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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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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소설에서 홀로 분투한 국내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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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 - 동학초기비사 소설 최시형
조중의 지음 / 영림카디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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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결말에 가서야 이전까지의 내용이 짧은 춘몽 같은 과거의 회상이라는 느낌을 주는, 구성이 참 독특한 소설이다.

결국 망국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나라의 운명 앞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결단을 내리는 최시형의 모습이 이전과 사뭇 다르게 비장하게 묘사되어 있다. 우유부단하고 나약해 보이기까지 했던 그가 그토록 강한 결단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 힘은 어디서 연원하는 것일까? 관군에게 쫓겨 산간오지를 헤매며 단련된 의지력이 아니었을까? 사람이 곧 하늘이니 모두가 공경하며 존경받는 세상이 되기를 바랐던 그의 염원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대원군이 동학 내부에 잠입시킨 밀사라는 흥미로운 인물이 설정되어 있어 읽는 내내 긴장감이 늦추어지지 않는다. 언제 신분이 들통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밀사로서의 임무와 동학의 가르침에 조금씩 기울어져 가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소설을 읽는 내내 조마조마 했다. 현실의 곤고함을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시대적 간극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인간 최시형을 재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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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페르시아의 역사 - 아케메니드 페르시아·파르티아 왕조.사산조 페르시아 살림지식총서 335
유흥태 지음 / 살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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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역사상식 중에서 어느 나라의 역사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을까? 물론 한국사(우리역사)에 대한 상식이 가장 많을 것이고, 다음으로 중국사, 유럽(영국, 프랑스)사, 미국사 순이 아닐까 한다.(내 맘대로 순위이지만^^) 나도 역사에 대한 책을 고를 때는 주로 위의 순서에 따르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잘 모르는 나라에서 분쟁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접해도 역사적 맥락에서 생각하기보다는 현상만 보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관심이 적었던 지역의 역사를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했다. 특히 페르시아라고 하면 그리스를 패닉 상태에 몰아넣고 알렉산더와 좌웅을 겨루던 대제국이었으니 현재도 그들이 통치하던 지역에 많은 정치 문화적 영향을 남겼을 것이라는 생각에... 

현재 이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대 페르시아는 최초의 왕국인 엘람을 시작으로 아리안 족의 이동 후에 세워진 메디아 왕조, 아케메니드 페르시아, 파르티아 제국, 사산조 페르시아로 이어지면서 소아시아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을 직접 다스리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동서를 연결하는 중요한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주변의 강대국과 끊임없이 경쟁하며 정치와 문화를 발전시켰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동서남북이 모두 개방된 이 지역에 대제국을 건설하여 다스린다는 것은 단순히 군사력의 우세뿐만 아니라 제국을 효율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통치체제가 갖춰져 있어야 가능하다. 페르시아 지역을 다스렸던 제국들은 국가체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왕조 하나가 수백년간 이 지역을 다스렸다. 그리고 이들이 전성기를 누렸을 때의 공통점은 타민족과 종교를 포용하는 관대함과 개방성을 발휘했을 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잘 모르던 고대 페르시아 시대를 알았으니 이 지역의 중세, 근대 시대의 역사로 한번 넘어가 봐야겠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을 계기로 고대 페르시아의 역사를 좀더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참고문헌이나 추천도서 목록이 없다는 것이다. 조금 더 깊이 있고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는 추천도서를 소개해 주는 것이 이런 다이제스트판 문고본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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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웨와 바알 살림지식총서 42
김남일 지음 / 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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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를 읽다보면 자주 접하는 신이 있다. 바로 바알이다. 고대 근동에서 믿던 신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구약성서만으로는 어떤 신인지 그 실체를 다 알기가 어렵다.

바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야웨와 바알을 비교하며 고대 근동 사람들의 신앙관과 왜 히브리인은 야웨에 대한 믿음을 택했고, 다른 민족들은 바알을 포함한 다른 신들에 대한 믿음을 택했는지 그 단서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읽게 되었다. 

바알에 관한 신화와 야웨 신앙의 발전 과정을 역사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재미있었다. 특히 바알 신화는 그동안 몰랐던 것이라 더 흥미로왔다. 야웨와 바알을 비교하며 목축신과 농경신 간의 경쟁 관계였다고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것도 나름 근거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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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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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편지를 그리 많이 쓴 것 같지도 않다. 처음 썼던 편지와 마지막으로 썼던 편지는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첫 편지는 위문편지였고, 마지막 편지는 마나님과 사귈 때 썼던 연애편지였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두 가지가 생각났다. <시라노>라는 영화와 부모님과 형제였다. 영화 <시라노>가 생각난 것은 극중에 시라노가 대필한 크리스티앙의 사랑의 편지를 읽으며 여주인공인 록산느가 감동에 겨워 기절하는 장면 때문이다. 글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것을 읽다가 기절까지 할까? 이 책을 읽으며 기절까지는 아니더라도 편지는 충분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마음이 받는 이에게 온전히 전해지도록 정성을 다하는 행위가 편지쓰기이니 글에 그 마음이 온전히 녹아있을 것이다.

부모님과 형제가 생각난 것은 이 책을 보면 주인공에게 대필을 의뢰하는 내용의 큰 축이 사랑하는 이나 가족이었다. 누구나 연애편지를 써봤겠지만 가족에게 편지를 써본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남자들이야 훈련소에서 부모님께 편지 한 통씩은 써봤겠지만 애인에게 편지를 쓰듯 평소에 그렇게 열심으로 쓰진 않았을테니.... 물론 부모님께 자주 편지를 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일은 편지지와 우표를 사서 부모님과 형제에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랜만에 연애편지 쓰듯 마나님에게도 한 통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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