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 - 나는 어떻게 1등 프랜차이즈를 만드는가
강훈 지음 / 다산3.0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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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그는 한국의 커피프랜차이즈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살아있는 전설과 같은 인물이다. 스타벅스 국내론칭팀, 할리스커피 창업자, 카페베네 본부장 그리고 망고식스 대표까지 그의 화려한 이력은 그의 남다를 사업수완을 증명해주고 있다. 포화상태에 직면한 커피 시장에서 나와 '디저트 카페'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망고식스를 탄생시키고 국내 브랜드 중에서 해외에서 제일 앞서가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해외 시장에 론칭하며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그가 망고식스의 탄생부터 자신만의 확고한 전략, 사업 노하우, 해외 시장 진출과 실패의 경험을 아낌없이 들려준다. 따라하면 2등이고 선점하면 1등이다.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

 

흔한 과일이 아니었는데 몇 년 사이 망고는 디저트 시장에서 보편화되었다. 거기엔 망고 열풍의 길을 닦아낸 망고식스의 대표이사 강훈이 있다. 그는 자신만의 고유한 전략을 세우고 그것을 끝까지 실행했을 때, 선점한 자만이 가지는 디테일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연예인과 드라마를 통한 스타마케팅과 드라마 PPL을 넘어서 예능 PPL과 캐릭터 마케팅으로 망고식스의 인지도를 넓히고 새로운 방식의 홍보 전략을 선점해 나갔다. 먼저 선점하되 남들이 따라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또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방식을 찾으며 그 안에 갇혀있지 않고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그의 사업 노하우다.

 

 본래 일은 미래를 예측하면서 해야지, 과거를 보고 하거나 현재 상황을 대처해나가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준비하고 대비하다 보면 언젠가 그 미래가 현재로 다가왔을 때 더 크게 치고 나갈 수 있다. p.122

또한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야말로 개척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이라고 말한다. 망고식스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회사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어렵고 다양한 메뉴를 추구한다. 망고식스의 딸기 메뉴는 22종에 달한다. 일단 빠르게 메뉴에 넣고 정 안 되면 나중에 뺀다. 고객이 요즘 유행하는 음료나 디저트를 망고식스에 가면 항상 맛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기 위해 메뉴 다각화 전략을 구사한다. 프랜차이즈는 그때그때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므로 비생산적인 일은 지양하고 민감한 트렌드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한다. 

 

 대나무는 성장을 하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한 번씩 성장을 멈추고 마디를 만든다. 그렇게 마디가 생기면 대나무는 더욱 단단해진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허약한 체질로 성장만 하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에 처한다. 즉, 위기를 겪으며 단단한 마디를 만들어야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다. 망고식스에게 있어 지난 위기들은 대나무처럼 단단해지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p.197

망고식스의 국내 성공에 이어 중국, 미국,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며 급속한 성장을 이루기까지 실패의 경험도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합작 방식을 포기하고 중국 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중국 시장을 선점하며 진출하고 미국 시장의 현지화 실패, 직원 교육 실패의 경험으로 더 철저한 준비와 명확한 자기 기준을 가지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다시 미국 시장으로 진출해나가며 더 많은 해외 국가 진출로 사업 확장을 해나가고 있다.

 

 꿈을 가진 사람은 절대 멈추어 서는 법이 없다. 망고식스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나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 중에 때로는 실패의 쓴맛을 볼 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망고식스'라는 이름만 대면 저절로 '한국'이라는 나라가 떠오를 수 있도록, 그래서 망고식스가 '한국인의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열심히 달릴 것이다. p.165

사업에 관한한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 '매일 죽어야 사는 남자', 매일 죽고 매일 다시 태어나는 각오로 사업을 하는 사람. 망고식스 대표이사 강훈은 1등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성공한 사업가를 넘어서 카페 문화 트렌드의 표상이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무조건 자신의 방식을 따라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전략을 세우고 먼저 선점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트렌드를 주도하며, 명실상부한 국가대표로서 인정받기 위해 질 때 지더라도 세계가 인정하는 A매치에서 뛰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판을 넓혀간다는 그의 행보를 보며 대기업과 자본만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그가 존경받는 경영자의 큰 어른 표상이 되어 사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이처럼 사업가에게 있어 신뢰라는 것은 실로 엄청난 자산이다. 더구나 어려운 순간일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신뢰라는 가치다. 그런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또 겉으로 보이는 한 가지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업가라면 '성공'으로써 신뢰를 만들고 보여줘야 한다. 나는 경험을 통해 한 번 쌓인 신뢰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게 가장 큰 무기는 '신뢰'라고 자부한다.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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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생 기적의 어휘 공부법
김송은 / 다산에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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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공부를 잘하기 위하여 없으면 안 되는 필수불가결한 한가지 조건, 어휘력에 관한 책이다. 어휘력은 단순히 암기를 해서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단어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느끼고, 받아들이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모국어로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실제로 어휘력은 공부하는 데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며 국어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등 모든 과목의 기본이자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어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독서를 하며 사전을 찾아보거나 한자어의 근간인 한자를 공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에듀플렉스 에듀케이션의 총괄 상무 김송은과 에듀플렉스 교육개발연구소가 지은 『서울대 합격생 기적의 어휘 공부법』은 중고생이 알아야 하는 필수 어휘 1,500여 개를 각 단어를 구성하는 한자의 뜻,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일상 대화 예문으로 익히며 이해를 돕도록 하고 단어를 암기하고 테스트를 통해 각 단어가 활용된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며 어휘력을 점검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문제집을 많이 풀고 유명한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어휘력을 다지는 것이다. 어휘력은 공부의 기본기다. 부족한 어휘력으로 깊은 사고력을, 뛰어난 논술 실력을 기대할 수 없다. 많은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서울대 합격생 기적의 어휘 공부법』은 단어를 구성하는 한자어 뜻과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풀이하고 일상 대화 예문으로 쉽게 단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여러 유형의 테스트와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짧은 글짓기를 통해 단어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느끼게 하고 저절로 배우게 하면서 자기주도학습효과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휘력을 키우게 되면서 사고력, 논술 능력이 연쇄적으로 함께 키워지는 것을, 

어휘력을 키우면서 국어, 한문, 사회, 과학 등 모든 과목의 학습 실력이 향상되는 기적을 체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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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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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 난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작은 황금방울새를 가져야겠어

 

렘브란트의 제자이자 페르메이르의 스승 카렐 파브리티우스

네덜란드 역사의 비극 델프트 화재로 요절한 네덜란드 풍속화가의 남은 작품은 대여섯 점밖에 없다.

눈빛이 침착하고 머리가 검은 작은 새. 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신비로운 그림. 

<황금방울새>, 카렐 파브리티우스. 1654년의 걸작.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건 힘들지. 그런 기회가 자주 오는 건 아니거든.

가끔은 걸리지 않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시어도어 데커(시오). 술주정뱅이 아빠는 엄마와 자신을 떠났다. 학교에선 흡연사건으로 정학을 당했고 엄마와 함께 학교를 가던 길 비를 피해 미술관에 들렀다. <황금방울새>, <해부학 강의>가 전시 중이고 관람객 중 신경이 쓰이는 백발노인과 소녀가 있다. 갑작스러운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백발노인은 그에게 <황금방울새>를 챙겨 나가라 한다. "호바트와 블랙웰. 초록색 초인종을 울려라."

전시회에서 제일 작고 단순했던, 평범하고 창백한 배경에 홰에 묶인 사슬을 발목에 찬 노란색 방울새는 더이상 단순하고 평범한 그림이 아니게 되었다. 미술관 폭발사고로 엄마는 죽고 그에게는 지켜야할 그림이 생겼다. 삶의 전과 후를 가르는 표시줄이 생겼다.  

 

어쩌면 행운은 불행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야 실감이 나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아무 느낌도 없다. 감정은 나중에 찾아온다.

 

이리저리 끼워 맞춘 키워드들 - 미술관 폭발사고로 엄마가 죽고 미술품 절도범이 된 소년 - 과 2권이 합쳐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 <이동진의 빨간책방>에도 언급된 띠지 광고문구 - '완독률 98.5%'라는 화제에 엄청난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미스터리나 스릴러물일꺼라 예상했지만 거의 580페이지가 다 되어가는 1권이 끝날때 까지도 주인공 시오는 위험에 빠지지도, 난처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엄마의 죽음과 다시 나타난 아빠, 뉴욕을 떠나 도착한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일하게 사귄 친구이자 평생 가장 친한 친구가 된 보리스와의 만남이 이어지자 판타지 장르는 아니더라도 『해리포터』가 생각나기도 했다. - 이런 내 마음을 읽어낸건지 '포터'란 이름이 등장했을 때 작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을 정도로 반가웠다 - 제대로된 보호자가 없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진정한 친구를 만나고 친구와 함께 그림을 지켜내야 하는 줄 알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특별할 것 없는 에피소드로 이어진 소년의 성장기라는 점에서 <보이후드>나 『호밀밭의 파수꾼』이 오히려 더 닮아 있었다. 

 

거대한 전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 사이.

 

세상의 전부인 엄마, 제대로된 보호자가 되어주지 못하는 아빠

뉴욕에서 라스베이거스, 그리고 다시 뉴욕

똑똑한 만큼 서투른 앤디, 자라나는 알코올중독 새싹이자 욕을 4개국어로 유창하게 하는 보리스

신중하지만 차갑게 느껴지는 바버 부인,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다 이해하는 호비 아저씨

정반대의 킷시, 너무 닮은 피파

 

바뀌는 주변 환경의 변화를 묵묵히 지켜가며 시오는 점점 성장한다. <황금방울새>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이 예상보다 일찍 등장하지 않는 점은 마치 친절한 작가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시오가 사건을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자라길 기다려주는 것 같았다. 『황금방울새』는 짜릿한 마지막을 위해 지리한 수다를 떠는 스릴러가 아니라 엄마의 죽음 이후 14년간의 시오의 성장을 보여주는 성장소설이다. 아빠로 부터 받은 실망감, 엄마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죽음, 믿었던 친구로 부터 받은 배신감등을 겪어나간다.

 

<뉴욕타임즈> 45주 베스트셀러, 32개국 번역 출간, 2014년 퓰리처상 수상, 호킹지수(아마존 캔들 완독률) 98.5%

그야말로 엄청난 수식어를 가진 이 책을 할리우드에서 가만히 놔둘리 없다. 판권이 팔려 워너브러더스사에서 영화화 예정이라고 한다. 할리우드에서 탄생할 <황금방울새>가 관객들이 연민을 갖고 보게 될 한 소년의 성장영화가 될지, 엄청난 흡입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명작 <황금방울새>의 행방을 다루는 스릴러물이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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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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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때가 있었다. 인터넷이 보급화되기 전 집집마다 신문을 구독해서 읽고 동네마다 서점이 있었던 시절이. 매달 말이 되면 다음 달 월간 학습지를 사러 들렀던 동네서점 입구에선 앵무새 죽이기란 책이 오랫동안 진열되어 있었고 학습지를 사고 나서는 어린 내가 나중에 크면 앵무새 죽이기란 책을 챙겨보리라 다짐을 했던 때가 있었다.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을 만큼 나는 컸고 그사이 앵무새 죽이기는 베스트셀러를 넘어선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문학소녀 시절을 보내지 못했고 뒤늦게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나가도 어쩐지 나는 앵무새 죽이기 읽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내가 내가 처음 본 작게 소녀가 그려진 표지가 아니라 큰 앵무새가 그려져 있는 표지의 앵무새 죽이기를 읽은 건 20대가 중반을 넘어설 무렵이었다. 

열린책들에서 새로운 판형과 새로운 번역으로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가 나왔다. 채 10년이 되지는 않았지만 앵무새 죽이기』를 처음 읽고 열린책들에서 나온 앵무새 죽이기』로 두 번째 독서를 하는 사이 내 나이는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첫 번째 앵무새 죽이기』독서 이후 엄청난 내면의 성숙이 이루어져 있길 기대하며 새 판형, 새 번역의 앵무새 죽이기』를 마치 처음 만나는 것처럼 읽어나갔다.

 

1930년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 메이콤에는 스카웃이라 불리는 진 루이즈 핀치가 아버지와 오빠, 부엌에서 일하는 캘퍼니아 아줌마와 함께 살고 있다. 여름이면 레이철 이모 댁에 들리는 허풍쟁이 친구 딜 해리스가 있고,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악령 같은 존재인 이웃 아저씨 부 래들리가 있고, 오빠와 자신의 행동거지에 가혹하게 심문하고 악담을 해대는 듀보스 할머니가 있고, 늘 자신에게 숙녀가 되라고 종용하는 알렉산드라 고모가 있다. 그리고 래들리 집 마당 끝 떡갈나무 옹이구멍에서는 껌, 인디언 얼굴을 새긴 동전 두 닢, 회색 털실 공, 비누를 깎아 만든 작은 조각 두 개, 빛바랜 메달, 고장 난 회중시계가 꽂혀 있었다. 이 작은 마을 메이콤은 스카웃이 아는 세상의 전부다. 어느 날 아빠가 흑인의 변호를 맡았다고 온 동네가 아빠를 비난한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이 무엇인가 여전히 말해야 할 것을 말하고 있는 동안 스카웃은 부쩍 성장해있다. 히틀러를 비난하던 선생님이 박해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거라고 가르쳐 주지만 그 선생님 마저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걸 이제 스카웃은 안다.

 

스카웃 주변에 몇 안되는 성숙된 어른인 모디 아줌마는 재판 이후 풀이 죽어있는 스카웃에게 "우리는 지금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거야. 아기 걸음마 같은 것이지만 그래도 진일보임에는 틀림없어."라고 위로한다. 하퍼 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희망적으로 모디 아줌마를 통해 이야기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미국 사회는, 세계는 몇 걸음 진일보를 해나갔을까. 인종차별 문제만 나오면 앵무새 죽이기』가 회자되고 앵무새 죽이기』가 이야기되면 인종차별 문제가 거론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하퍼 리가 앵무새 죽이기』를 통해 인종차별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1960년 앵무새 죽이기』가 출간된지도 55년이 지났지만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은 여전히 어디에도 없다. 미국 퍼거슨 사태가 일어난 지 일 년도 안됐다. 그래서 책보다 현실이 훨씬 더 비극으로 느껴진다. 

인종차별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라 그런가 1930년대 미국 남부 지방의 흑인 노예 이야기는 여전히 대중들이 사랑하는 문화산업의 소재다. 이를 깊은 뿌리로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는 건 역시 앵무새 죽이기』가 아닐까 한다. 몇 년 전 캐서린 스토킷의 헬프』를 읽고,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를 보며 스카웃이 그대로 잘 자라주었다면 스키터같은 어른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상상하기도 했었다.

 

나에겐 책을 읽고 난 후 '이 책을 10대 시절에 처음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던 책이 두 권 있는데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난 후 그랬고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난 후가 그랬다. 성장소설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두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음에도 뒤늦게 만났다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해야 할 공부가 많은 만큼 주위에 놀 거리도 많은 10대들이 꼭 10대 시절에 이 책만큼은 읽었으면 좋겠다. 엄청난 책의 두께와 열린책들 특유의 빽빽한(?) 줄 간격에 겁을 먹고 책을 집어 들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좋은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적절한 시기에 좋은 책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아는 주위 어른들의 가르침과 추천이 끊임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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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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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는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 세상에 없던 우화소설『멋진 신세계』로 그려낸 비극적이고 암울한 미래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그 후 27년 뒤인 1958년에 그가 상상했던 미래세계와 현대 문명에 대한 강렬한 비판과 날카로운 통찰로 적어내려간 산문집이다. 『멋진 신세계』를 읽고 비극적인 미래가 암울하긴 했지만 멋진 소설을 읽었다고 만족하는 독자에게 작가는 현대문명이 내포하고 있는 11가지 위험성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비평하며 해답을 구하고자 한다. 소설보다 더 크게 미래사회에 대해 예측하고 경고하면서 정치, 경제, 화학, 의학, 문화, 사회, 종교, 철학 등등 그가 접근하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심지어 그는 광범위한 분야들을 넓고 깊게 파고 있다. 

 

개인들은 스스로 비개성화非個性化 과정을 거치며 저마다 타고난 다양성을 포기하고 표준 양식에 순응해야 했고, 자동인형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p.78

 

 

『멋진 신세계』발표 이후 27년. 그는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를 통해서 그의 제자 조지 조웰이 1949년에 발표한 소설 『1984』에서 묘사한 미래사회와 자신이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미래사회에 대한 비교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간과한 실수에 대한 자기 반성을 간과하지 않으며 독자들을 사로잡고있다.

 

(…)푀츨의 이론은 『멋진 신세계』를 집필하던 무렵에 필자가 소홀히 생각했던 불길한 잠재적인 전조들 가운데 하나였다. 필자의 우화적인 작품에서는 잠재 특출을 언급한 대목이 없다. 그것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던 필자로서는 만일 이 소설을 다시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보다도 이것을 먼저 바로잡고 싶다. p.166-167

 

그는 그가 상상했던 미래 사회가 그의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58년 뒤 그의 작품을 접하는 독자는 그의 경고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20세기 말 전세계 인구가 55억명이 될꺼라 예상하며 인구과잉을 걱정하지만 실제 20세기 말 전세계 인구는 60억을 돌파했다. 여전히 지구는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아직도 지구 한쪽에서는 식량문제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 그가 예언했던 무정부 상태도 현실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무정부 상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무려 540일 간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기도 했다. 이쯤되면 그를 단순 소설가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예언가로 평가해줘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작가의 12개 목록의 산문뿐만 아니라 작가 생애, 작가 연보, 『멋진 신세계』와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의 출간 당시의 반응, 그의 제자 조지 오웰에게 보낸 편지들을 함께 수록해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멋진 신세계』에 대한 출판 당시의 부정적인 비평, 당장이라도 시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근본적인 공포감을 극복하려는 끈질긴 의지력으로 훈련을 쌓은 그의 지적인 기억력에 대한 형의 회고 등을 마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지만 헉슬리의 형 줄리언은 올더스라는 인물이 마치 히피들을 위한 일종의 정신적인 대부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올더스가 가장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들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인 존재로서의 본분을 여전히 지켜가면서 어떻게 자아를 초월하는 경지에 이르느냐-그러니까 현재의 삶으로부터 오는 중압감과 자아의 감옥으로부터 벗어나 순수한 기쁨과 선의의 경지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헉슬리는 '순수한 기쁨과 선의의 경지'를 1963년 11월 22일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추구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그를 20세기 문학계의 위대한 탐험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새로 창조하면서 인간 의식의 신비 속으로 점점 더 깊이 파고 들어간 작가라고 기억한다. p.22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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