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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평점 :
감상
처음부터 편지 형식으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집니다.
당연히 종이 편지로 진행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페이스북으로 보내는 메시지였습니다.
짧지 않은 내용들이 서로에게 이어지는 것과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은 구시대의 문화와 현시대의 문화가 적절하게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묘한 섞임이 '기묘한'과 어울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내 접었습니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단순화된 것 같았고, 어딘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주고받는 편지는 어느 순간부터 외설적인 느낌을 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딘지 묘한 느낌을 품고 있었고, 감정을 전달함에 있어서 무언가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외설적인 표현들이 줄지어 나타났고, 이전까지의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전혀 가시질 않았습니다.
단순히 표현을 함에 있어 사용하는 단어나 설정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런 감정을 인위적으로 유도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추악한 범죄자의 이면을 느끼게 해 주었고, 그 불편함이 신선함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신선함의 기분은 너무나 짧게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불편함이 아니라 불쾌한 느낌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독자가 느꼈어야 할 감정을 편지 내용인에 직접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억지로 이해를 이끌어내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차라리 미완으로 남겨두었거나, 불편한 감정을 아무런 말 없이 이어가게 했다면 표현이 다소 거칠지만 감정은 확실하게 전달된다며 칭찬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는 흥미를 끌기 위해 일부 정보만을 전달하며 도서를 유도하는 식의 광고가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어쩌면 이 도서는 그러한 용도에 아주 걸맞은 구성일 수도 있습니다. 편지 형태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 독서를 마칠 때쯤이면 속빈 강정을 만난 것처럼 큰 실망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해당 도서가 가볍고 손쉽게 읽힌다는 점입니다.
많은 페이지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며, 각 페이지들도 짧은 내용들만 이어집니다.
또한 편지 형태이기에 구어체로 내용을 전달하여 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제외하고 본다면 이 도서에 무엇이 남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시대착오적인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만들어 놓은 내용을 페이스북이라는 SNS와 단순 결합하여 재구성했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써놓은 소설이 억지로 변화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서면으로 작성된 편지로 만들어진 소설을 '요즘' 소설처럼 만들기 위해 단순하게 SNS와 결합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억측일 수 있지만, 그만큼 해당 도서는 실망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물론 성인이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어딘지 불편한 감정까지 느껴졌습니다.
편지 형태가 갖고 있는 한계가 많이 보였습니다.
주고받는 감정에 대해 독자가 직접 느꼈어야 할 텐데, 아무런 설명을 해주는 이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담아내어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러브 레터라는 제목에 낚여 실망을 할 수 있습니다.
로맨스 물을 기대했다면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 평
많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어 가볍고, 구어체로 이루어진 편지 형태의 내용들이 쉽고 편안하게 독서를 이어갈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본문은 얼핏 보여주었던 신선함을 외설적 표현들과 범죄자의 모습을 녹여냄으로써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했으며, 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편지에 담아내면서 불쾌한 감정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차라리 편지 형태의 한계를 인정하고 더 풀어내는 식이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4 구성 6 재미 5 재독성 3 표현력 5 가독성 7 평균 5)
형태의 한계에 갇혀 구구절절 설명해버리는 이상한 편지
감상자(鑑賞者)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09855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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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시절에는 이런 물건으로 문장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아서, 이 정도 문장을 치는 데에도 일요일 하루를 전부 쓰고 말았습니다. - P68
그러니까 이건 피장파장이라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이기적인 말이지만, 이것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었던 일념 때문이었어요. - P151
그러니까 바꾸어 말하자면, 행운의 신과 불행의 신 양쪽이 한꺼번에 찾아온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에는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없었어요. - P166
아니면 자신의 비극이 제 탓이라고 말하기라도 하시려는 건가요?
아니, 과연 당신의 인생을 비극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진짜 비극이라고 해야 할 인생은, 본의 아니게 당신과 관련되었던 사람들 쪽이 아닐까요?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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