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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세트 - 전3권 - 동방고전한글역주대전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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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고전, 공자의 생애 및 어록을 만나 볼 수 있는 책!! 도올 선생님의 깊은 지식의 향연을 마음껏 체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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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물상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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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한국 사회는 통계적 수치에 따르면 국내총생산 기준 경제규모 8천880억달러로 세계 13위, 1인당 국민소득 1만7천690달러 세계 49위, 2007년 예상 1인당 GNP은 2만달러를 넘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나는 가난하다", "힘들어서 못 살겠다"는 사람들의 아우성이 넘친다.

자영업자가 많은 나라, 무수한 식당과 가게, 상가 건물들, 번쩍이는 네온사인... 전체 취업자의 34%가 장사꾼인 나라, 경기 변동에 따라 폐업과 창업을 고민하고 경기 부양, 변화 없는 성장을 부르짖는 정치꾼에게 몰표를 몰아주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 대한민국.

자수성가형 스토리텔링, 1% 부자되기,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경제 제일주의 등 성공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사회.

오늘 신문기사 중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목표 모금액를 채우지 못해 폐종식을 하루 연기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모금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

하루 펀드유입액 일일 최고치 경신, 전국 아파트 평당가 1,000만원 돌파, 20대 그룹 기업내 현금 유보액 사상최고, 서점가 종합 베스트셀러 재테크 서적 다수.

위의 사례들은 대한민국 사회가 극도로 보수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지표들이 아닌가 싶다. 88만원 세대, 이태백, 비정규직, 고령실업 등,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다수의 삶이 이토록 황폐화 되어가고 있는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만이 크리스마스 캐롤처럼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자가 일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기업의 성장이 있어야만 따먹을 과실(일자리)이 많아진다는 선순환 구조만 주장하는 보수 언론의 메아리 소리만 들려온다. 사회 양극화의 근복적인 문제는 도외시한채 모두가 상위 5%를 향해 끊임없이 기어 올라가고자 하는 이런 암묵적인 세뇌는 경제적 이기라는 인간의 욕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인가?

이철환의 "행복한 고물상"은 작금의 현실에 대해서 느끼는 나의 이토록 혼란스럽고 슬퍼지려는 감정을 어느 정도 치유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작가의 말을 덧붙인다.

"바라건대 보잘 것 없는 나의 이야기가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작은 불씨로 남아 한밤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데 춥지 않고 외롭지 않도록 길동무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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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의 사람
이재철 지음 / 홍성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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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이 시간 우리 모두 눈을 감았습니다. 세상을 접고 눈을 감았습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나의 눈이 이미 그 문제들에 물들어 있음은 잊고 살았습니다. 이 시간,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과 비성경적인 것들에 익숙했던 우리의 눈을 내려놓기 원합니다. 우리 모두 다마스쿠스의 사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책 속에서 (눈먼 사람)

눈먼 시대에 눈먼 사람은 누구인가?

이 책의 철학적 명제는 기독교적 신앙과 그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현존하는 미래를 어떻게 현재형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자성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기독교적 삶은 성당과 교회 안에서 자신의 기복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호흡하며 가난한 이웃과 내가 눈물 흘리고 웃는 두 발 아래 땅에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 가능하다. 저자는 하나님과의 만남은 하나님을 믿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법칙, 성경적 삶보다는 세상의 법칙, 물질만능주의을 더 신봉하고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믿는 것과 행동한다는 것은 다르다. 실천이 없는 기독교적 삶은 하등종교에 불과하다. 그러한 신앙은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기 보다는 세상이 주는 공포로부터 현세적 도피를 꿈꾸는 부적에 지나지 않는다.

"어제까지는 사울 같았을지라도, 오늘부터는 바울처럼 살아가게 하옵소서, 비늘 벗은 나의 삶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세상에 비추는 진리의 거울이 되게 하소서." - 책 속에서 (비늘 벗은 사람)

하나님의 성전은 교회당 아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성전은 믿음을 가진 자가 주님의 통로가 되어 주님의 말씀을 발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팔아 그들을 교회 아래로 끌어모으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어둠에서 빛으로 비양심의 세계에서 양심의 세계로 불러내는 것이다. 스스로 성전이 되지 못하는 자가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우리에겐 불행이자 슬픔의 시작이다.

"움직이는 성전으로 살아갈 우리의 삶 속에 참된 섬김과 봉사의 열매를 맺도록 도와주옵소서." - 책 속에서(성전의 사람)

하나님의 비전은 삶의 현장에서 주어진다. 삶의 현장에서 우리의 이웃과 호흡하며, 이 땅을 걸어가는 동시대인으로서 신앙의 공동체적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비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진 것이 없다하여, 배운 것이 없다하여,  몸이 병들었다하여 우리의 이웃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의 현장을 모른 척 두 눈을 감은 채 살아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개인적 영달과 물질 추구에 목매어 살아가기만 한다면 그것은 가장 큰 죄악이며,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의 삶을 배반하는 행위일 것이다.

"비전이 없으면 방자해집니다. 망상을 좇으면 패가망신합니다. 야망의 노예가 되면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해치는 흉기가 됩니다. 우리는 반드시 비전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 책 속에서(비전의 사람)

참 믿음으로 쓰여진 글을 만나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이 책은 참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려 하는 자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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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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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필 이후, 박범신은 어떻게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비우며 살았을까.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그가 문단에 복귀한 후 내놓은  “빈방” 이라는 소설 속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빈방”은 작가 박범신이 앞으로 문학의 숲 속으로 걸어가야 할 중요한 지표가 될 듯 싶다.

 

“빈방”은 생산과 소비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비워야 할 당위성을 제시한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인간이 끊임없이 추구해야만 하는 숙명, 비움과 동시에 채워야하는 슬픈 운명을 이 작품 속에 그려내고 있다. 소설 속 ‘나’는 부르주아이다. 그에게 있어 ‘자본’은 삶을 즐기고 향락할 수 있는 물질적 수단이기도 하지만, 정신적 욕망을 결코 채울 수 있는 목적 상실의 動因 이기도 하다. 그의 생에 대한 환멸적 태도, 무기력한 삶의 자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혜인, 소설 ‘나’와 극점에 서 있는 인물임과 동시에 거울에 비친 소설 속 '나'가 아니었을까.

 

박범신은 이전의 작품에서 폭력의 구조적인 근원을 밝히려고 노력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불임의 시대, 그 근원을 탐구해 들어가기 시작한다. “별똥별”은 물상화된 성적 이미지의 반전을, “빈방”은 거세된 남성적 욕망에 대한 회복을 꿈꾸며, “항아리야 항아리야”는 사랑을 꿈꾸는 관음증으로, “괜찮아, 정말 괜찮아”는 부조리한 시대극을, “감자꽃 필 때”는 삶에 대한 성찰을, “흰 건반 검은 건반”은 소설 ‘나’의 장엄한 상여가(喪輿歌)이며, 불임의 시대가 낳은 종국적 결과이다.

 

박범신의 역작 “빈방”은 슬프다. 물질적 풍요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적나라한 보고서이며 르포이다. 밥 한 술 더 먹기 위해, 가혹한 노동조건 속에서 일했던 그 옛날이 더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은 별빛이 있어 가야만 하는 길을 환히 밝혀주기라도 했으니 말이다. 어둡고 축축한 이 빈방에 다시 불빛이 환하게 켜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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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자를 위하여
송영 지음 / 창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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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의 작가가 계간지나 다른 곳에 실렸던 작품들을 실었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초기 작품 세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3세계로 그 눈을 돌리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러시아로, 이라크로, 어린 시절로, 어느 한 지점에 머물지 않은 채로 끊임없이 움직인다.

표제작 ‘발로자를 위하여’는 전환기 러시아 청년의 삶을 통해 세상의 두께, 그 만만하지 벽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발로자'라는 젊은이를 보여준다. 발로자는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조국에 대한 문화적인 자부심과 현실에 처한 어려움을 사랑하며 사는 건강한 시대적 표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부모님은 지금까지 귀환을 하지 않고 버텼어요. 부모님도 이 뻬쩨르부르그를 무척 사랑하십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연금만으로 생활하기가 어려우신가봐요. 작년까지도 부모님께서 여기를 떠날 생각을 하시리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저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게 슬퍼요. 제가 이곳에서 떠나야 한다는 것도 그렇구요. 이 뻬제르부르그는 내 고향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입니다. 저는 이곳 바람과 네바 강의 햇빛을 무엇보다 좋아합니다. 이 지구에서 이곳보다 아름다운 곳은 없다고 늘 생각했어요. 저는 발틱 해의 소금기가 묻어 있는 이곳 바람을 맞으며 어릴 때부터 자라왔어요. 네바 강에 비치는 햇빛은 계절마다 색깔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 남아서 살아가기가 어렵게 된 겁니다.”([발로자를 위하여] 중에서)

발로자의 실제 인물은 <당신들의 대한민국>과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를 쓴 '박노자'라고 한다. 작가 송영의 시선을 통해 그려진 박노자의 모습이 한편 쓸쓸하기도 한 것은 왜 일까?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박노자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유창한 한국말에 놀랍고 깊은 성찰을 느끼게 하는 지적 탐구심에 한 번 놀랐다. 더욱더 기억나는 것은 그의 맑고 투명한 눈동자가 눈앞에 얼른거린다.

작가의 시선은 때론 현실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띠고 그려지기도 한다. ‘두 사람’에 나오는 오실장은 행려병자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 떠돌이 날품인생이다. 그런 오실장과 이제는 정년퇴직하고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사는 은행원 류씨의 만남을 통해 삶이란 무엇인가,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던져준다.

“큰 모과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류씨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는 오씨 앞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만약 이런 때 류씨가 불쑥 나타난다면 그는 당황할 것이고 그의 활달한 사교생활은 방해를 받을 것이다. 류씨는 그의 즐거운 한때를 훼방놓고 싶지 않았다. 오씨는 담배 한개비를 준 아무에게나 ‘존경스럽다’고 말할 것이고 굳게굳게 재회를 약속할 것이다.”([두사람] 중에서)

‘고려인 니나’라는 작품은 화자가 아들의 음악교육 때문에 러시아에 가서 고려인 가정부 니나를 만나 겪게 되는 내용이다. 니나는 ‘고려인’인 동시에 ‘러시아인’이다. 그녀는 우리말을 조금 할 줄 안다는 것, 하지만 전환기의 러시아 경제의 궁핍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러시아인이라는 점이다.

“계절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바람이 가볍게 불었으나 바람에 실린 냉기가 칼날처럼 아프게 살갗에 와닿았다. 지하도 주변에 늘어선 수많은 가판점들 앞에는 이런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값싼 생필품을 사려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고려인 니나] 중에서)

작품집의 말미에 실린 ‘모슬 기행’은 이라크 여행기다. 이라크의 낯선 공간과 ‘김정’이라는 화자의 친구의 우발적인 행동이 겹쳐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낯선 공간들은 타자의 시선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때론 그 경계선은 허물어지기도 한다.

작가의 섬세한 문장과 세상을 보는 시선은 우리에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안겨 줄 것이다. 다음 소설집에서 소설 속 인물들이 삶에 대해 꿈을 꾸며 살아가는 그런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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