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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행복을 줄게 - 날마다 행복을 채집하는 엄마의 그림일기
강진이 글.그림 / 수오서재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그간의 삶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행복감을 알게 된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사랑 같기도 하고, 막연한 두려움 같기도 하고... 감사함과 걱정, 사랑스러움과 연민이 복잡한 감정이 섞여서 결국은 벅차오르고야 마는... 그런 행복감.
이 책은 그런 행복감을 긴 글이 아닌 하나하나의 그림과 글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분명 작가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보고 있으면 나의 이야기가 되고야 마는... 묘한 매력.
이 책을 읽고 실로 오랜만에 일기를 썼다. 앞부분만 열심히 푼 문제집처럼, 앞부분만 열심히 채워 넣은 일기장이 예전엔 참 많았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없어 비공개 블로그에 적어놓는다. 오랜만에 찾은 그곳에 채워진 글들은 내것이 아닌 양 어색하기만 하다. 이런 감정이 있었구나, 이런 분노가, 이런 감사함이 있었구나...
이 책의 작가 강진이 화가는 초등학생 때부터 쓴 일기장이 한 상자 가득이라고 한다. 일기장에는 글뿐만 아니라 거친 스케치들로도 가득하단다. 기억하고 싶은, 즉 채집해놓고 싶은 순간을 일기장에 모두 모아놓는다는 그녀.
일기장은 어릴 때가 아니라, 물살에 휩쓸리듯 나이 들어버리는 지금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새삼 생각해본다. 대학 졸업 이후 사지 않았던 일기장을 다시 사볼까 한다. 비록 앞부분만 채워진다 하더라도. 나 역시 강진이 화가처럼 행복을, 감사함을, 가끔은 분노와 슬픔을 일기장에 채집해놓고 싶다.
채집해놓고 싶은 그녀의 그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