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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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뿐만 아니라 사고의 근육이 퇴화하고 있는 성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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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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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문교양 #질문의힘 #구정화 #우리가용기가없지 #질문이없냐

출판서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정답'을 찾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 정답을 향해 가는 '과정'인 질문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즉각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AI 시대에 접어들며,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잘 정리된 결과물을 수용하는 데 익숙해졌지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구정화 작가님의 신간 <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사고의 근육이 퇴화하고 있는 성인들에게도 매우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집니다. 구정화 작가님은 경인교육대학교에서 사회과교육을 가르치며 오랫동안 청소년들이 사회를 주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에세이 시리즈'를 집필해오신 분입니다. 이번 책에서도 작가님은 특유의 명료한 문체로, 질문이 단순히 정보를 얻는 수단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을 지키는 핵심 도구임을 역설합니다.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소크라테스와 아이히만의 대비는 매우 강렬한 통찰을 안겨줍니다. 진리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질문했던 소크라테스와, 상부의 명령에 의문을 품지 않아 거대한 악의 부속품이 되었던 아이히만의 사례는 질문의 부재가 개인의 삶을 넘어 공동체에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작가님은 질문을 7가지 영역으로 세밀하게 구조화하여 제시하는데, 특히 생성형 AI 프롬프트 구성법부터 메타인지, 비판적 사고, 그리고 민주시민의 자질인 토론 질문까지 아우르는 구성이 돋보입니다. 이는 질문이 단순히 개인의 지적 유희가 아니라,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실전 생존 기술'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줍니다.



 

저 역시 고전과 문학을 탐독하며 삶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해온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이 강조하는 '왜 질문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과거 대학 시절, 방대한 양의 전공 서적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 것에만 몰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읽는 글들이 나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질문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저 죽은 지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구정화 작가님이 강조하듯, 나 자신을 분석하는 '메타인지 질문'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내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용기입니다. 책에서 언급된 <인사이드 아웃>의 사례처럼, 내 안의 복잡한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고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선행될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과도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지요.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기술적 진보인 AI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AI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인간다운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사유의 불능'을 경계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정보가 범람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의 표와 그래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법(6)을 다루는 대목은 오늘날의 '문해력'이 단순히 글을 읽는 능력이 아니라, 숨겨진 의도와 편향을 찾아내는 '질문하는 능력'임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인문학적 소양이란 결국 수많은 정보 속에서 "이것이 정말 그러한가?"라고 멈춰 설 수 있는 힘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작가님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세련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역시 참 좋은 청소년 인문교양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질문하는 교실'을 꿈꾸는 교육 관계자들은 물론, 자녀가 주체적인 사고를 지닌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학부모님들께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직장에서 기계적인 업무 처리에 회의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커리어를 독립적으로 개척하고자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라는 제목처럼,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어쩌면 정답이 아니라 틀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작은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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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
나이토 이즈미 지음, 위지영 옮김 / 마음의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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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추천도서 #신간도서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정된 일이지만, 우리는 이상할 만큼 그 장면을 상상하지 않은 채 살아갑니다. 병원 중환자실의 기계음과 연명치료 장면에는 익숙하면서도, 정작 나는 어디에서 어떤 얼굴로 생을 마무리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는 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책이었습니다. 재택 호스피스 전문의인 나이토 이즈미 작가님은 30여 년간 환자들의 마지막 시간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을 관리하는 의료보다 삶을 끝까지 살아내는 인간을 보여줍니다. 또한 방송 다큐멘터리 번역가로 오래 활동해온 위지영 번역가님의 담백한 문장 덕분에 일본 특유의 정서가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죽음을 지나치게 비장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임종 직전까지 벚꽃을 보러 가고, 가족 빨래를 개고, 좋아하는 튀김을 먹으러 갑니다. 언뜻 보면 소소한 일상인데, 오히려 그래서 더 강렬합니다. 의료 현장에서 말기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평범한 하루를 잃고 싶지 않다는 욕구라고 합니다. 실제 완화의료(palliative care)에서도 통증 조절만큼 중요한 것이 환자의 삶의 주도권을 지켜주는 일인데, 이 책은 그 개념을 어렵지 않게 보여줍니다. 특히 저는 사람은 살아온 대로 죽어간다는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죽음은 갑자기 만들어지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평생 반복해온 태도와 관계의 마지막 연장선이라는 의미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잘 죽는다는 것은 잘 살아온 시간의 총합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외할머니의 병간호를 지켜본 경험이 있어 이 책의 분위기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큰 병원에 오래 입원해 계셨는데, 치료 자체보다 더 힘들어했던 건 내 삶이 병실 번호로 축소되는 감각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집에서는 평범한 어른이었는데 병원에서는 환자 이름표가 먼저 붙는 현실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 인물들이 끝까지 자기 취향과 일상을 지키려 했던 모습이 유난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와인 한 잔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은 가족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려 마지막까지 스스로 움직이려 합니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거창한 철학보다도 결국 내가 나로 남아 있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한 감동 실화집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2026년부터 통합돌봄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시작했는데, 의료·돌봄·주거를 연결해 익숙한 공간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자는 흐름은 이미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 오래 논의되어 왔습니다. 이 책은 그 제도의 성과를 정책 보고서처럼 설명하지 않지만, 실제 사람들의 얼굴과 일상으로 보여줍니다. 죽음을 삶에서 완전히 분리해버린 현대 사회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예전에는 집에서 태어나고 집에서 죽는 일이 흔했지만, 지금은 탄생과 죽음 모두 의료 시스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의료 발전은 중요하지만, 인간의 마지막까지 지나치게 관리 대상처럼만 다루게 되는 순간 삶의 존엄도 함께 흐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호스피스나 간병에 관심 있는 분들만 읽기에는 아까운 책입니다. 부모님의 노년을 고민하기 시작한 사람, 병원 중심의 죽음에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사람, 혹은 지금 자신의 삶이 너무 타인의 기준에 끌려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어떻게 죽고 싶은가보다 그날까지 어떤 하루를 살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삶의 마지막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반복한 태도들이 천천히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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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 - 유전과 교육을 둘러싼 가장 오래된 오해에 대한 행동유전학적 관점
안도 주코 지음, 허영은 옮김 / 알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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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유전학 #유전학 #우생학 #유전자 #교육 환경결정론 교육환경 쌍둥이연구 폴리제닉스코어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행동유전학이라는 분야는 늘 조심스러운 긴장을 동반합니다. 자칫하면 유전자 결정론이나 우생학으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안도 주코 작가님의 <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는 그런 불편한 주제를 상당히 균형감 있게 다루는 책입니다. 작가님은 일본 행동유전학 연구의 대표적인 학자로, 수십 년간 쌍둥이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입니다. 특히 유전은 인간을 결정하지 않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번역은 허영은 번역가님이 맡았는데, 전문 용어가 등장하는 책임에도 문장이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아 일반 독자도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교육과 유전학을 단순한 대립 구도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교육을 통해 누구나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다 유전자 탓이라고 단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둘 다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쌍둥이연구 사례들은 꽤 인상적입니다. 서로 떨어져 자란 일란성 쌍둥이가 비슷한 취향과 진로를 보이는 장면은 인간의 기질과 성향에 유전자의 영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실감하게 만듭니다. 동시에 작가님은 교육환경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유전자는 가능성의 범위를 제공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발현될지는 환경과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최근 교육학과 심리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폴리제닉스코어 연구도 소개되는데, 이 부분은 솔직히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학업 성취와 관련된 수천 개의 유전 변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교육 담론의 시대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줍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책을 읽으며 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부터 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아주 많이 들으며 자랐습니다. 물론 노력은 중요합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를 수없이 봤습니다. 어떤 사람은 설명 한 번에 이해하고, 어떤 사람은 몇 배의 시간을 들여도 어려워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차이를 전부 의지 문제로 설명하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지금은 교육학과 인지과학에서도 인간의 선천적 차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환경결정론이 완전히 틀렸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오히려 안정적인 교육환경과 문화적 경험이 유전적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교육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결국 교육은 모든 사람을 똑같이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각자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는 과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자유로운 사회일수록 유전적 차이가 더 드러난다는 주장입니다. 처음에는 역설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선택권이 제한된 사회에서는 모두가 비슷한 경로를 강요받지만, 선택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과 재능에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 지점은 최근 자주 논의되는 교육격차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단순히 부모의 열정이나 사교육 여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구조가 있다는 뜻이니까요. 다만 이 책의 장점은 여기서 체념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유전학을 인간을 줄 세우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우생학적 사고와는 거리를 둡니다.

 

<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는 교육 문제에 관심 있는 부모, 교사, 수험생은 물론이고 인간의 능력 차이에 대해 고민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특히 노력만 하면 된다혹은 다 타고난다같은 극단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싶은 독자에게 좋습니다. 교육, 유전자, 환경의 관계를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차분히 바라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읽고 나면 약간 씁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는 책입니다. 인간을 지나치게 비난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노력의 의미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출발선과 조건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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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3분 과학 1 - 서양 고대~중세 편 만화로 보는 3분 교양 시리즈
닥터베르(이대양) 지음 / 카시오페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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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보는3분과학 #교양과학 #베스트셀러 #신간도서 #추천도서





과학사는 종종 ‘공식의 역사’로 오해받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려고 몸부림친 사고의 역사에 가깝습니다. <만화로 보는 3분 과학 1>은 바로 그 지점을 아주 영리하게 파고드는 책입니다. 베스트셀러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시리즈를 잇는 교양 시리즈답게, 과학을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인간 문명의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닥터베르(이대양) 작가님은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에너지시스템공학 박사 과정을 거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웹툰과 과학 콘텐츠를 넘나들며 활동해 온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단순한 입문서라기보다 “과학을 어떻게 전달해야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가”를 잘 이해하고 쓴 결과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은 탈레스부터 케플러까지 서양 고대~중세 과학사의 흐름을 13명의 과학자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누가 무엇을 발견했다”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는 단순한 수학자가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숫자로 설명할 수 있다’는 세계관을 제시한 인물로 다뤄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철학자로 등장합니다. 저는 이 구성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고대의 학문은 오늘날처럼 물리학·철학·천문학이 분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은 학문을 세분화해서 배우지만, 고대인들은 오히려 “세계 전체를 이해하려는 시도” 속에서 사고했습니다. 그런 맥락을 만화 형식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였습니다. 그림자의 길이만으로 지구 둘레를 계산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놀랍습니다. 흔히 현대 과학은 첨단 장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과학의 출발점은 관찰과 추론이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한문 고전을 공부할 때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옛사람들은 제한된 정보 안에서도 패턴을 읽어내고 세상의 원리를 설명하려 했습니다. 과학과 인문학은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보여도 결국 “질서를 발견하려는 인간의 지적 본능”이라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릴레오와 케플러의 이야기도 단순한 천문학 지식이 아니라, 기존 상식을 의심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처럼 읽혔습니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과학을 ‘시험 과목’에서 다시 꺼내 ‘교양’으로 돌려놓는 데 있습니다. 사실 성인이 된 뒤 과학책을 다시 펼치려 하면 생각보다 장벽이 높습니다. 공식이 많거나 지나치게 전문적인 책은 금방 피로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만화로 보는 3분 과학 1>은 어른들이 보아도 전혀 유치하지 않고, 오히려 핵심 개념을 부담 없이 연결해 줍니다. 만화 형식이라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과학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꽤 선명하게 남습니다. 스마트폰, GPS, 우주 탐사 같은 현대 기술도 결국 탈레스와 아르키메데스 같은 사람들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니,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왜 과학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의외로 생활 밀착형 답을 주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을 어려워했던 독자, 학창 시절 과학에 흥미를 잃었던 성인 독자, 그리고 과학사를 가볍게 접해보고 싶은 어린이 독자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철학이나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자는 실험실 안에만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세계를 이해해 온 긴 이야기의 등장인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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