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에버그린북스 1
리처드 바크 지음, 이덕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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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바크는 신비주의자이다. 그는 자신의 심오한 철학을 조나단이라는 갈매기를 통해 매력적으로 그려 보여준다. 조나단은 여타의 갈매기와는 다른 독특한 존재이다. 그는 나는 것 자체를 사랑하였다. 생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활강법 연구에 몰입한다. 이것은 결코 이해를 받지 못하는 것이며, 결국 집단에서 추방당하고 만다. 그러나, 그의 끊임없는 추구는 시공을 초월하는 자유를 가져다준다.

우리는 어떻게 사는가? 조나단이 획득한 시공을 초월하는 자유는커녕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분주한 삶을 영위하는 데 급급하지 않는가? 가끔은 우리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자유를 갈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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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고전데이타베이스총서 1 인문편
마르틴부버 / 인간사 / 199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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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버의 저서는 유대인 특유의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세상의 관계는 나-너, 나-그것으로 대별된다. 각자의 관계는 대신(對神)·대인(對人)·대물(對物)의 삼중적인 방향을 갖는다. 양자는 필수적인 구성요소로서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배제하지 않는다. 문제는 현대는 후자의 나-그것 관계가 지나치게 부각된 나머지 전자의 나-너 관계를 거의 압사시킨 지경에 이른다. 이제는 나-너의 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전자는 인격적인 성격이 강하고, 이는 히브리즘적이다. 후자는 도구적인 특질이 두드러지고, 이는 헬레니즘적이다. 앞의 것은 듣는 것이고, 뒤의 것은 보는 것이다. 먼저 것은 따르는 것이고, 다음 것은 이끄는 것이다. 이제는 들어야 할 때이고, 지금은 따를 때이다.

하지만, 이것은 여전히 서구의 한계 안에서의 담론이다. 우리는 담론의 범위를 확장시켜야 한다. 나와 너를 넘어서서 우리의 장(場)으로 들어서야 한다. 나와 너는 우리 안에서 해소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동양적 사상의 틀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부한 자원들을 눈여겨 보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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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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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단번에 이 책을 훑었다. 그리고, 매우 재밌게 읽었다. 분명 솔직함과 깊은 사색, 그리고 담백한 언어로 정갈하게 꾸민 좋은 책이다. 하지만...단지 그것만인가,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가?

본인은 그동안 하버드라는 단어가 나오는 여러 책들이 거의 모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주목한다. 홍정욱의 <7막7장>이나, <가발공장에서 하바드까지> 등등은 모두 압도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저자들을 스타로 만들어주었다. 서울대를 다룬 책들도 마찬가지이다. <서울대 기숙사>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며, <어진이의 서울대 간신이 들어가기>가 왜 잘 팔려야만 했을까? 그것이 그토록 불후의 명작이었을까?

<우산공장에서 방송대>(방송대를 무시할려는 의도는 아닙니다)까지나 <모모전문대 기숙사>, <모모지방대에서 화엄사까지>.. 이런 제목의 책들이 나온다면 사람들이 읽을까? 우리는 아직도 책을 읽는데에 학벌의 위력을 우리(나 자신을 포함해서)는 떨구어버리지 못한다.

그가 예일 학부와 하바드 대학원 출신이 아니라면 우리가 그렇게 주목하였을까? 그의 출신 학교가 그러한 초일류급(그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이 아니라면 과연 우리가 그토록 감동받을 수 있을까? 나로선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제목에 하바드가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에 그 책에서 감동받을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다.

이 책과 이 책의 저자의 화려한 외양을 벗기고 한번 살펴보자. 만행은 분명 성실한 구도자이다. 그가 천주교의 노선을 유지하건, 불교에 귀의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심은 그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느낀 바를 위해서 다른 것을 포기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준다. 그는 자신이 진리라고 확신한 바를 위해서 부모님과 단절할 위험도 각오했다. 실제로 아버지는 몇년간 그와의 연락을 끊었지 않은가...

나는 만행의 그러한 자세를 주목한다. 그의 내면에는 현대인이 중시하는 가치관을 배척할 줄 아는 참된 종교인의 자세가 세워져 있다.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과거 군정하에서 학생운동을 하던 이들이 가지고 있던 그러한 명백한 삶의 방향을 갈구한다. 현대 청년들(과 여타의 모든 이들)에게는 흔들 수 있는 깃발, 부를 수 있는 노래, 외칠 수 있는 구호가 필요하다. 우리의 삶을 내어 맡길 수 있는 정련된 삶의 철학이나 세계관, 내지는 종교가 필요하다. 그 필요성을 우리가 깨달을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정말로 바로 선 삶을 걸어가기 시작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이 책을 읽은 의미를 제대로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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