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 - 지적 대화를 위한 하루 한 장 철학 읽기
소렌 베일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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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은 제목 그대로 철학을 처음 만나는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다만 철학을 전공하거나 오래 읽어온 사람에게도 의외로 재미가 있습니다. 저 역시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이후에도 철학책을 꾸준히 읽어왔기 때문에 소크라테스, 니체, 에픽테토스,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는 모두 익숙한 철학자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철학자를 ‘배운다’기보다는, 오래 알고 있던 사상을 일상의 질문 속에서 다시 읽는 재미가 컸습니다. 철학은 결국 삶과 떨어져 존재하는 지식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 책이기도 합니다.

소렌 베일 작가님은 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학·영상·스토리텔링을 공부한 뒤 철학과 인문 교양 분야의 글을 써온 저자입니다. 철학 전공자의 전형적인 철학사 서술과 조금 다른 느낌이 나는 것도 이 배경 때문인 듯합니다. 사상가별 개념 체계를 촘촘히 정리하기보다는 하나의 철학적 질문을 독자의 삶으로 옮겨오는 데 능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문장은 “생각하지 않는 삶은 정말 살 가치가 없을까”였습니다. 플라톤의 <변명>에서 전해지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생각을 현대인의 삶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저는 이 문장을 단순히 “항상 깊이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훈계로 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믿고 있는 가치가 정말 나의 것인지 되묻는 태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사회에서 빌려옵니다. 성공의 기준, 괜찮은 직업의 기준, 사랑받는 방식, 행복해야 하는 나이까지 이미 만들어진 답안지를 받아들고 살아갑니다. 소크라테스가 끊임없이 질문했던 이유도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익숙한 점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체와 에픽테토스를 다룬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고통스러운 삶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두 철학자는 상당히 다른 길을 걷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만납니다. 니체는 고통을 제거해야 할 오류로 보기보다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어떻게 자기 힘으로 전환할지를 묻습니다. 반면 에픽테토스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함으로써 삶의 중심을 되찾으려 합니다. 결국 둘 다 세계가 내 뜻대로 움직여야 행복하다는 생각을 포기하게 합니다. 이 책에서 “상대의 감정만 붙들고 있으면 내 삶의 주도권은 그 사람의 손에 넘어간다”는 취지의 설명도 그래서 인상적입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사랑도 배워야 한다”는 장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본능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니체가 음악을 예로 들어 설명하듯 낯선 것을 반복해서 만나고 알아가면서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 역시 사랑에 포함됩니다. 저는 이 관점이 인간관계뿐 아니라 책과 예술을 이해하는 데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작품이라고 해서 첫눈에 모두 감동적인 것은 아닙니다. 고전도 처음에는 낯설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경을 알고 다시 읽고, 다른 문장과 연결하면서 어느 순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





<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의 가장 좋은 점은 철학을 ‘철학자 이름 맞히기’에서 구출한다는 것입니다. 철학사 지식을 깊게 공부하려는 독자에게는 당연히 별도의 원전과 전문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철학을 처음 읽으려는 사람, 인문학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겠는 사람, 혹은 요즘 자기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출발점입니다. 특히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소화하기보다 하루 한 꼭지씩 읽고 자신의 경험을 한두 줄 적어보는 방식으로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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