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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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는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 세상에 없던 우화소설『멋진 신세계』로 그려낸 비극적이고 암울한 미래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그 후 27년 뒤인 1958년에 그가 상상했던 미래세계와 현대 문명에 대한 강렬한 비판과 날카로운 통찰로 적어내려간 산문집이다. 『멋진 신세계』를 읽고 비극적인 미래가 암울하긴 했지만 멋진 소설을 읽었다고 만족하는 독자에게 작가는 현대문명이 내포하고 있는 11가지 위험성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비평하며 해답을 구하고자 한다. 소설보다 더 크게 미래사회에 대해 예측하고 경고하면서 정치, 경제, 화학, 의학, 문화, 사회, 종교, 철학 등등 그가 접근하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심지어 그는 광범위한 분야들을 넓고 깊게 파고 있다. 

 

개인들은 스스로 비개성화非個性化 과정을 거치며 저마다 타고난 다양성을 포기하고 표준 양식에 순응해야 했고, 자동인형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p.78

 

 

『멋진 신세계』발표 이후 27년. 그는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를 통해서 그의 제자 조지 조웰이 1949년에 발표한 소설 『1984』에서 묘사한 미래사회와 자신이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미래사회에 대한 비교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간과한 실수에 대한 자기 반성을 간과하지 않으며 독자들을 사로잡고있다.

 

(…)푀츨의 이론은 『멋진 신세계』를 집필하던 무렵에 필자가 소홀히 생각했던 불길한 잠재적인 전조들 가운데 하나였다. 필자의 우화적인 작품에서는 잠재 특출을 언급한 대목이 없다. 그것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던 필자로서는 만일 이 소설을 다시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보다도 이것을 먼저 바로잡고 싶다. p.166-167

 

그는 그가 상상했던 미래 사회가 그의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58년 뒤 그의 작품을 접하는 독자는 그의 경고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20세기 말 전세계 인구가 55억명이 될꺼라 예상하며 인구과잉을 걱정하지만 실제 20세기 말 전세계 인구는 60억을 돌파했다. 여전히 지구는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아직도 지구 한쪽에서는 식량문제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 그가 예언했던 무정부 상태도 현실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무정부 상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무려 540일 간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기도 했다. 이쯤되면 그를 단순 소설가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예언가로 평가해줘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작가의 12개 목록의 산문뿐만 아니라 작가 생애, 작가 연보, 『멋진 신세계』와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의 출간 당시의 반응, 그의 제자 조지 오웰에게 보낸 편지들을 함께 수록해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멋진 신세계』에 대한 출판 당시의 부정적인 비평, 당장이라도 시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근본적인 공포감을 극복하려는 끈질긴 의지력으로 훈련을 쌓은 그의 지적인 기억력에 대한 형의 회고 등을 마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지만 헉슬리의 형 줄리언은 올더스라는 인물이 마치 히피들을 위한 일종의 정신적인 대부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올더스가 가장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들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인 존재로서의 본분을 여전히 지켜가면서 어떻게 자아를 초월하는 경지에 이르느냐-그러니까 현재의 삶으로부터 오는 중압감과 자아의 감옥으로부터 벗어나 순수한 기쁨과 선의의 경지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헉슬리는 '순수한 기쁨과 선의의 경지'를 1963년 11월 22일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추구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그를 20세기 문학계의 위대한 탐험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새로 창조하면서 인간 의식의 신비 속으로 점점 더 깊이 파고 들어간 작가라고 기억한다. p.22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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