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성공하는 AI 비서, 오픈클로 - 윈도우·맥미니·라즈베리 파이까지, 30분 만에 구축하는 오픈클로 실전 활용서
박권 외 지음 / 책밥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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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구나 성공하는 AI 비서, 오픈클로>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AI 활용도 정말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구나’였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AI를 꽤 자주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단순히 질문을 잘해서 좋은 답을 얻는 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AI가 만들어준 내용을 다시 복사하고, 파일을 옮기고, 자료를 정리하고, 여러 서비스를 돌아다니며 사람이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성공하는 AI 비서, 오픈클로>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대답하는 AI’가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거든요.




박권 작가님을 비롯한 공동 저자분들 대부분 학교 현장에서 AI·에듀테크 교육과 개발을 직접 해온 교사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AI의 미래를 거창하게 전망하는 이론서라기보다 실제로 설치하고 연결하고 써보는 매뉴얼에 가깝습니다. 책을 보면서도 그 점이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서 멈추지 않고 텔레그램 연결, 보안 인증, API, Codex CLI, Claude Code, MCP, 자동화 같은 내용을 실제 화면과 함께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특히 ‘AI에게 일을 시키는 것은 직원에게 일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관점이 재미있었습니다. 목표, 기존 자료, 결과물의 형식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제대로 일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에게도 “알아서 잘해줘”가 최악의 업무지시인데 AI라고 갑자기 독심술사가 될 리는 없습니다.  




제가 특히 관심 있게 본 부분은 AI 에이전트를 단독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업무 시스템으로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책에서는 Codex, Claude, Hermes Agent 등의 도구를 연결하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며, 파일과 외부 서비스까지 다루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이 책에서는 AI 에이전트에게 명확한 목표를 주고, 업무 맥락을 알려주고, 결과를 검증하는 세 단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앞으로 필요한 능력은 AI에게 질문 몇 개 잘하는 ‘프롬프트 기술’만이 아니라 일을 구조화하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 나온 블로그 자동 포스팅, 문서 정리, 캘린더 자동화, eBook 제작 시스템 같은 사례가 단순한 기술 자랑으로 보인다기보다 ‘내가 반복해서 하고 있는 일 중 무엇을 기계에게 넘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자동화가 거창한 개발자의 영역만은 아니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윈도우 PC부터 맥미니, 라즈베리 파이까지 환경별 구축법을 나눠 설명하고, 실제 오류와 비용·보안 문제까지 함께 다루기 때문에 직접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다만 이런 책은 읽는 것만으로 끝내면 효용이 절반 이하일 듯합니다. 한 챕터라도 직접 설치하고 돌려봐야 진짜 가치가 드러나는 유형입니다.




<누구나 성공하는 AI 비서, 오픈클로>는 ChatGPT를 어느 정도 사용해본 뒤 ‘그래서 이제 이것으로 실제 일을 어떻게 줄이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분께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생성형 AI를 처음 접하는 완전 초보자에게는 API나 CLI, MCP 같은 용어가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의 장점은 그 장벽을 가능한 한 실제 화면과 사례로 낮춰놓았다는 데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AI 시대의 중요한 변화가 ‘사람이 AI에게 질문하는 것’에서 ‘사람이 여러 AI에게 일을 배분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AI 사용법을 넘어 ‘내 일을 다시 설계하는 법’을 보여주는 꽤 현실적인 실전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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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
하라다 마하 지음, 강영혜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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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녹슨 리볼버 한 자루로 풀어낸다는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미술사와 추리가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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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일흔, 처음으로 ‘나’로 살기 시작했다
장미킴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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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나이 일흔, 처음으로 ‘나’로 살기 시작했다>는 제목부터 조금 묘했습니다. 저는 아직 당장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는 아니지만, 결국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까’ 못지않게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늙고 싶은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젊을 때의 선택과 인간관계, 돈을 대하는 태도, 스스로를 돌보는 습관이 결국 노년의 모습으로 이어질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장미킴 작가님의 이야기는 단순히 일흔 살의 인생 조언이라기보다, 지금부터 내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장미킴 작가님은 1957년생으로, 37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한 뒤 비로소 자신의 삶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흔을 앞두고 SNS를 시작하고 색소폰과 장구를 배우며 새로운 세계로 들어갔다는 이력부터 꽤 인상적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 ‘늦었다’는 말을 쉽게 하지 않는 태도가 좋았습니다. 젊을 때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합니다. 한강 다리 밑에서 돈을 받지 않고 색소폰을 연주하면서도 사람들의 박수를 통해 자유를 느꼈다는 이야기는 성공의 기준 자체가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며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다른 사람의 삶과 자기 인생을 비교하지 말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돈을 벌고 멋진 일을 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살다 보면 결국 자신의 인생만 초라하게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대목은 직장생활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직장에서는 이상할 만큼 타인의 기준이 내 삶으로 침투하기 쉽습니다. 누가 더 인정받는지, 누가 더 일을 잘한다고 평가받는지, 어느 정도까지 참고 맞춰줘야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지 끊임없이 비교하게 됩니다. 저 역시 조직 안에서 일을 잘하는 것과 조직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맡은 일을 해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관행이나 눈치를 먼저 요구받을 때도 있었고, 설명되지 않은 기대를 알아서 읽어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오래 겪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부족해서 힘든 것인지, 애초에 그 환경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책의 ‘남의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자기 인생을 초라하게 만들지 말라’는 메시지가 그래서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마음에 남은 부분은 “가슴에 든 것이 쌓이기 전에 입으로 쏟아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꽤 진지합니다. 무조건 화를 내라는 것이 아니라,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얻기 위해 감정을 끝없이 눌러두지 말라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저도 인간관계에서 필요 이상으로 참는 것이 반드시 성숙함은 아니라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됐습니다. 참는 사람이 늘 착한 것도 아니고, 계속 참는다고 관계가 건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는 내가 어디까지 괜찮은 사람인지 알 기회조차 잃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직장처럼 쉽게 끊을 수 없는 관계일수록 자신의 경계를 말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책에서 반복되는 ‘가끔은 한 성깔 하고 살아라’는 말도 결국 자기 존중의 문제일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이 노년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중년 이전에 읽어두면 좋은 노년 예습서’라고 느꼈습니다. 늙어서 갑자기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젊을 때부터 자기 돈을 관리하고, 인간관계를 가지치기하고, 하기 싫은 것에는 적당히 거절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습관을 길러야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게 살 수 있을 테니까요. 특히 노년이 막연히 두렵거나, 평생 다른 사람을 돌보고 맞추느라 자기 욕구를 뒤로 미뤄온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저처럼 아직 노년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꽤 유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덜 참기로 했고, 조금 덜 비교하기로 했고, 늦었다는 말을 가능하면 아껴 쓰기로 했습니다. 


#내나이일흔처음으로나로살기시작했다 #장미킴 #모티브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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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 - 지적 대화를 위한 하루 한 장 철학 읽기
소렌 베일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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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은 제목 그대로 철학을 처음 만나는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다만 철학을 전공하거나 오래 읽어온 사람에게도 의외로 재미가 있습니다. 저 역시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이후에도 철학책을 꾸준히 읽어왔기 때문에 소크라테스, 니체, 에픽테토스,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는 모두 익숙한 철학자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철학자를 ‘배운다’기보다는, 오래 알고 있던 사상을 일상의 질문 속에서 다시 읽는 재미가 컸습니다. 철학은 결국 삶과 떨어져 존재하는 지식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 책이기도 합니다.

소렌 베일 작가님은 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학·영상·스토리텔링을 공부한 뒤 철학과 인문 교양 분야의 글을 써온 저자입니다. 철학 전공자의 전형적인 철학사 서술과 조금 다른 느낌이 나는 것도 이 배경 때문인 듯합니다. 사상가별 개념 체계를 촘촘히 정리하기보다는 하나의 철학적 질문을 독자의 삶으로 옮겨오는 데 능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문장은 “생각하지 않는 삶은 정말 살 가치가 없을까”였습니다. 플라톤의 <변명>에서 전해지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생각을 현대인의 삶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저는 이 문장을 단순히 “항상 깊이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훈계로 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믿고 있는 가치가 정말 나의 것인지 되묻는 태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사회에서 빌려옵니다. 성공의 기준, 괜찮은 직업의 기준, 사랑받는 방식, 행복해야 하는 나이까지 이미 만들어진 답안지를 받아들고 살아갑니다. 소크라테스가 끊임없이 질문했던 이유도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익숙한 점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체와 에픽테토스를 다룬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고통스러운 삶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두 철학자는 상당히 다른 길을 걷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만납니다. 니체는 고통을 제거해야 할 오류로 보기보다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어떻게 자기 힘으로 전환할지를 묻습니다. 반면 에픽테토스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함으로써 삶의 중심을 되찾으려 합니다. 결국 둘 다 세계가 내 뜻대로 움직여야 행복하다는 생각을 포기하게 합니다. 이 책에서 “상대의 감정만 붙들고 있으면 내 삶의 주도권은 그 사람의 손에 넘어간다”는 취지의 설명도 그래서 인상적입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사랑도 배워야 한다”는 장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본능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니체가 음악을 예로 들어 설명하듯 낯선 것을 반복해서 만나고 알아가면서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 역시 사랑에 포함됩니다. 저는 이 관점이 인간관계뿐 아니라 책과 예술을 이해하는 데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작품이라고 해서 첫눈에 모두 감동적인 것은 아닙니다. 고전도 처음에는 낯설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경을 알고 다시 읽고, 다른 문장과 연결하면서 어느 순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





<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의 가장 좋은 점은 철학을 ‘철학자 이름 맞히기’에서 구출한다는 것입니다. 철학사 지식을 깊게 공부하려는 독자에게는 당연히 별도의 원전과 전문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철학을 처음 읽으려는 사람, 인문학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겠는 사람, 혹은 요즘 자기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출발점입니다. 특히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소화하기보다 하루 한 꼭지씩 읽고 자신의 경험을 한두 줄 적어보는 방식으로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내생애첫번째철학수업 #소렌베일 #더케이북스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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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공부의 종말 - 우리가 공부라 믿는 것은 어떻게 아이를 망치는가
아나 로레나 파브레가 지음, 김진주 옮김 / 앵글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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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짜 공부의 종말>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책이 단순히 “학교 교육은 낡았다”는 익숙한 비판을 반복하는 책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저 역시 교육을 공부하고 실제 교육 현장을 오래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부’에 쓰면서도 정작 배움의 이유를 잃어버리는지 자주 생각해왔습니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을 얼마나 많이 집어넣느냐가 아니라, 그 지식을 어떤 맥락에서 꺼내 쓰고 새로운 문제와 연결할 수 있느냐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말하는 ‘학교 게임’과 ‘러닝 게임’의 구분은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시험 점수와 순위를 잘 관리하는 능력과, 실제 삶에서 질문하고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분명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나 로레나 파브레가 작가님은 뉴욕대학교에서 아동 및 특수교육을 공부한 뒤 여러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이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실험학교 애드 아스트라의 교육 방식에서 발전한 신서시스에 참여한 교육자입니다. 그리고 김진주 번역가님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행복 심리학을 연구한 뒤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교육학과 심리학이 맞닿는 책인 만큼, 아이의 동기와 감정을 다루는 부분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읽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상황 속에서 배울 때”와 “설명서를 치우면 배움이 시작된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삼각비 공식을 외우는 것과 실제 나무집을 설계하면서 각도와 길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저는 이 차이가 교육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은 맥락과 결합될 때 오래 남고, 다른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세밀한 지시와 정답 중심의 수업은 아이가 고민할 틈을 없앱니다. 사진 속 “힌트와 정답이 사라질 때 배움이 시작된다”는 표현은 다소 과감하지만 핵심은 이해됩니다. 교사가 모든 길을 미리 닦아주면 아이는 길을 ‘따라갈’ 수는 있어도 스스로 길을 찾는 사람으로 자라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저는 학교 교육과 암기 자체를 무조건 ‘가짜 공부’로 몰아가는 데에는 조금 거리를 두고 읽었습니다. 기초 지식과 반복 연습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사고도 결국 재료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암기냐 창의성이냐의 양자택일보다는, 무엇을 왜 외우게 하는지, 그 지식을 이후 어떤 문제에 사용하게 만드는지에 있습니다. 책에서도 암기를 제대로 사용하면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다루는데, 이 부분은 특히 공감했습니다. 진짜 교육은 지식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도구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시간표와 속도를 요구하는 학교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한 부분 역시 생각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교육의 공공성과 개별화 사이에서 어디까지 균형을 잡을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논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래서 <가짜 공부의 종말>은 초중고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교사, 교육 관련 일을 하는 분, 그리고 “나는 왜 그렇게 오랫동안 공부했는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지?”라고 느껴본 성인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선행학습과 성적 관리에 몰두하면서도 아이가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되는 것이 걱정되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합니다. 이 책이 모든 교육 문제의 정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무엇을 더 시킬 것인가”보다 “아이에게 어떤 방식으로 배우게 할 것인가”를 먼저 묻게 만든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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