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4차 개정판) - 한국인이 가장 잘 틀리는 우리말 5500제
최종희 지음 / 국민출판사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맞춤법 괴담 하나를 보았다.  썸남이 "**에서 **까지 갑갑니?"라고 문자를 보냈다. 알고 보니 '가깝니'를 '갑갑니'라고 적은 것이다. 정말 '갑갑하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아마도 이 썸남은 주로 귀로만 한글을 배웠나보다. 그러니까 책을 통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SNS야 문자매체라기보다는 구술매체, 더 정확히는 (월터 옹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자 구술매체니까. 글이 아니라 말로 정신이 주조된다는 것은 (개인의 판단보다 집단의 흐름에 더 쉽게 휩쓸리고 나아가 쉽게 조종되는) 구시대적 인간형이라는 뜻이다. 맞춤법 정도 틀린 게 뭐가 문제냐는 인식은 위험하다.

 

얼마 전에 들은 이야기 하나 더. 어느 조직에서 중간 간부들이 조직원들에게 돌아가며 카카오톡으로 글을 보내는데, CEO께서 원고 검토하다 급기야 분노를 터뜨리셨다. 그래도 명색이 지도자들인데, 맞춤법 수준이 참담했던 거다. 해서 그 전까지는 교정만 봐주시던 어른이 이거 글 쓴 사람들 실명 공개하라고 했다는 거다. 그러자 넘버 투가 국문학과를 졸업하는 다른 관리자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맞춤법을 A4  한 장으로 정리할 수 있나는 거다. 말이 되는 소리냐, 그게.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맞춤법 책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은 768쪽이다. 그것도 거의 크라운판 사이즈다(173*235).

 

간단히 말하자면, 맞춤법은 어렵다. 어려우니까 공부해야 한다. 지금도 수시로 국립국어원 사이트에 들어간다. 매번 헷갈린다.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을 앞에 가져다 놓은 이유다. 부제가 "한국인이 가장 잘 틀리는 우리말 5500제"다. 그러니까 통독용이 아니라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라고 만든 책이다. 최소한 글을 만지는 사람에게는 이런 책이 필요했다. 모든 논의를 하나로 모아놓아 언제든 참고할 책이 필요했다는 소리다. 이 책의 유용성은 맞춤법 분야의 사전 혹은 상비약 정도로 생각하고 보면 분명해질 것이다.

 

마침 2020년 최신 (4차)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글을 쓰거나, 글을 만지는 일을 하는 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기본서다. 여기서 글을 쓰는 이는 전업 작가, 기자 등만 생각하기 쉬운데, 글을 통해서 진행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이드잡으로 글쓰기를 생각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요즘 브런치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서 글을 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도 이런 자료집 한 권은 구비되어야 한다. 그냥 상비약이라고 생각하고 구비하시라. 한글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반드시 이 책이 필요할 때가 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시간 VS 6시간 - 켈로그의 6시간 노동제 1930~1985
벤저민 클라인 허니컷 지음, 김승진 옮김 / 이후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노동 시간에 관심이 많다. 내 실존을 결정하는 중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켈로그의 노동시간 단축 실험(이라기보다는 인력 수급을 위한 결정)의 과정을 다룬 보고서다. 흥미진진하다. 1930년에 켈로그 사장 루이스 브라운은 노동 시간 단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매우 개방적인 인물이었다. 

 

그 두 시간 단축이 삶의 질을 얼마나 바꿔놓는지를 보면, 경이로울 정도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자기 실현에 시간을 쓰기 시작한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비행기 조종을 배운 이도 있다. 이게 무려 90년 전의 이야기다. 지금 우리의 노동 환경은 1930년 당시의 켈로그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

 

요 근래 몇 년 동안 노동 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숱한 논의가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별 실효도 거두지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야근 중독에 걸려서 회사가 허덕이는 모습을 보라. 실은 미국 켈로그에서도 퇴보하였다. 그렇다. 실패가 아니라 퇴보다. 노동자들은 더 많은 소득을 위해서 8시간 노동을 택했다.

 

8시간 노동과 6시간 노동은 패러다임이 다르다. 8시간 노동을 떠받치는 것은 소비주의 패러다임이다. 많은 노동은 많은 소득을 원해서다. 소득은 소비의 근간이다. 소비가 행복이다. 그래서 오래 일하고, 많이 번다. 6시간 노동을 떠받치는 것은 인간주의 패러다임이라고 해야 할까? 소득보다 관계를 우선하고, 소비보다 자유를 중시한다. 

 

<8시간 VS 6시간>은 각각의 노동 시간이 대변하는 패러다임을 계속 돌아보게 만든다. 자연스레 8시간(실은 그보다 더 심하지만) 노동시간 위에서 작동하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만큼 유익하고, 실은 그 이전에 재미있는 책이다. 꼭 읽어보시라. 구할 수 없다면,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보시길 바란다. 그럴 만 한 가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북 어린이가 함께 읽는 백범일지
이강하 엮음, 한동훈 그림 / 국민출판사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범 김구 선생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백범 선생의 삶을 만든 여러 사건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백범일지>로, 독자들이 (각 장의 제목이기도 한) 스물두 개의 질문을 통해 백범 선생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다. 실은 어린이들에게 <백범일지>로 나아가는 데 진입장벽을 낮춰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어린이를 독자로 상정하고 만든 책이라서 지루하지 않게 잘 읽힌다. 항상 질문 다음에 힌트를 제공해서 흥미를 유발하고, 본문 읽는 데에 몰입도를 높여준다. 더욱이 다양한 그림과 사진이 곁들어져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백범일지>를 이렇게 맛있게 재구성하고, 여러 가지 양념을 버무려 내놓으니 나 같은 성인에게도 재밌게 읽힌다.  


무엇보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통합이다. 이 책의 제목이 <남북 어린이가 함께 읽는 백범일지>다. 남한과 북한으로 분열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헌신한 백범 선생의 노력에 초점을 맞추어 어린이들에게 통합이라고 하는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한다. 통일에 대한 기대가 사라져가는 요즘 성인들도 함께 읽어볼 만 한 책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르할더스 보스 그는 누구인가 게르할더스 보스 프로젝트 저작물 시리즈 1
김영호 지음 / 합신대학원출판부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게르할더스 보스는 내가 학부생 때에 열심히 씨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 이후로 어지간한 구속사 관련 문헌은 술술 읽혔다. 에베레스트 등정 후에 동네 뒷산은 아무 것도 아니듯이 말이다. 


그레엄 골즈워디의 <복음과 하나님의 나라>를 읽고 곧바로 읽은 책이 보스의 <하나님 나라와 교회>와 <성경신학>. 그리고 시드니 그레이다누스의 <구속사적 설교의 원리>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순서였지 싶다. 


선생 없이 공부한 독학자의 슬픈 처지였다. 그래도 다 읽었다. 후루룩 읽을 책이 아니었기에 한 문장 한 문장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이후 보스의 책 자체도 의외로 잘 읽혔다. 물론 처음에 워낙 혹독하게 씹어먹어서다. 


요즘 독자분들이 구속사나 성경신학에 관심이 생겼을 때에는, 나처럼 읽을 필요가 없다. 골즈워디를 읽고, 보스를 읽기 전에 읽을 만 한 책이 얼마나 많이 나왔나. 꼰대로서 말하자면, 정말 좋은 시대 아닌가 싶다. 


여전히 게르할더스 보스는 성경신학 계보에서는 고전이며, 여진히 읽히고 있다. 실로 끝판왕 같은 위상을 자랑한다. 그렇기에 구속사 주제에 있어서는 험산준령과도 같은 이 대가를 감히 읽으라고 권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얼마 전 국내 연구자에 의해 <게르할더스 보스 그는 누구인가>라는 작은 책자가 나왔다. 그의 저작물시리즈의 1권으로 말이다. 즉 보스와 그의 교의학을 번역, 소개, 해설하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실이다. 


막상 펼쳐보면 보스의 문헌 소개(7. 보스 연구자료~보스 글 찾아가기)가 분량의 절반을 차지하여 실제 본문은 52%에 해당한다. 더욱이 판형이 46판과 국판 사이(140*200)인 비교적 작은 책자다. 단숨에 읽혀버린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으나, 그래도 오랫동안 보스를 애호한 독자로서 반가운 기획이고, 깜짝 선물이다. 더욱이 보스의 여러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령 아래 인용한 문단을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란다.


"보스는 매일 정오가 되면 산책을 떠났다. 동행자는 거의 매일 벤저민 워필드였다. 후에 그래샴 메이첸이 함깨 했다. 머서 스트리트를 따라 걸었고, 보스는 애완견을 대동했다. 보스와 워필드는 여기서 에너지를 얻었고, 그들이 읽은 것들과 생각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보스는 신학교 평의회에서 거의 말하는 일이 없었던 반면, 워필드는 강한 연설가였다. 그러나 워필드의 연설 내용 중 많은 부분은 보스와 나눈 대화의 결론이었다."(37쪽)


이 한 문단 만으로도 보스의 성격과 대인관계, 신학 입장 등에 대해 여러 가지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게다. 나는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 저자(김영호 교수)가 어서 보스에 대한 다음 저술을 내주시길 바랄 뿐이다. 


보스를 애호하는 모든 이에게, 실은 존경하는 쪽에 가깝다 하더라도. 이 책을 추천한다. 보스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읽을 것이다. 그를 잘 몰라도 상관 없다. 보스 읽기의 첫걸음으로 이 책을 택하는 건 훌륭한 선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표기도 하는 법 - 한 권으로 끝내는 대표기도문의 이론과 실제
박태용 지음 / 선한청지기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표기도는 난감하다. 기도하는 당사자도 부담스럽다. 경우에 따라 흑역사의 한 부분이 되기도 한다. 듣는 이도 종종 불편하다. 특히 대표기도를 통해 설교하거나 강의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고통스럽다. 무한정 늘어지는 대표기도 끝나기만 온 교우가 기다리다 급기야 담임목사가 폭발한 사례도 있다. 


왜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대표기도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다. 기도하는 방법이나 피해야 할 방식, 그 내용과 준비 등에 대해서 하나하나 배워야 한다. 실상은 그저 계속 들으면서 어느샌가 따라하게 될 뿐이다. 가끔은 그 뜻도 모르면서 특정한 단어나 표현을 그대로 갖다 쓰기도 한다. 


우리가 신앙과 예배의 다른 영역을 배워야 하듯이 대표기도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 박태용 목사님의 <대표기도하는 법>이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교회에서 중진급 이상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구비해야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대표기도의 이론이고, 2부는 대표기도의 실제이다. 부록으로 각 교회 장로님과 집사님들의 실제 기도문이 실려있다. 2부에는 1월 첫 주부터 12월 마지막 주까지 주일 예배 기도문이 수록되어있고, 그 뒤에도 다양한 상황을 반영한 기도문이 하나 씩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1부이다. 아래에 1부의 세부 목차를 소개하겠다.


1장 대표기도란

- 1. 대표기도, 예배의 한 순서
2. 대표기도, 기도의 한 종류
3. 회중을 대표해서 드리는 기도
2장 대표기도, 이렇게 해 주세요
1. 개인기도는 길게, 대표기도는 짧게
2. 문장은 간결하게
3. 발음은 분명하게
4. 속도는 적당하게
5. 톤은 적절하게
6. 용어는 정확하게
3장 대표기도, 이렇게 하지 말아주세요
1. 목사님을 대신하는 기도 ·52
2. 상투적인 표현, 낯선 한자어나 외국어
3. 부자연스러운 목소리
4. 불필요한 도입부
5. 의미 없이 반복되는 용어
6. 부정적인 표현
7. 성구의 단순 인용
8. 회의 같은 기도
9. 설교 같은 기도
10. 광고 같은 기도
4장 대표기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1. 대표기도의 근간, 개인기도
2. 많이 읽고, 많이 써 보고, 많이 생각하기
3. 기도문 작성
4. 기도 모니터링
5장 대표기도의 내용
1. 하나님을 부름
2. 기도의 네 가지 내용
3.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4. 아멘
5. 대표기도문 작성 실습
6장 대표기도자의 평소의 준비와 당일의 주의사항
- 1. 평소의 준비
2. 대표기도 전 한 주 동안의 준비
3. 대표기도 당일의 주의사항


목차만으로도 이미 설명이 다 되었으리라 믿는다. 이걸 보는 순간, 안도감이 밀려오지 않는가. 이제 나도 대표기도를 할 수 있겠다고 하는 안도감 말이다. 보석같은 대목이 여러 군데 있자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개인기도는 길게, 대표기도는 짧게"이다. 저자는 3분 내외로 하는것이 좋다고 한다. 


저자(박태용 목사)의 디테일은 도처에서 드러난다. 가령 대표기도 전 한 주 동안의 준비로 성대 관리에 대해 이야기한다거나, 당일에 기도할 때에도 (기도문을 준비했다면) 기도문을 몇 번 접어서 어떤 방식으로 가져가 어떻게 볼 지, 혹은 마이크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할 정도이다. 


"자신에게 맞는 마이크의 높이를 미리 체크해 놓았다가 기도 시작하기 전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높이에 맘춘 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기도를 마친 후에는 원래 높이대로 조심스럽게 맞추어 놓고 내려오는 것도 잊지 않으면 더욱 좋겠지요."(91쪽) 


"기도문은 많아 한 번 정도 접어서 성경책이나 파일에 끼워 가지고 나갔다가, 조심스럽게 펼쳐서 읽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 될 수 있는 대로 강대상에 올려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읽는 것이 좋습니다."(91쪽)


더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되었으리라 믿는다. <대표기도하는 법>은 문자 그대로 대표기도의 모든 것을 다루었다. 내가 담임목사라면, 모든 중직들과 리더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할 것이다. 아예 직분자 연수 프로그램의 하나로 <대표기도하는 법>의 독서보고서 과제를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