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농업과 정부 - 농업문제의 심연을 향한 여행 2.0 ㅣ GSnJ 탐구 3
김명환.박성재.황의식 지음 / 학현사 / 2024년 10월
평점 :
농업은 태양에너지를 농축하여 인간에게 전달하는 필요불가결한 산업이므로 환경, 생태교란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기와 토지, 하천과 해양의 생태, 환경 또한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이것이 농업의 원초적 딜레마이다.
그런 교란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
-20 p <농업문제의 심연을 향한 여행 2.0 농업과 정부>
보석같은 책을 발견했습니다. 학현사에서 출간한 고 이정환 이사장(GSnJ 인스티튜트 2005~2023)님의 <농업문제의 심연을 향한 여행 2.0 농업과 정부>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목에도 나와 있듯, '농업'에 관한 책입니다. 이정환 이사장님은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한 후, 홋카이도대학에서 농업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 지식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았던 정책가이자 연구자입니다. 한 평생 농업을 연구하는 데 헌신한, 진정한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이 책에는 '농업의 존재 의미', '한국 농업의 길', '한국 농정의 길', '글로벌 통상국가와 농업', '타산지석 외국 농업 및 농장', '쌀, 어떻게 할 것인가', '축산, 어떻게 할 것인가', '농산물 물가 논란 오해와 진실', '범하기 쉬운 오류들', '에필로그'라는 큰 제목 하에 이정환 이사장님이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들이 묶여 있습니다. 405페이지나 되는 책인데도 짤막하게 끊어지는 칼럼들로 이루어진 책이어서 가독성이 좋습니다. 칼럼 한 편 당 보통 4쪽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굳이 처음부터 읽지 않고, 관심있는 주제부터 읽어도 무방합니다. 저는 한국 농업의 미래에 관심이 많아서 이와 관련된 칼럼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농업과 관련한 책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몇 편 보기는 했지만, 농업 지식은 전무한 상태이지요. 그런데도 이 책을 읽을 때 어려운 점이 없었습니다. 확실히 이정환 이사장님은 학식이 깊으신데도 글을 어렵게 쓰지 않습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말로 쓴 글이기 때문에, 저처럼 농업에 지식이 없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는 데 굳이 겁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AI, 과학의 발전을 이야기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저는 과학의 발전보다도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식량이 부족해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지구 상에 존재하고, 농촌 지역 일손 부족은 비단 오늘날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건 농업이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이정환 이사장님처럼 농업을 연구하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농업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풍요로운 먹거리가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도입부에는 4차산업혁명시대, AI가 인간 두뇌를 대체하는 21세기에도 왜 '농업이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정환 이사장님의 생각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농업이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닙니다.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기도 하지만, 이 책의 29쪽에도 나와 있듯이 농업은 태양에너지를 농축하여 인간에게 전달하는 필요불가결한 산업이므로 환경 및 생태교란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농업은 딜레마를 안고 있는 산업인데, 여기에 대한 이정환 이사님의 깊은 고민이 책 속에 잘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농업을 예찬하는 내용만 있을 줄 알았는데, 농업의 부정적인 측면과 앞으로 어떻게 생태 교란을 최소화하는 농업 환경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까지 있어서 감탄을 했습니다.
저는 '타산지석 외국 농업, 농정'에 대한 칼럼들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네덜란드, 미국 등과 같은 선진국의 농업을 분석하고 우리의 농업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제공하는 칼럼들입니다. 이는 농업 관련 정책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좋은 내용들로 담겨 있습니다. 이정환 이사장님은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인지, 식량자급률 제고를 주장하는 사람도 농업의 수출산업화를 꿈꾸는 사람도 한국 농업의 현실을 정확히 그리고 솔직히 드러내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어떤 한 쪽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진정 우리나라의 농업 발전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터 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열린 사고방식을 가진 분이라 책을 읽으면서 많은 감탄을 했습니다.
농업 문제는 농업 관계자 분들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농업은 곧 인간 생존과 연결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농업이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는 농업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농업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꼼꼼하게 살펴볼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농업문제의 심연을 향한 여행 2.0 농업과 정부>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해드리고 싶은 귀한 책입니다. 농업에 대해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전무후무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턴트식의 재미만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넘치는 세상에서, 진정한 지식인의 책을 출판한 학현사 출판사 관계자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농업문제의심연을향한여행 #농업과정부 #학현사 #신간 #농업 #칼럼 #농사 #에세이 #농학 #북스타그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