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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물상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 한국 사회는 통계적 수치에 따르면 국내총생산 기준 경제규모 8천880억달러로 세계 13위, 1인당 국민소득 1만7천690달러 세계 49위, 2007년 예상 1인당 GNP은 2만달러를 넘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나는 가난하다", "힘들어서 못 살겠다"는 사람들의 아우성이 넘친다.
자영업자가 많은 나라, 무수한 식당과 가게, 상가 건물들, 번쩍이는 네온사인... 전체 취업자의 34%가 장사꾼인 나라, 경기 변동에 따라 폐업과 창업을 고민하고 경기 부양, 변화 없는 성장을 부르짖는 정치꾼에게 몰표를 몰아주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 대한민국.
자수성가형 스토리텔링, 1% 부자되기,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경제 제일주의 등 성공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사회.
오늘 신문기사 중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목표 모금액를 채우지 못해 폐종식을 하루 연기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모금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
하루 펀드유입액 일일 최고치 경신, 전국 아파트 평당가 1,000만원 돌파, 20대 그룹 기업내 현금 유보액 사상최고, 서점가 종합 베스트셀러 재테크 서적 다수.
위의 사례들은 대한민국 사회가 극도로 보수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지표들이 아닌가 싶다. 88만원 세대, 이태백, 비정규직, 고령실업 등,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다수의 삶이 이토록 황폐화 되어가고 있는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만이 크리스마스 캐롤처럼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자가 일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기업의 성장이 있어야만 따먹을 과실(일자리)이 많아진다는 선순환 구조만 주장하는 보수 언론의 메아리 소리만 들려온다. 사회 양극화의 근복적인 문제는 도외시한채 모두가 상위 5%를 향해 끊임없이 기어 올라가고자 하는 이런 암묵적인 세뇌는 경제적 이기라는 인간의 욕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인가?
이철환의 "행복한 고물상"은 작금의 현실에 대해서 느끼는 나의 이토록 혼란스럽고 슬퍼지려는 감정을 어느 정도 치유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작가의 말을 덧붙인다.
"바라건대 보잘 것 없는 나의 이야기가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작은 불씨로 남아 한밤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데 춥지 않고 외롭지 않도록 길동무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