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깊이를 더하라 토저 대표작 시리즈 8
에이든 토저 지음, 전의우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무얼 감추랴. 나는 토저(A. W. Tozer, 1897-1963)를 매우 좋아한다. 그의 깊이있고 날카로운 문장을 애독하며, 그의 예언자다운 면모를 존경한다. "토저는 이따금 강연이냐 설교에서 그러듯이 거칠고 호된 내용의 글을 써 냈다."(11쪽) 해서 토저의 글이라면,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여기에 소개할 <신앙의 깊이를 더하라 Keys to The Deeper Life>는 온전히 그의 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 장은 그의 원고에서 가려뽑은 내용이고, 심지어 부록으로 인터뷰가 실려있다. 또한 이 책의 주요 원고는 <크리스천 라이프>에 기고한 원고다(이 책의 편집자가 바로 <크리스쳔 라이프>의 편집자인 로버트 워커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토저의 신랄함과 경건함은 한결 같다. 


토저의 날카로운 펜은 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교회와 세상을 구별하는 선이 완전히 지워져 버렸다."(23쪽) 이제는 교회가 세상을 따르기로 작정했다. "세상을 흉내 내며, 세상이 이들의 모델이"(24쪽) 되어버려 "세상을 향해 증명하느라 바쁘다."(24쪽) 현대 복음주의 교회로서는 이보다 더 아프고 날카로울 수는 없을 게다.


토저는 개혁에의 열정에도 가차없이 찬물을 끼얹는다. "수많은 신자들이 하나님께 부흥을 달라고 오랜 시간을 부르짖어도 소용이 없다. 우리에게 개혁의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기도하지 않는게 낫다."(25쪽) 미국 교회의 부흥에 대한 진심을 그는 다음과 같이 과감하게 평가한다. "내가 깊이 생각해 보고 내린 결론은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부흥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19쪽) 


에이든 토저가 미국교회에 대해 지적한 내용은 아마도 반세기 후의 한국교회에도 적용된다. 아니, 나 자신에게 적용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며, 성령의 전이며,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라고 주장한다. 옳다. 나도 그렇게 고백한다. 하지만 토저는 이렇게 책망한다. 


"우리의 태도와 우리의 행동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리의 열정이 부족하고 우리 안에 예배의 영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들은 힘을 잃는다."(32쪽)


나의 태도와 나의 행동이 문제라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또한 나의 열정이 부족하고, 내 안에 예배의 영이 충만하지 않다. 내가 문제다. 한국교회를 질책하기 전에 나를 반성할 일이다. 나의 영성 자체가 얄팍하기 그지없다. 한국 교회의 영적 수준을 묻는다면, 그저 내 삶을 보면 될 것이다. 맞다. 내 탓이다.   


"'더 깊은 삶'이 큰 의미가 있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대부분 그리스도인의 평균적인 삶이 비극적일 만큼 얕기 때문이다."(38쪽)


그렇다고 이제까지의 나를 평토장한 무덤이었다며 자학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의 얄팍한 영성을 화려한 언어로 은폐하고, 그것을 실제인 양 포장했다는 점을 감추지도 않겠다. 이제라도 태도를 돌아보고, 행동을 바로잡고, 열정을 회복코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영과 진리로 예배 드리는 자리에 나아와야 할 것이다.


"더 깊은 삶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마땅한 특권을 체험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영과 진리로 드리는 내적인 예배의 달콤함을 맛보아야 한다."(39쪽) 


에이든 토져는 언제나 옳다. 더 깊은 삶을 위해 나는 예배의 달콤함을 맛보아야 한다. 이는 성령의 인도에 이끌려야 가능하다. 따라서 성령으로 충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성령으로 충만해야 교회도 충만하다. 내가 성령으로 이끌려야 교회도 예배의 영으로 회복된다. 성령 충만은 나를 포함한 우리 모든 성도의 사명이다. 


"교회는 성령이 충만할 때만 빛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교회를 이루는 지체들이 개인적으로 성령 충만해야 교회 또한 성령 충만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성령 충만이 하나님의 완전한 구속 계획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기 전에는 누구도 성령 충만할 수 없다."(60쪽)


주말을 맞이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거룩한 예배를 드리고자 한다. 해서 마음을 새롭게 하고자 토저의 책을 다시 펼쳤다. <신앙의 깊이를 더하라>는 나에게 여전히 말한다. 더욱 깊이 들어가라고, 더욱 성령으로 충만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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