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오디세이 ㅣ 메이트북스 청소년 1
호메로스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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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중3 아이들과 함께 읽을 고전을 고를 때마다 고민하게 됩니다. 원작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지만, 첫 만남부터 너무 어려우면 고전 자체에 질려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괴물과 마녀, 신들의 방해가 끊이지 않아 지금 읽어도 꽤 재미있습니다. 문제는 원전의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내용이지 재미있는 이야기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청소년을 위한 오디세이>는 그 장벽을 낮추면서도 오디세우스가 왜 그토록 오랜 세월 고향을 향해 나아갔는지를 따라가게 해주었습니다.




원작의 작가님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로 서양 서사문학의 출발점에 놓인 인물입니다. 다만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고, 여러 세대에 걸친 구술 전승을 ‘호메로스’라는 이름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번 책은 출판기획자로 활동해온 정영훈 작가님이 청소년 독자를 위해 이야기를 14권으로 재구성했고, 출판 편집자로도 일했던 이선미 번역가님이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트로이 전쟁 이전의 배경과 주요 인물을 먼저 정리하고 본편 뒤에는 작품 해설까지 두어서, 처음 그리스 고전을 만나는 독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끝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군이 10년 동안 트로이의 높은 성벽을 뚫지 못하자 오디세우스가 거대한 목마를 이용하는 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후에도 그의 귀향은 힘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의 영웅성은 ‘누가 더 강한가’보다 위기에서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가에 있습니다. 동시에 그의 꾀가 언제나 완벽한 것도 아닙니다. 판단을 잘못해 더 큰 곤경에 빠지고 동료들을 잃기도 합니다. 청소년에게 보여주기 좋은 영웅의 모습도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수하지 않는 초인이 아니라 실패한 뒤에도 다시 방법을 찾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반응에서도 학년 차이가 조금 보였습니다. 중1 아이는 역시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나 마녀 키르케, 세이렌처럼 사건이 강한 대목에 먼저 관심을 보였습니다. ‘다음에는 또 뭐가 나와?’ 하는 식으로 모험담 자체를 재미있어했습니다. 반면 중3 아이와는 오디세우스가 왜 그 많은 위험을 겪으면서까지 이타카로 돌아가려고 했는지를 이야기해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버지를 찾아다니던 텔레마코스가 오디세우스를 알아보고 서로 끌어안는 장면은 모험의 목적지가 결국 ‘집’이었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다만 청소년용으로 다시 엮은 책인 만큼, 이 한 권으로 <오디세이>라는 작품을 전부 경험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대신 이 책은 원전에 도전하기 전에 전체 지도를 머릿속에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분히 합니다. 특히 작품 해설에서 ‘인 메디아스 레스’와 고대 그리스의 환대 문화인 ‘크세니아’, 신의 뜻과 인간의 선택 같은 관점을 다룬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줄거리의 재미를 문학적 이해로 한 단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소년을 위한 오디세이>는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지만 긴 고전은 아직 부담스러운 청소년 독자, 또는 아이에게 서양 고전을 처음 권하려는 학부모에게 잘 맞겠습니다. 모험담으로 읽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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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뇌과학 - 불확실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 줄 메타인지 사고법 ㅣ 프린키피아 13
알베르 무케베르 지음, 이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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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좌뇌형과 우뇌형, 도파민 중독, 세로토닌과 행복처럼 이제는 일상어가 된 표현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 말을 들으면 막연히 과학적 근거가 있겠거니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위험한 뇌과학>은 바로 그 익숙함을 의심하게 합니다.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뇌의 특정 부위나 신경전달물질 하나로 설명하는 순간, 복잡한 사람을 지나치게 간단한 공식으로 바꾸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쓴 알베르 무케베르는 인지신경과학 박사이자 임상심리학자로, 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 가르치고 병원에서 오랫동안 환자들을 치료해온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뇌과학을 공격하기보다는 과학이 말할 수 있는 범위를 신중하게 따지는 태도가 두드러집니다. <위험한 뇌과학> 역시 뇌를 부정하는 책이 아니라 뇌 하나로 인간 전체를 설명하려는 ‘뉴로마니아’를 경계하는 교양과학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뇌 영상에 관한 부분입니다. 이 책에서 작가님은 fMRI가 혈류의 변화를 통해 뇌 활동을 간접적으로 관찰한다는 점과, 그 자료의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우리는 알록달록하게 표시된 뇌 사진을 보면 마치 인간의 생각이나 감정이 그대로 촬영된 것처럼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뇌의 어느 영역이 활성화되었다는 사실과 ‘이 사람이 지금 무엇을 생각한다’는 해석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뇌 영상이 객관적인 과학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해석까지 객관적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대목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 역시 평소 심리학이나 뇌과학 콘텐츠를 꽤 흥미롭게 봅니다. 특히 요즘에는 SNS를 조금만 보다 보면 ‘도파민이 망가진 뇌’, ‘이 행동을 하는 사람의 심리’, ‘당신의 뇌를 바꾸는 습관’ 같은 콘텐츠를 쉽게 만납니다. 짧고 명확해서 이해하기도 편합니다. 문제는 그런 설명에 익숙해질수록 사람까지 몇 개의 유형으로 빠르게 정리하고 싶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사람을 이해하는 지식은 누군가를 빨리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단을 조금 늦추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여럿이고 다중적이다’라는 장도 그런 생각과 이어졌습니다. 테세우스의 배처럼 구성 요소가 계속 바뀌는 존재의 정체성을 생각하다 보면 ‘진짜 나’를 뇌 어딘가에서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하게 느껴집니다. 인간은 뇌만으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몸의 상태, 지나온 경험, 주변 사람, 노동환경과 사회까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특히 모든 문제를 개인의 뇌와 마음가짐으로 설명하면 번아웃조차 노동환경의 문제에서 개인의 자기관리 실패로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위험한 뇌과학>은 뇌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뿐 아니라 심리학, 자기계발, 성격 검사나 SNS의 과학 콘텐츠를 즐겨 보는 사람에게 특히 권하고 싶습니다. 읽고 나면 ‘도파민’, ‘신경가소성’, ‘편도체’ 같은 단어 하나로 사람을 설명하는 콘텐츠를 예전처럼 쉽게 넘겨보기 어려워집니다. 그렇다고 모든 뇌과학 정보를 불신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학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확인된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해석과 과장이 시작되는지 구별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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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 21세기 분쟁의 현장과 평화를 위한 인류의 과제, 2026 개정증보판 : 최신 국제분쟁 전면 반영
김미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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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 #국제분쟁무엇이문제일까 #김미조 #동아엠앤비 #중학생추천도서 #청소년추천도서 #통합사회 #국제분쟁 #국제정세 #세계사추천도서 #논술추천도서





전쟁 뉴스를 볼 때마다 가장 답답한 것은 ‘그래서 왜 싸우는 건데?’라는 질문에 한두 문장으로 답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오늘 갑자기 시작된 사건이 아닙니다. 영토와 민족, 종교, 자원, 식민 지배의 역사와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국제분쟁, 무엇이 문제일까?>를 읽으며 좋았던 점은 바로 이 복잡함을 무리하게 선악 구도로 정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중학생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뉴스의 사건명을 외우게 하는 것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를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책이 훨씬 반가웠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분쟁의 원인을 영토·자원·민족·종교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살펴보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쓴 김미조 작가님은 소설과 에세이, 인문서, 뮤지컬 대본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써왔습니다. <10대와 통하는 자본주의 이야기>, <국제기구 없으면 세계가 망할까> 같은 인문서도 집필했습니다.

<국제분쟁, 무엇이 문제일까?>는 2021년 처음 출간되어 8쇄를 거쳤고,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최근 달라진 국제정세가 반영되었습니다. 국제정세를 다루는 책은 몇 년만 지나도 현실과 어긋나기 쉬운데, 개정판이라는 점은 이 책에서 상당히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오래 눈이 머문 부분은 팔레스타인 소년 파리스 오데의 이야기였습니다. 열네 살 소년 앞에는 이스라엘군 탱크가 있고, 소년은 그 거대한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집니다. 그리고 열흘 뒤 다시 돌을 던지다가 총에 맞아 목숨을 잃습니다. 이 책에서도 이 이야기가 ‘끝이 보이지 않는 분쟁 속으로’라는 제목 아래 이어집니다. 국제분쟁을 공부하다 보면 국가명과 연도, 조약과 전쟁의 이름을 먼저 외우게 되는데, 이렇게 한 사람의 삶에서 출발하면 전쟁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그렇다고 감정적인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도 아닙니다. 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뿐 아니라 미얀마, 센카쿠 열도, 인도와 파키스탄,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도 이야기를 합니다.





중1, 중3 아이들과 뉴스를 함께 보다 보면 아이들이 의외로 국제정세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배경을 몰라서 질문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스라엘하고 팔레스타인은 왜 계속 싸워?”,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거야?”라는 질문 하나에 설명해야 할 역사가 너무 많으니까요.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만들어줍니다. 이 책에서는 ‘디아스포라와 시온주의’, ‘수니파와 시아파’ 같은 개념도 청소년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에서 맥락을 설명합니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국제분쟁을 어렵게 생각했지만, 사건 하나를 읽고 나면 “그러면 원래 누구 땅이었던 거야?”, “종교만 달라서 싸우는 건 아니네?” 같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로서는 바로 그 반응이 이 책의 교육적 가치를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국제분쟁은 한 권의 청소년 교양서로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한 지역의 역사에서도 당사자마다 기억과 해석이 다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상황이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좋은 활용법은 여기에 적힌 내용을 ‘정답’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읽기 위한 첫 번째 지도처럼 사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책이 장마다 ‘국제 시사 상식’과 ‘꼭꼭 씹어 생각 정리하기’를 두고 “국가의 안전을 이유로 특정 민족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처럼 하나의 답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를 제시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국제정치를 배우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누가 착하고 나쁜지를 빨리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하기 전에 더 많은 맥락을 살펴보는 습관을 갖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제분쟁, 무엇이 문제일까?>는 세계사나 사회 과목을 어려워하는 중학생뿐 아니라 국제 뉴스를 보기 시작한 청소년에게 특히 권하고 싶습니다.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와 한 장씩 이야기해보는 방법도 좋겠습니다. 사건의 이름을 많이 아는 아이가 아니라 “왜?”, “그 이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데?”, “반대쪽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묻는 아이가 되는 데에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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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강아지 2 - 몰티즈 앤 리트리버의 함께라서 좋은 날 ㅣ 사랑스러운 강아지 2
몰티즈 지음, 김근희 옮김 / 대원앤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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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 2>를 읽으며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은 ‘좋은 하루를 만드는 데 사건의 크기가 얼마나 중요할까’였습니다. 이 책에는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도 있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장면도 있지만, 정작 마음을 붙잡는 순간은 두 강아지가 서로의 상태를 살피거나 같은 풍경을 나누는 때였습니다. 화려한 사건보다 “같이 있다”는 사실이 하루의 의미를 바꾸는 방식이 이 책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귀여운 캐릭터 에세이로 가볍게 펼쳤다가,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몰티즈 작가님은 문랩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몰티즈 앤 리트리버’를 통해 편안한 일상과 두 캐릭터의 동행을 꾸준히 그려왔습니다. 이번 2권에서는 그 세계가 일상 바깥의 탐험으로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김근희 번역가님은 그림책과 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온 분으로, 작품 특유의 짧고 부드러운 대화가 과장되지 않게 살아 있습니다. 번역서가 아니라 원래 한국어로 된 만화라고 해도 믿어질만큼 번역이 자연스러워서 좋았습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거창한 판타지와 소소한 생활이 같은 호흡 안에 놓인다는 점입니다. “근데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길은 위험해”, “저 스쿠터를 타고 탐험하러 가면 될 거야”라며 모험을 준비하다가도, 다른 장면에서는 “너 오늘 왜 그래?”라고 묻고, 놀고 싶지 않다는 친구의 기분을 살핍니다. 욕실은 어느새 해변과 바닷속 탐험지가 되고, 굴착기로 욕실 바닥을 파헤치는 황당한 전개도 이어집니다. 상상력이 특별한 장소를 만들어내지만, 그 모험을 계속 움직이는 힘은 두 강아지의 관계입니다. 목적지보다 동행이 먼저인 이야기인 셈입니다.







부록 스티커는 다꾸보다 요즘 자주 펼쳐 보는 민법책에 붙이고 있습니다. 공부하다가 판례와 조문 사이에 몰티즈와 리트리버가 불쑥 등장하면 생각보다 꽤 쓸모 있는 ‘공꾸템’이 됩니다. 공부용 책은 반복해서 보는 물건이니 저에게는 이쪽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함께 들어 있는 플랩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머리가 복잡할 때 한 번씩 열어보면 두 강아지가 귀여운 하트 모양 물방울을 움직이는 장면이 나타나는데, 몇 초짜리 장난감 같은 부록이 의외로 기분 전환을 제대로 해줍니다.


이 책의 다정함은 누군가를 거창하게 위로하거나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 데서 나옵니다. 함께 놀고, 같이 먹고, 상대가 평소와 다르면 한 번 물어보고, 멋진 것을 보면 옆 사람을 떠올립니다. 이런 관계는 극적인 우정 서사보다 현실에 더 가까이 닿습니다. 다만 ‘함께 있음’이 언제나 행복을 보장한다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습니다. 좋은 관계는 단순한 물리적 동행보다 상대의 기분과 속도를 알아차리는 데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 2>는 복잡한 서사나 깊은 분석을 기대하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피곤한 날 짧게 펼쳐도 부담이 없고, 귀여운 그림 사이에서 관계와 일상의 작은 기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 잠시 가벼운 책이 필요한 분에게 특히 잘 맞겠습니다. 다 읽고 나면 대단한 교훈보다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좋은 것을 봤을 때 문득 같이 보고 싶어지는 사람. 그래서 이 책은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랑스러운강아지2 #몰티즈 #애원앤북 #베스트셀러 #사은품3종 #스티커 #플랩북 #캐릭터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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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 대하여 - 여우의 진화·생태·복원과 사람의 공존
송병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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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대하여 #지식과감성 #송병철 #여우생태 #야생동물 #동물행동학 #야생동물복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생태보다 이야기였습니다. 구미호, 여우 같은 사람, 여우짓 같은 말까지 인간은 오래전부터 이 동물에게 영리함과 교활함, 신비로움이라는 성격을 부여해 왔습니다. 그래서 <여우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여우’와 실제 야생동물로서의 여우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람의 상상 속 여우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요. 이 책을 따라가며 저는 한 종의 동물을 제대로 안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송병철 작가님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반달가슴곰과 산양 복원 사업에 참여했고, 중부복원센터 팀장으로 근무하며 여우 복원 현장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여우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력은 <여우에 대하여>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책은 여우의 진화와 분류에서 출발해 형태와 감각, 사회 행동, 먹이와 번식, 조사 방법을 거쳐 보전과 복원 사업까지 다룹니다. 학술적인 내용이 적지 않지만 연구 결과를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야생동물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며 인간과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함께 살핀다는 점에서 현장성이 강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여우’라고 묶어 부르는 동물들이 분류학적으로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의 계통도에서는 개과 안에서도 회색여우형, 붉은여우형, 남아메리카 개과 계통 등이 나뉘며, 붉은여우형 가운데 진정여우속(Vulpes)에 북극여우·사막여우·코사크여우 등이 포함됩니다. 또 붉은여우, 북극여우, 벵골여우, 블랜퍼드여우, 케이프여우, 코사크여우 등은 저마다 다른 지역과 환경에 적응해 살아갑니다. ‘여우’라는 친숙한 이름 하나 뒤에 진화와 지리적 적응의 긴 역사가 숨어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분류를 알고 나니 풍성한 꼬리와 뾰족한 귀 정도로 기억하던 동물이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동물을 볼 때 사람의 언어를 먼저 가져다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리하다, 귀엽다, 사납다, 충성스럽다는 식입니다. 여우에게 ‘교활하다’는 표현을 붙이는 것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책에서 여우의 행동을 먹이 획득, 번식, 가족 구성, 경쟁, 영역과 같은 생존 조건 속에서 설명하는 것을 읽고 나니 같은 행동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이 책에는 붉은여우가 단독으로 사냥하기도 하고, 먹이가 풍부한 환경에서는 번식쌍과 새끼 등이 함께 생활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의 성격을 대입하기보다 어떤 환경에서 그 행동이 유리했는지를 살피자 여우의 행동이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여우에 대하여>는 자연스럽게 공존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는 말은 따뜻하게 들리지만 실제 복원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야생동물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생활권과 경계를 모르고, 먹이와 번식지와 은신처를 따라 움직입니다. 책의 사회 행동 모형에서도 환경 조건은 먹이 밀도뿐 아니라 인간의 영향과 연결되고, 그것이 가족군이나 행동, 공간 이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제시됩니다. 따라서 복원은 동물을 몇 마리 자연에 풀어놓는 것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사람과 야생동물이 같은 공간을 이용하면서 생기는 피해와 갈등까지 관리해야 비로소 지속될 수 있습니다. ‘보호해야 할 귀여운 동물’이라는 시선만으로는 야생동물 보전의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여우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생태와 야생동물 복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전문적인 분류명과 표, 연구 자료가 제법 등장해 가벼운 동물 에세이를 기대한다면 다소 촘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여우를 막연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생명체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읽고 나서 제게 남은 변화도 의외로 소박했습니다. 여우를 보면 이제 ‘교활한 동물’이라는 오래된 수식어보다 먼저, 저 동물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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