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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 교회는 왜 성령을 잃어버렸는가
스탠리 하우어워스 & 윌리엄 윌리몬 지음,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 2017년 2월
평점 :
성령에 대해 다루는 이 얇은 책자에는 스탠리 하우어워스와 윌리엄 윌리몬의 교회론이 잘 반영되어 있다.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첫 장 마지막 문단 직전 문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성령과 교회의 관계를 탐구할 준비가 되었다."(56쪽)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침례를 받고 나오실 때, 그 분의 몸에 성령이 임하신 것처럼, 교회(그리스도의 몸)에도 임하신다고 천명하며 이후 논지를 전개한다.
"획일화되고 조직적이며 따분하기 짝이 없는 교회와 이른바 초연하고 거칠 것 없는 성령을 대비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체로 '나는 영적일 뿐이지 종교적이진 않다'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성령은 몸 위에 임한다. 먼저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몸 위로, 그다음에는 두들겨 맞아 상처투성이인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 위로 임한다."(56쪽)
오래 전에,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을 출간한 두 공저자는 그 책을 통해 뭔가 잘못되어 있는 세상을 향해 교회를 답으로 제시하던 그들의 판단에 한 가지가 더 강조되었어야 했다고 반성한다. 세상에 비전을 제시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성령님이시다.
"그리스도인들이 담대하게 증인으로 일어서고, 세상의 경쟁적인 사랑 대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날마다 결의를 다지며, 죽음의 전쟁에 휩쓸린 세상에서 비폭력적으로 증언하고, 활기 넘치는 참된 예배를 드리는, 이런 모습의 교회가 가능할까? 담대하게 일어나 '오소서, 성령이시여!'라고 기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능하다."(136쪽)
오랜 만에 읽은 하우어워스와 윌리몬의 책인데, 교회에 대한 나의 사랑을 돌아보게 만들어 좋았다(특히 교회의 거룩에 대한 성찰이 와닿는다, 내가 아래에 인용해놓은 90쪽과 113-114쪽의 문장들을 보시라). 담백하고 깔끔하고 평이하게 서술되어 술술 읽히지만, 곱씹을 수록 맛이 우러난다.
획일화되고 조직적이며 따분하기 짝이 없는 교회와 이른바 초연하고 거칠 것 없는 성령을 대비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체로 "나는 영적일 뿐이지 종교적이진 않다"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성령은 몸 위에 임한다. 먼저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몸 위로, 그다음에는 두들겨 맞아 상처투성이인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 위로 임한다. (56쪽)
그리스도인들이 담대하게 증인으로 일어서고, 세상의 경쟁적인 사랑 대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날마다 결의를 다지며, 죽음의 전쟁에 휩쓸린 세상에서 비폭력적으로 증언하고, 활기 넘치는 참된 예배를 드리는, 이런 모습의 교회가 가능할까? 담대하게 일어나 "오소서, 성령이시여!"라고 기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능하다. (136쪽)
지나칠 정도로 세상에 휩쓸린 삶을 살기에,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거룩하다는 사실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하지만 거룩함은 전체 교회의 첫째이자 가장 중요한 속성이지 경건한 개인들의 특성이 아니다. 교회가 거룩하다고 고백하는 것은 우리의 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긍정하는 것이다. (90쪽)
거룩하다는 것은 우리가 아는 그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더 우월해진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거룩하다는 것은 우리가 서로 잘 아는 사람들을 의지해, 함께 삶을 가꿔 가는 공동체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거룩하게 된다는 것은 맡겨진 책임을 다 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것이요, 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서로//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다. (113//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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