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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 7위의 출판 대국에 사는 우리. 하지만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사실 그래서 자기 계발서에는 "한 달에 책을 두 권이라도 읽으려고 노력을 해보아라." 혹은 인생을 위해 책을 많이 읽어라 라고 조언을 한다. 나 역시 언제부턴가 책을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무리에 속했었고, 그러다보니 편협한 사고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책에 빠지게 되었던 5년 전쯤에는 베스트 셀러, 자기계발서의 쉬운 책 위주로 읽으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책 이벤트에 응모하면서 책 리뷰를 써달라고 받았던 신간 책들은 정말 좋은 책을 만났구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뭐 이런 가치도 없는 책이 다 있나?' 싶은 책들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2개월간의 짤막한 기간제 교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당시 근무했던 고등학교의 도서관에서 <책 읽는 사람이 세계를 이끈다>라고 하는 지금은 절판되어 버린 어떤 한 책을 만나면서 독서 생활의 지대한 변화를 겪게 된다. 고전의 중요성을 설파한 책을 처음으로 만나서였는지 신선했다. 그때의 충격으로 말미암아 학교 도서관에서 고전 문학들을 빌려 보면서 하나하나 채워가면서 다른 책들을 읽었을 때와는 다른 묘미와 굉장한 만족과 함께 뭔가 달라져갔다는 생각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과 공부에 찌들다보니 또 쉬운 책을 찾게 되고 고전은 멀리 하게 되기 일쑤였다. 물론 그 이후에도 <책읽는 책>을 통해서도 고전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간간히 조금씩이라도 고전을 읽어보고자 노력은 하게 되었지만, 철학 고전은 도무지 손이 다가가지 않았다. 대학교 시절 교육학 공부를 하면서 교육 철학 공부도 나름 많이 했고, 토론도 많이 했지만 철학은 항상 어려웠다. 특히나 고등학교 3학년때 논술 경시 대회때문에 읽어야 했던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3번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내던져 버린 기억이 난다. 그랬기 때문에 언젠가는 세계 문학 고전을 다 읽고 난 이후에 읽어야지 하면서도 철학은 쉽게 다가서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다시금 인문 고전의 중요성을 그 어느 누구보다 더 날카롭게, 치밀하게 파고들어 논한 책은 바로 <꿈꾸는 다락방>,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등으로 유명한 자기계발서 작가인 이지성 작가의 바로 이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였다. 책을 경외시하는 현실도 문제지만, 정말 읽어야 할 인문 고전을 무시하는 우리에게 인생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인문고전을 읽어야 함을 설파하기 위해서 그는 오랜 기간동안 고뇌하면서 글을 쓰는 고통을 감수하고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렇다면 누가 인문고전을 읽었고,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말인가? 아인슈타인, 처칠, 에디슨이 사고뭉치에서 천재로 탈바꿈하여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쓰고, 둔재들만 다니던 삼류 학교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왕국이 되고, 카네기, 워런 버핏, 이병철, 정주영, 조지 소로스가 황금 손이 되어 부를 축적한 것과 알렉산더 대왕, 세종과 정조 등 희대의 국가 경영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는 지의 그 비밀은 바로 인문고전 독서에 있다는 것이었다. 책 속의 내용들을 하나 하나 읽다보면 우리가 그렇게 모르고 지나쳐왔던 중요한 사실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볼 수 있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반드시 힘들지만 인문고전은 읽어야 한다는 것을.
어떤 책이건 읽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하지만, 특히나 고전은 인류의 발자취 중에 중요한 발걸음만을 모아 놓은 것이기에 더 중요하다. 과거를 모르면 현재를 어떻게 논할 것이며 현재를 모르면 어떻게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 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고전은 시대와 시대를 건너오면서 살아남은 인간 정신의 광맥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고리타분하고 어렵지만, 마실수록 진한 향이 우러나는 차처럼 깊고 심오한 철학이 들어 있는 것이 바로 고전이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저자의 말처럼 고전을 읽어서 우리의 두뇌와 사고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어떻게 고전을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저자가 제시한 방법들은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
1.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라.
2. 맹수처럼 덤벼들어라.
3.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라.
4. 위편삼절, 책이 닳도록 잃고 또 읽어라.
5. 연애편지를 쓰듯 필사하라.
6. 통할 때까지 사색하라.
7.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라.
사실 저자가 말하는 이러한 방법들도 위대한 고전을 쓰고 읽었던 수많은 역사속의 천재들이 해왔던 방법들이며, 쉽지는 않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천재들이 쓴 고전을 접하며 직접 천재와 대화를 하며 자신의 사고를 넓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다시금 나의 독서생활에 대한 깨달음을 준 책이었다. 책 뒷편에는 각 분야의 천재들이 어떤 책들을 읽어왔는지에 대한 것과 어떻게 인문 고전 독서를 시작할 것이며, 어떤 리스트의 책들을 읽어볼 것인지 독자들에게 권하는 내용들이 나와 있다. 사실 리스트 중 일부의 문학 고전들은 독서를 했던 것들이지만 못 읽어본 책들 혹은 제목조차 모르는 책들이 더 많아서 언제 읽을까 조바심이 나면서도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는 사실에 희망적이기도 했다. 보통으로 읽는 책들과는 다른 심오한 마음가짐으로 만나야 할 것이며, 진실되고 진지한 마음으로 스승을 대하듯이 만나야 함이 사실이지만 미리 겁부터 먹지 말고 하나씩 시작해보도록 하자. 고전을 쓴 천재들이 결국은 우리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썼다하지 않은가? 천재들이 우리 인류를 사랑했듯이, 고전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고전을 만난다면 반드시 어려운 내용들도 나의 삶 속에 피와 살이 되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만 해도 설레인다.
그리고 특히나 책사는 돈을 아까워하는 일부의 사람들에게 저자가 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다. "커피, 치킨, 피자, 담배, 술 등 일시적인 육체적 만족을 위해 쓴 돈과 비교해보라. 그 차이가 바로 당신의 미래다. 자신, 가족, 조직, 사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단돈 몇천 몇만 원 쓰기도 힘들어 하는 안타까운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육체적 만족을 위해 쓰는 돈을 지혜의 산삼을 두뇌에게 먹이기 위해 쓰라. 내가 어떤 책을 읽느냐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고, 내 미래를 결정한다. 마음 속에 반드시 새기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