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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지음 / 난다 / 2012년 12월
평점 : 
나는 워낙에 손재주가 없어서. 뭔가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곤 했다.
뭔가를 만들어내 누군가를 보여준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기때문에 무척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를 만들어내는 재주에만 만족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의 저자는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까지 만들어냈다.이 책은 작가가 직접 정성껏 깍은 나무 작업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그렇다고 소설도 아니고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도 아니다. 이책은 저자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나무작업에 "기계"라는 원리를 더한 과정을 그려놓은 책이다. 기계라고 해서 조금 삭막하고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책 속 작품들을 보면 꽤 귀엽고 앙증맞다. 작품하나하나 완성하기도 힘들텐데 그것을 논리적으로 연결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다니..나무작업뿐아니라 인문학자에 츨판기획자, 전시기획자등 여러방면에서 활동한 작가의 다재다능한 면모가 돋보였다.
책에는 여러 나무작업들이 등장한다. 술을 마시는 할아버지. 잠자는아이, 아이를 들여다보는 해골. 거미 의자....등 정성껏 나무토막을 다듬으며 이야기를 생각하며 설계하는 목수아저씨를 생각하니 책을 읽으면서 미소가 떠오른다.
중간 중간 제작과정 스케치도 담겨있어서 목수의 생각과 설계도도 엿볼 수 있다.이런 제작과정을 살펴보다보니 이야기를 만드는 것과 나무를 깍는 일은 비슷한 작업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단어와 말을 엮어서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고, 나무작품은 부분부분 나무를 깍아서 탄생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자신의 작품을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라고 표현한다.
목수 저자에겐 나무를 깍는 일은 이야기의 시간을 이미지의 시간으로 만드는 일이였던 것이다.
글로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야기가 있기에 기억이 있고 꿈을 말할수 있듯이.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읽으면 그런 꿈속을 유희하는 기분이다.
저자의 멋진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각적으로 풍성한대 나무인형들이 주는 판타지로 머릿속까지 즐겁게 해주니 정말 기분좋은 책인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