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타임슬립
최구실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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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타임슬립 #장편소설 #현대판인어공주 #물거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는 생각만해도 두근두근합니다. 아마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기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사람을 과거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이런 내용의 소설이 그토록 많이 등장하고, 또 봐도 재미가 있는 듯합니다. 최근에 텍스티에서 출간된 최구실 작가님의 <남의 타임슬립>도 제목에 나와 있듯 타임슬립이 소설의 주요 사건입니다. 타임슬립은 개인 혹은 집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현상을 뜻합니다. 미소년 느낌의 류남이라는 21살 남성이 바로 100년 전으로 타임슬립을 해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무렵에 등장하게 되는데요. ‘류남26살 여성 남은우의 만남이 바로 소설이 시작되는 운명적인 장면입니다.




 

소설을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줄거리를 이 리뷰에 자세하게 쓰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소설을 읽으면서 요즘 로맨스 소설과는 다르게 인어공주동화만큼 순수하고 아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류남과 남은우는 연인이나 친구관계도 아니면서 어떠한 이유로(그 이유는 소설 속에서 꼭 확인해 보세요. 은우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동거를 하게 되는데, 소설의 초반부터 남녀가 함께 동거를 시작하는 내용이 나와서 로맨틱한 요소가 많이 나오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보통 생각할 수 있는 흔한 내용이 아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은우는 남이 5살이나 어리기도 하고, 남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는 고등학생 신분이었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성이라기 보다는 보호해야 할 동생으로 줄곧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둘의 기묘한 동거가 어찌어찌 이어져가던 차, 은우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자신이 무척 아끼고 예뻐한 두 살배기 조카인 하나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 병원은 이미 환자들로 가득차 있고, 조카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빠르게 악화되어 가는 상황이 다가오던 차 남이 은우에게 조카를 살릴 수 있는 한 가지 힌트를 주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집니다.




 

겨우 서로에 대해 정이 들어갈 무렵, 남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버리는 장면은 아마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남이 준 힌트 덕에 은우는 조카인 하나를 살릴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남은 은우의 시야에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누군가의 운명에 개입하여 의도적으로 그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이토록 슬픈 결말을 불러올 줄 어떻게 상상이나 했을까요. 타임슬립을 하는 경우 보통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고 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수학여행 중 우연히 길을 잃어버린 남이 어쩌다가 한 번 만난 하나를 위해 물거품이 되어버려서 인간에 대한 애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남은 소설 초중반 분량에서 물거품이 되어버리지만, 그렇게 소설에서 완전히 증발한 것은 아닙니다. 팬데믹이 끝난 뒤에 소설 초중반보다 더 아름답고 멋진 이야기가 있으니 꼭 완독하셔서 확인해 보세요.




 

<남의 타임슬립>은 최근 읽은 로맨스 소설 중에서 가장 따뜻하고 슬픈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은우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가 청춘 드라마처럼 아름답게 그려진 이 소설이 올 겨울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분들에게 큰 만족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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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조각들
연여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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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조각들 #소설 #신간 #밀리의서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당장 달려가 바닥에 나뒹구는 헬멧을 주워들고 재빨리 그의 머리에 덮었씌웠다팔다리가 저절로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내가 아는 한 그 헬멧은 물거품 씨의 몸 일부와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마치 영원히 멈추지 못할 달리기를 해야 하는 형벌을 받은 사람처럼쓰러진 채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괴로워했다.

-254 p / <빛의 조각들>

 





 

밀리의 서재에서 선공개되었던 연여름 작가님의 작품, <빛의 조각들>이 출간되었습니다. 추상적이면서 강렬한 표지가 인상적인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문학과는 다른 스타일이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단 이 소설의 장르는 SF입니다. 저는 평소 SF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닙니다. 제가 과학 기술에 별로 관심이 없기도 하고, 그런 내용이 소설에 들어가면 조금 어렵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 소설은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 지식이 없어도 술술 읽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약 SF에 거부감이 있는 분일지라도, ‘과학을 잘 몰라도 읽는 데 부담없는 SF 소설정도로 편하게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뤽셀레는 망막과 시신경을 인공 강화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만들기 위해 소카의 저택에 청소부로 취직합니다. 불의의 사고로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는 흑백증을 앓게 되었기 때문에 원래의 직업인 파일럿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뤽셀레를 채용한 소카는 실력도 좋고 명성도 널리 알려진 화가입니다. 하지만 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요. 바로 호흡기와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먼 미래이기 때문에, 병이 있으면 대체 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을 인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신체의 원하는 부위를 자유롭게 기계로 강화하여 살아가는 사람을 인핸서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소카의 경우 직업이 화가이기 때문에 인공적인 신체 기관을 이식받을 수 없습니다. 연방 규정상 순수한 신체를 가진 오가닉에게서 탄생한 작품만이 예술로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는 타고난 신체를 그대로 가지고 살아가는 오가닉으로 남아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이 소설에는 소카와 뤽셀레 외에도 소카의 친척, 소카의 저택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도 등장하지만, 실질적으로 소카와 뤽셀레의 이야기가 가장 중심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둘은 각각 신체적인 아픔과 결핍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마음의 상처 역시 깊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픔과 병은 남들도 알 수 있지만, 마음에 숨겨둔 상처는 본인이 직접 꺼내지 않는 한 누구도 알 수 없는 법입니다. 소카와 뤽셀레는 서로 마음을 열게 되면서 자신이 어떤 상처를 가지고 살았는지, 그리고 세상을 어떤 마음으로 대했는지를 서서히 깨달아갑니다.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드는 빛처럼 천천히.

 

<빛의 조각들>은 총 263쪽으로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생각할거리들이 있어서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소설입니다. 처음엔 그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SF소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가슴이 먹먹한 부분들이 적지 않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이유로 불완전한 너, , 우리 그럼에도 마침내 끌어안고 말 자기만의 생에 관하여알고 싶은 독자분들에게 <빛의 조각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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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도시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허근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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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추천도서 #신간도서 #두드림미디어 #허근희 #일본소도시여행을가장행복하게하는방법 #일본여행






오오기사와역 전기버스를 타고 약 15분간 터널을 지나면아름다운 봉우리에 둘러싸인 연녹색의 신비로운 구로베 댐을 맞이한다우리는 첫 탄성과 함께 구로베의 아름다움에 취한다이후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해 구로베다이라에서 점심을 먹는 경우가 많다병풍처럼 둘러쳐진 다테야마의 풍경이 술맛을 돋운다자고로 물 좋고산 좋고공기 좋은 곳에서 술 한잔 곁들이는 것이야말로 풍류의 도가 아니겠는가구로베다이라에는 알프스 용천수로 만든 지방 맥주를 파는데매점에서 맥주를 구입해 식사하면서 마실 수 있다.

29 p / <일본 소도시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 두드림미디어

 





 

최근 저의 마음을 두근두근 설레게 만든 신간 한 권이 두드림미디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허근희 작가님의 <일본 소도시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책인데요. 이 책을 쓴 허근희 작가님은 대학에서 일본학을 전공하고 관광통역 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국내 대형 여행사에서 일본 전문 인솔자로 근무한지 15년 차로 일본 여행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10대 시절부터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일본 문화에 늘 관심이 많았는데, 일본에 여행을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가야지생각하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외국인 건 틀림없으니까요. 그래서 여행 유튜브 영상이나 책을 보면서 일본은 저런 곳이구나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는데, <일본 소도시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제가 지금껏 접했던 일본 콘텐츠와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내용을 가진 책이었습니다.




 

일단 이 책은 잘 알려진 일본의 대도시, 관광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책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소도시에 대해 쓰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들은 잘 모르는 나만의 명소를 하나씩 수집하는 기분이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에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가진 장소가 많이 숨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토야마, 나오시마, 아오모리 등과 같은 곳은 저도 잘 모르는 곳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일본 여행을 간다면 꼭 들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쓴 작가님은 우리는 보통 일본을 섬나라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일본에는 무려 3,000m가 넘는 산이 21개 이상 있을 정도로 높은 산이 많고, 깊은 계곡도 많다는 점을 이 책에 써 놓았습니다. 일본은 워낙 서브컬처 문화, 먹거리가 유명해서 도시에만 유독 관광객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일본의 자연 풍경을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붐비는 대도시보다는 고요한 곳을 선호하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제 취향과 꼭 맞아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소도시 여행법도 무척 즐겁게 읽었습니다. 작가님은 대도시는 젊고, 활기 있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도시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일본 소도시는 공항에 도착하면 일단 한산하다고 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아서 직원들도 친절하고 정중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 소도시의 풍경은 주변 경관에 맞추어 아기자기하다고 합니다. 결국 이 소도시 여행에서 여행자는 진정한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자기긍정감과 함께 소도시를 여행하다보면 내 안의 나를 격렬히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그것이 소도시를 여행하는 가장 큰 맛이라고 합니다. 일본 소도시처럼 담백한 이 책을 읽으면서, 저도 일본의 숨겨진 보물 소도시들을 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었고 여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일본 여행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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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튜던트 - 배움의 재발견
마이클 S. 로스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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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튜던트 #배움의발견 #소소의책 #신간도서 #추천도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도제가 된 학생들도 독립을 목표로 삼았다다만 도제 교육에서는 사회 공동체를 더욱 강조했다직인 길드마을도시교회의 일원으로서 독립한다는 것은 행동 규범이 다소 다른 아이들의 세계를 떠나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었다도제는 적어도 관습과 권위가 부과하는 위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받아들일 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전근대 유럽이라는 말은 수백 년에 걸친 시기와 매우 다양한 지역을 아우르는 말이며당연히 도제들의 경험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79 p / <더 스튜던트> / 소소의 책 마이클S.로스

 


 

우리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 학생이라는 신분을 거치게 됩니다. 학교라는 정규 교육기관이 아니더라도, 사회 속에 들어가 제 몫을 해내려면 누군가에게 기술이나 지식을 전달받는 시간을 가져야 하니까요. 우리는 이렇게 적지 않은 시간을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보냅니다. 그럼에도 학생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저 학생은 기술이나 지식을 묵묵히 습득하고, 힘들더라도 참고 버티고 인내하는 게 미덕이 아닐까하는 생각 정도만 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랬기에 최근 출간된 마이클 S. 로스 작가님의 <더 스튜던트>라는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제가 놓치고 살았던 학생이란 무엇인가’, ‘배움은 어디에서 오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이 두 질문을 중심축에 놓고 인류가 배움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상상해 왔는지를 긴 시간축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저는 배움이란 단순한 습득이라고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배움을 다른 사람에게서 배움을 얻어 스스로 생각하는 자유를 기르는 과정이라고 정의내립니다. 왜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배움을 원하는지를 이 단 한 줄의 정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배움을 통해 사실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학생은 단순한 청자가 아니라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우는 존재라는 이 책의 선언이 참으로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학생을 능동적이고 발전적인 존재로 본다는 점에서, 현대 교육학과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배움의 역사적 주제를 단순히 지식 전수로 보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사유의 형식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령 공자의 제자들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덕을 닦으며 배우는 존재들입니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은 질문과 대화를 통해 자기 이해로 나아가는 존재들이며, 예수의 제자들은 스승의 삶과 사랑을 실천하며 변모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세 가지 유형의 제자들은 배움이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확장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배움과 학생의 논의를 개념적으로 혹은 추상적으로만 다루지 않고 오늘날의 대학생 문화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인간, 의존에서 벗어나 자유의 시민이 되는 과정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줍니다. 결국 배움을 통해 자유를 획득하는 인간의 역사적인 드라마를 찬찬히 보여주면서, ‘인간의 지적 여정이 얼마나 중요하고 멋진 일인지를 깨닫게 해주지요. 미국대학협회 회장인 린 파스케렐라는 이 책은 오늘날 학생들이 직업과 시민의식, 삶에서 번영을 이루는 길을 제시하는 동시에, 좋은 학생이자 교사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혁신적으로 재해석한다라고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바 있습니다. 저는 이 추천사가 이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잘 요약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움, 교육, 지성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더 스튜던트>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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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
안젤라 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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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다정함을선택했습니다 #영국공인심리치료사 #안젤라센 #쌤앤파커스 #신간도서 #추천도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회불안장애를 설명할 때 외적 시선과 내적 시선이라는 개념이 있다이는 마음이 바라보는 방향즉 마음의 시선이나 관심의 방향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수업시간에 앉아있지만 딴 생각에 빠지거나 마음이 다른 데 가 있다면 마음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여기서 외적 시선이란 마음의 시선이 나 자신이 아닌 외부를 향한다는 뜻이고 내적 시선은 마음의 시선이 나 자신을 향한다는 뜻이다.

-53 p / <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 / 쌤앤파커스


 





영국 공인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안젤라 센 작가님의 <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안젤라 센 작가님은 영국 국립정신과 심리치료 클리닉 아이앱트에서 15년간 무려 1,500명이 넘는 사람들과 15,000시간 이상 만나온 베테랑입니다. 예전에는 상담이라는 게 조금은 특별한 상황에 놓인 사람만 가는 게 아닌가하는 사회적인 편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일상적으로 받고 있고, ‘슬픔, 외로움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콘텐츠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소위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음지에 있기보다는 수면 위로 꽤 드러난 셈이지요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의 상처로 인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겉으로는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이지만 학창시절 겪었던 따돌림, 교사의 편애 등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던 적이 있어서 여전히 사람에 대한 불신이 마음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이는 비단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마음의 상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는 아직 치유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주는 따뜻한 메시지입니다. 어렵고 딱딱한 상담 이론서나 사례집이 아닙니다. 작가님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일,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솔직한 감정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서 마치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도 다수 들어 있어서 읽는 동안 저절로 공부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혼밥 내지 1인 문화가 보편화되었습니다. 이런 문화가 일상화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상처, 피곤함등이 큰 원인으로 한 몫을 했겠지요. 이 책의 1장에서 작가님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절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합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마음을 회복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사례와 함께 풀어놓는데, 저는 이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변의 도움 외에도 그들 자신이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연결되려 했고 도움을 구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고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하는데요. 이것이야말로 사회성의 발달이며 사람으로 상처받았지만 사람으로 치유한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마음의 상처로 인간관계 및 일 등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다수 들어 있으니 책으로 직접 내용을 확인하신다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자신의 상처를 대면하고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를 1장부터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이 책이 무척 흡입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이 책이 저와 너무 동떨어진 트라우마, 심리치료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이렇게 집중해서 읽지 않았을 것입니다. 작가님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놓고 자기 자신을 구원해준 것은 자기 안에 숨어있던 다정함이라고 고백한 부분도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아프게 한 사람들을 꼭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는 구절에서는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자신만은 용서해야 하고, 자기 자신과는 화해해야 한다는 구절에서도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작가님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가해자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보다 그런 일을 막지 못한 자기 자신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썼습니다. 그것은 자기부정, 자기혐오, 자기공격으로 이어지므로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위한 아낌없는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제 마음속에 오랫동안 쌓여있던 아픔과 상처가 씻겨내려간 기분이었습니다. 시간을 들여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면서 다정한 사람이 되어 보겠다고 다짐해봅니다. 마음의 상처 때문에 오랫동안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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