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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열망 (독일어 원전 완역본, 양장) ㅣ 기독교 명작 베스트 4
필립 야콥 슈페너 지음, 이성덕 옮김 / 선한청지기 / 2021년 11월
평점 :
제목 그대로다. 이 유명한 고전의 핵심은 교회 개혁의 비결이고, 그 비결은 단순하다. 하지만 이 조그만 고전은 그 단순한 메시지로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이는 원래 재출간되던 요한 아른트의 <설교집> 서문으로 야곱 슈페너가 집필한 것이다. 하나 이 작은 원고는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다 마침내 경건주의의 선언문으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경건주의는 얼어붙은 루터교 정통주의를 혁파한 개혁적인 사조이다. 이 개혁의 핵심은 '교회 안의 작은 교회', 즉 소그룹 운동이다. 이 소그룹은 다른 무엇보다도 성경을 읽고 나누는 데에 전념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하게 각 성도와 공동체 안에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저 예배 때 듣는 설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저자 야곱 슈페너는 말한다.
야곱 슈페너는 먼저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는 모임을 격려한다. 아무 설명 없이 그저 성경을 읽어내려가는 방식이나 성경 본문을 요약하는 방식 등을 통해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풍성해지고, 신앙적으로 각성하게 도와주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또한 그는 목회자가 인도하는 성경공부 모임을 제안한다.
이 모든 제안이 곧 종교개혁을 계승하는 것이다. 종교개혁의 기반은 성경에 있다. 성경을 직접 읽고, 그 결과를 나눈 결과가 바로 루터의 '95개조 논제'고, 이게 종교개혁의 기폭제가 되었다. 또한 루터는 일반인들이 성경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자신이 직접 번역하여 보급했다.경건주의는 바로 이 '오직 성경'(sola scriptula)의 정신을 회복한다.
또한 이 소그룹은 만인사제직의 정신을 구현한다. 앞서 말한 성경공부 모임에서는 단 한 사람만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다. 모든 구성원이 돌아가며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고린도전서 14장 26-40절에 묘사된) 은사적 모임에서처럼 모두가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드러내고, 가르쳐야 한다. 이는 목회자들만이 아니라 다른 성도들 또한 포함된다.
"루터 사후, 평신도들의 영적 제사장직 실행과 열심 있는 성경공부가 거의 잊혀졌습니다. […] 각각의 교회에서 몇 사람이라도 열심히 성경을 공부하고 영적 제사장으로서의 의무, 무엇보다 형제자매를 권면하고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선다면 교회는 눈에 띄게 개선될 것입니다." (116쪽)
그저 목회자가 예배에서 하는 설교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성도와 공동체는 건강하지 않다. 성경을 잘 모른다는 것보다 문제가 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로 인해 성경에 따라 살아갈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하나 기독교의 본질은 지식이 아니라 행함에 있다. 소그룹 모임에서는 바로 이런 말씀에 대한 순종을 독려하고, 대신 헛된 신학적 논쟁을 멀리 해야 옳다.
<경건한 열망>은 성도들의 모임, 목회자들의 모임,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함께 하는 모임, 신학생들의 모임 등 소그룹 형성과 운영을 강조한다. 그 결과가 유럽 교회의 갱신이었다. 이 소품을 읽는 누구나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당장 성경공부 모임을 만들고 싶어질 것이다. 하지만, 목표를 잊어선 안 된다. 성경공부의 목표는 실천이다. 즉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