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브레인
박주원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무료로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인으로서, 혹은 나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독립 생활자로서 한 번쯤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독한 무력감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조직 안팎에서 매일 치열하게 결과물을 쥐어짜 내며, 팽이처럼 돌지 않으면 쓰러지는 일상의 피로감을 뼈저리게 겪어왔습니다. 밤낮없이 노력하는 것만이 미덕이라 믿었던 이들에게 박주원 작가님의 신간은 열심히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조금은 무서운 선언을 던집니다. <자이언트 브레인>AI를 막연한 공포나 단순한 기술로 보지 않고, 개인의 사유와 생산성을 무한히 확장해 줄 최고의 두 번째 뇌라고 합니다.




 

이 책을 쓴 박주원 작가님은 회사원과 1인 사업자라는 두 세계를 모두 치열하게 통과하며, 혼자 모든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이들의 외로움과 한계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분입니다. 7년간 홀로 고군분투하던 업무를 AI와 협업하며 단시간에 해결해 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구독자 8만 명이 넘는 채널을 운영하는 AI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역시 많은 경험을 한 분 답게 기획, 디자인, 자동화,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인간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직장인과 프리랜서에게 당장 필요한 실전적 로드맵을 이 책에서 잘 보여줍니다. 저 역시 직장과 저만의 사업 사이에서 갈등하며 밤을 지새우던 시절이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개인이 조직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나 주도적인 ‘1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을 들려주고 있어서, 저의 꿈이 아직 늦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작가님이 던지는 비유와 메시지에 깊은 지적 전율과 공감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우물에서 물을 길어 나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매우 강렬합니다. 당장 눈앞의 물통을 채우기 위해 매일 새벽부터 땀 흘려 뛰어다니는 A, 몇 달 동안 주위의 비웃음을 사면서도 묵묵히 수도관을 묻었던 B의 차이는 결국 10년 뒤 완벽한 격차로 드러납니다. “지금 당장은 AI를 배우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 원래 하던 방식이 더 빠르고 익숙하다라는 구절은 매일 바쁜 일정에 치여 새로운 도구의 학습을 미루던 제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강점 발굴 프롬프트에 대한 내용에서도 감탄했는데, 이는 AI를 단순한 조수가 아니라 나의 내면을 비추는 멘토로 활용하는 세련된 리터러시를 보여줍니다. 기술을 통해 인간 고유의 서사와 가치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를 구조화하는 고전적인 편집학적 안목과 디지털 자동화라는 현대적 흐름이 과하지 않게 접목되어 있어,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시대를 읽는 리터러시가 한 단계 진화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5부의 ‘1호선을 타는 마지막 날을 읽을 때는 시스템의 부품으로 살아가던 인간이 어떻게 자기 삶의 온전한 지배자로 거듭날 수 있는지 저 역시 같이 고민해 보았고, 그 해답을 인문학적 서사와 실용적 기술의 균형 속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매일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기획서와 회의록 지옥에 갇혀 퇴근길 지하철에서 지쳐가는 모든 직장인은 물론 1인 창업가와 프리랜서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박주원 작가님이 제시하는 거인의 사고방식과 실전 프롬프트를 무기 삼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보셨으면 합니다.

 

#자이언트브레인 #모티브 #박주원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베이스도 쓸 수 있는 대입 인문논술 패턴 훈련서(with AI) - 읽고 연결하고 쓰다
문지효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니, 아이의 진학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부쩍 깊어집니다. 특히 최근 교육 트렌드에서 서술형 평가와 논리적 사고력의 비중이 커지면서 '논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학 입시에서 인문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복잡한 텍스트를 분석하고 자신의 견해를 정교하게 쓰는 고도의 지적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방대한 배경지식이나 천부적인 글재주가 없으면 감히 도전하기 어렵다는 막연한 공포감이 팽배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침 접하게 된 문지효 작가님의 신간은 논술을 재능의 영역이 아닌 '훈련 가능한 시스템'으로 명쾌하게 재정의하며 학부모와 수험생 모두에게 신선한 해법을 제시해주고 있어, 정말 반갑기도 기쁘기도 했습니다.




 

문지효 작가님은 다수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며 사고의 구조화와 표현 전략을 깊이 있게 탐구해 온 교육 연구자입니다. 작가님은 인문논술을 일부 상위권 학생들의 전유물로 보지 않고, 체계적인 패턴을 통해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논리적 기술로 바라봅니다. 실제로 책을 살펴보면 선택과 환경부터 사회 안전망, 최상위권 심화 주제인 자산 격차와 저출산 문제까지 20개의 핵심 테마가 체계적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과거 제가 대학 시절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며 복잡한 고전을 마주했을 때, 텍스트의 숲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결국 자신만의 '논리적 뼈대'가 필수적임을 깨달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골격을 세우는 법을 지극히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언어로 풀어내어, 독자가 텍스트 분석의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돕습니다.




 

특히 실제 문제세트와 예시 답안을 보며 이 책이 가진 차별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문제세트 7: 결과와 과정 사이에서>의 제시문들은 생성형 AI 이미지 프로그램과 인간 창작의 의미 변화라는 매우 시의성 있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해설 페이지에서 AI를 정답을 복사해 붙여넣는 편의 도구가 아니라, '답안 작성 후 자신의 답안을 AI를 통해 반드시 교정받아 보자'라며 학습 파트너로 위치시킨 부분입니다. 마치 한 편의 세련된 인문학 에세이를 읽듯,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들을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확장해 나가는 즐거움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은 논제 유형별 접근법과 문단 연결 방식을 체계적으로 흡수함으로써, 아무리 낯선 제시문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글의 설계를 시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을 얻게 됩니다. 프랑스의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가 철학적 질문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사유하게 하듯, 이 책 역시 기후 변화, 무인화 사회 등의 주제를 통해 단순한 입시 기술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깊이 있는 안목을 길러줍니다. 고전적인 텍스트 해석 기학의 맥락과 현대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과하지 않게 접목되어 있어, 책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교양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대입 인문논술을 처음 마주하여 첫 문장을 떼기조차 두려워하는 '노베이스' 수험생들은 물론이고, 자녀에게 논리적 사고와 서술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주고 싶은 중·고등학교 학부모님들께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문지효 작가님이 안내하는 논술 작성 방법을 차근차근 훈련해 나간다면, 막연했던 논술 시험은 어느새 가장 쉬운 문제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초월자의 조건>은 유튜브 채널 <이클립스>를 운영하는 이클립스 작가님의 철학 에세이입니다. 니체, 헤세, , 아렌트, 한병철 같은 사상가들의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이 왜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에 부딪히는지, 왜 변화하고 싶으면서도 결국 익숙한 자리로 돌아가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초월'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습니다. 살면서 누구나 지금의 나를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새로운 공부를 이어 갔고, 글을 쓰고, 앞으로의 삶을 고민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시기에는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특히 '미워하려면 그가 옳았어야 한다', '남의 좋은 소식', '별걸 다 해봤다'와 같은 소제목은 읽기만 해도 묘하게 뜨끔해집니다. 특히 남의 좋은 소식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요. 살다 보면 누군가의 합격 소식이나 성공 이야기를 듣고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스스로가 못났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감정을 단순히 질투라고 몰아붙이지 않습니다. 그 감정 뒤에 숨어 있는 결핍과 비교의 구조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여러 계획을 세웠습니다. 공부도 했고, 새로운 진로도 준비했고, 글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꽤 부지런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가끔은 "왜 이렇게 애쓰는데도 만족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표를 이루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또 다른 목표가 생겼고, 불안은 다른 형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립니다. 문제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믿는지, 무엇을 증명하려고 애쓰는지를 먼저 보라고 말합니다. 읽으면서 니체의 문장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보통 성장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니체는 성장 이전에 허위의 자아를 깨뜨리는 일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책에서 소개되는 헤세의 '알 깨기', 키건의 '변화면역', 한병철의 '자기착취' 역시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변화를 원하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자신을 지탱해 온 익숙한 방식을 버리는 것은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삶을 꿈꾸면서도 같은 선택을 반복합니다. 이 부분은 특히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저 역시 어떤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비슷한 고민이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는다기보다 제 사고방식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철학자의 이름을 나열하며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실제로 겪는 감정과 선택의 문제로 연결합니다. 그래서 철학책이라기보다 삶을 해석하는 도구를 건네받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보통 철학책이 어렵고 따분한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마치 웹소설처럼 잘 읽혔습니다.

 

<초월자의 조건>은 가볍게 위로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조금 차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여러 권 읽고도 늘 비슷한 자리로 돌아오는 느낌을 받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합니다.

 

#세계철학전집초월자의 조건 #초월자의조건 #이클립스 #모티브 #리뷰의숲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
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빅터 프랭클이라는 이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던 시절,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여러 강의와 책에서 반복해서 만났던 고전이었습니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가족을 잃고도 끝내 인간의 존엄과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 사람. 그 사실만으로도 프랭클은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의 저는 프랭클을 이해했다기보다 공부했습니다.




 

반면 <죽음의 수용소 이후>를 읽은 지금은 조금 달랐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저 역시 이별을 겪었고, 직장생활의 답답함도 경험했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보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그의 문장이 지식이 아니라 삶의 언어처럼 다가왔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했던 문장은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랭클은 고통의 크기를 비교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전쟁과 수용소가 아우슈비츠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상실이나 질병, 실패와 외로움이 아우슈비츠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겪었느냐보다 그 상황 속에서 어떤 태도를 선택하느냐는 것입니다. 그 문장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지난 몇 년이 떠올랐습니다.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에 오래 상처받았던 순간도 있었고, 인간관계 때문에 마음이 무너졌던 때도 있었습니다. 미래가 잘 보이지 않아 막막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주로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프랭클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상황 속에서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어쩌면 이 질문이야말로 그의 사상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문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존적 공허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프랭클은 인간이 불행해서만 병드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릴 때 병든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책 속 이야기라기보다 지금 우리 사회의 풍경처럼 느껴졌습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도 허무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목표를 이루어도 공허하고,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번역을 공부하고, 글을 쓰고, 앞으로의 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찾고 있는 것은 돈이나 성과만이 아니라, 내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감각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고통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프랭클은 피할 수 있는 고통이라면 당연히 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는 인간에게 마지막 자유가 남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입니다. 사실 이 말은 워낙 유명해서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우슈비츠를 통과한 사람이 하는 말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가족을 잃고, 인간의 가장 잔혹한 모습을 본 사람이 끝내 삶의 의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증언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철학책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살아야 하는가 같은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듭니다. 읽고 나서 당장 마음이 편해지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오래 남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문장이 머릿속을 맴돌고, 문득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춤추는 단백질 - 탄생, 사랑, 변신, 그리고 죽음을 순환하는 생명의 과학
샤히르 S. 리즈크.매기 M. 핑크 지음, 홍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춤추는단백질 #흐름출판 #생명과학 #과학 #아마존1#베스트셀러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단백질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닭가슴살이 떠오르는 사람입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챙겨 먹는 영양소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생화학은 늘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책도 꽤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춤추는 단백질>은 예상과 전혀 다른 책이었습니다.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단백질이 단순한 영양소가 아니라 생명을 움직이는 주인공처럼 느껴졌습니다. 책 제목에 왜 '춤추는'이라는 표현이 붙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단백질은 가만히 있는 물질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반응하며 생명을 만들어 가는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이 생명을 기계처럼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 제가 이 책을 끝까지 완독하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과학책이라고 하면 사실과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방식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생명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여 줍니다. 울새가 자기장을 따라 이동하는 이유,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이유, 인간이 기뻐하고 슬퍼하며 사랑하는 이유까지 모두 단백질의 작용과 연결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문장이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 역시 수많은 단백질이 만들어 내는 네트워크의 결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충격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랑이나 그리움 같은 감정은 특별하고 신비로운 것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그렇게 복잡한 분자들의 협력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기억하며 그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게 느껴졌습니다.




 

DNA와 단백질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흔히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DNA가 설계도라면 실제로 움직이며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존재는 단백질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문학 작품 속 인물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사람 역시 태어날 때 주어진 조건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자라지 않고, 같은 선택을 하지도 않습니다. 생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해진 운명을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합니다. 문과인 제게는 이 설명이 유전자에 대한 과학적 이야기라기보다 가능성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처럼 읽혔습니다.




 

과학의 역사를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서 술술 읽히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단백질 구조를 밝혀낸 과학자들, 질병과 싸운 연구자들, 새로운 질문을 던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등장합니다. 저는 원래 과학 자체보다 과학자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질문을 품었고, 왜 그것에 평생을 바쳤는지에 더 관심이 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백질 이야기인 동시에 인간의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중3인 아이도 무척 흥미를 보이더라구요.

 

실제로 읽는 동안 과학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보다 한 편의 에세이를 읽는 기분에 가까웠습니다. 저자들이 시인이자 화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분자를 설명하는 문장에도 건조함보다는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 묻어 있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는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눈으로 글을 읽는 순간, 어떤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순간에도 수많은 단백질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생명의 내부 풍경을 잠시 들여다본 기분이었습니다.

 

<춤추는 단백질>은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문과 독자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단백질에 대해 배우기 위해 이 책을 펼쳤지만, 읽고 나서는 생명과 인간 존재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