포함됨으로써 그런 의견을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음식을 선택한 것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음식이 필수인 만큼 경제도 같은 선상에서 아주 인접하게 놓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사회 전반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광범위하게 다루며, 폭넓은 범위를 지속적으로 언급합니다.

자칫 무겁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들은 음식 재료와 그것을 활용한 레시피, 그리고 이미지를 곁들여 무게를 낮춥니다. 한결 수월하게 접근 가능하며 쉽게 읽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깊이가 있는 내용들이 이어진다기보다는 소개에 가까운 느낌이 강합니다.

이는 저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다른 장이나 또 다른 도서를 연결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요리책이 해당 요리의 기원이나 역사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저 그것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따로 학습을 해 세부적인 내용들을 접하는 선택을 할 뿐입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레시피와 관련된 정보를 연결시키고 우리는 그것들을 선택할 '자유'를 제공받습니다. 적절한 '선택'을 할 뿐입니다.

또한 요리책 안의 모든 레시피를 시도해야 하는 의무가 없는 것처럼, 각자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해서 시도하며 때로는 실패하기도 할 것입니다. 어쩌면 레시피 제공자가 의도한 맛이나 모양이 전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과 그것을 읽고 습득하는, 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해당 도서의 제목에 '레시피'라고 일컬어지는 이유일 것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해당 레시피에는 저자의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특정 주제를 반복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속적으로 비추며, 자신의 이야기는 무조건 옳다는 시선이 과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정의인양하는 것처럼 보여 무척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자신의 성향과 태도를 온전하게 인정했다면, 언급된 이슈들과 그에 파생되는 또 다른 문제와 수반되는 다른 이슈들까지 함께 다뤘다면 훨씬 범용적인 도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노골적으로 그것들을 배제한 채 자신만의 이야기가 옳다고 하는 것은 결국 경제학 레시피가 아닌 음식을 매개로 꺼내는 본인의 의사를 전달하는 경제학자의 넋두리일 뿐입니다.

분명 다루는 게 좋을 수도 있고, 여러 시선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주제이며, 그의 의견이 마냥 틀렸다고 할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당 도서를 바라볼 때, 어떤 요리 재료를 선택할 때, 아니 그것보다 앞서 철저하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레시피 제공자의 의도가 무엇이든 나만의 음식을, 나만의 방식으로 변화된, 나에게 적절한 재료 선택은 분명 독자들의 몫일 것입니다.


아쉬운 점

  • 한 쪽으로 치우친 정치적 성향이 짙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최대한 중립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냉철함이 요구됩니다. 해당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 음식의 레시피 및 재료는 경제학적 이야기를 하기 위한 트리거일 뿐, 냉정하게 큰 연관은 없습니다.

특히나 음식 재료로 보이지 않는 것을 내밀면서 단순하게 그것을 위한 장치라는 생각이 짙게 들었습니다.

  •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아내지 않는 듯 보입니다.

여러 사상적인 부분과 역사를 갖고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모두 다루는 것은 당연히 말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개서의 입장에서 기술된 내용들이 많아 추가적인 학습이 필수적으로 느껴집니다.


총 평

경제라는 개념에 접근하기 쉽게 소개된 음식 재료들과 레시피들은 냉정하게 그들과 연관이 없었습니다.

단지 그러한 내용들을 전달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지만, 어쩌면 아주 사소한 연결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연결시켜 점차 확장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자가 다소 한쪽으로 기울어진 성향을 보이고, 자신의 이야기가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듯한 강한 신념을 담고 있는듯하기 때문에 최대한 중립적으로, 냉정하게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6 구성 6 재미 6 재독성 5 표현력 5 가독성 7 평균 5.8)

요리 레시피에 나와있는 음식을 선택해서 시도하듯, 그의 경제학도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다. 최대한 중립을 유지한 채.


상세 내용 : 감상자(鑑賞者)의 감상(리뷰) 블로그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131356062


감상자(鑑賞者)

우리는 무지 때문에, 그리고 어떨 때는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낯선‘문화에 부정적인 문화적 고정 관념을 적용할 때가 있다. - P86

결국 늘 ‘바닥이 나고야 마는‘ 천연자원과는 달리 한번 습득한 기술이나 능력은 고갈되지 않기 때문이다. - P178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더 이상 많지 않게 되면 제도를 수정하는 것이 옳다. - P254

국제 무역에 존재하는 힘의 불균형을 이해하고, ‘자유‘라는 휘황찬란한 단어에 눈이 멀지 않을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우리는 자유 무역처럼 논란의 여지없이 모든 이에게 좋은 거라고 여겨지는 것을 두고 왜 그토록 많은 논쟁과 갈등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P294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그것은 공평함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 P403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보다 사람들이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들이 거기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사람들의 생존에 얼마나 핵심적인지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중요성이 사라지고, 결국 큰 의미를 발휘하지 못한다. - P441

개인 행동의 변화가 단호한 대규모 공적 조치와 함께 이루어질 때 사회 변화는 가장 효과적으로 발현된다. - P482

같은 향신료지만 넣는 음식에 따라 요리를 놀라울 정도로 향상시키기도 하고, 완전히 망치기도 하는 것처럼 같은 제도라도 맥락에 따라 매우 유용할 수도 있고,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 P505

자동화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과학 기술 공포증(‘자동화는 무조건 나쁘다‘)과 젊은 세대의 절망감(‘우리는 필요 없게 될 거야‘)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P534

현실을 잘못된 또는 편향된 방식으로 반영한 정보를 경제학적 분석의 근거로 사용하면 적용하는 경제학 이론이 아무리 훌륭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 P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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