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개론 - 초보자 필수 길라잡이
김문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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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주란 연, 월, 일, 시의 네 기둥을 말한다. 각각 두 글자로 하나의 기둥을 형성하고 있다고 사주팔자라 한다. 그러므로 역리학자들은 이 학문을 사주추명학 혹은 운명학 또는 명리학이라고 한다.


<명리학개론>, 김문식, 지식과감성, 10p





몇 년 전,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친한 회사 동료가 자신이 사주 공부를 좀 했다면서 제 사주를 봐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저는 사람의 사주팔자라고 하면 보통 신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영험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회사 동료는 저에게 몇 가지 개인정보를 묻더니 곧 만세력에 입력하고 그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만세력에는 식신, 상관, 편관격, 양인격 등 어려운 말들과 오행을 나타내는 색깔 등이 있었는데, 회사 동료는 그 복잡하고 어려워보이는 내용을 보면서 해석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사주팔자라는 것을 믿지 않고 살아왔는데, 회사 동료가 저의 사주를 보고 해준 말들에는 전혀 허풍이 없었습니다. 




그냥 호기심에 본 것이었음에도 그 날의 경험으로 인해 저는 '사주팔자'라는 관심사를 하나 더 두고 살아오는 중입니다. 진작에 사주팔자를 알고 공부를 했더라면 인생의 액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저의 인생을 자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주팔자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명리학 지식'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명리학과 관련한 책이나 유튜브를 자주 보는 편인데, 완전히 마음에 드는 콘텐츠가 없었습니다. 지식이 너무 얕거나 아니면 제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어려운 것 투성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저의 마음에 쏙 드는 엄청난 신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지식과감성에서 출간한 김문식 작가님의 <명리학 개론>입니다. 


이 책은 역학 왕초보자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합니다. 보통 명리학 책은 굉장히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명리학 개론>은 역학 입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쓰여진 책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음양오행의 기초이론'을 설명한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음양오행을 제대로 모른 채 바로 명리학 실전으로 들어가게 되면 계속 뜬구름잡는 듯한 해석만 나오게 됩니다. 음양오행이라는 동양철학의 근본 원리를 공부해야 명리학의 구조를 알게 되고, 오행의 활용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가님은 음양오행의 기초 이론에 대해 약 84쪽 정도를 할애하여 설명합니다. 대충 넘어가거나 생략된 부분이 없어서 명리학 기본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1부를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오행 간명론이 나옵니다. 저는 사주팔자를 볼 때 '일간'에 늘 관심이 많았는데요. 이 책에는 일간의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하나 하나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간과 월령에 대한 부분에 대한 내용에도 감탄을 했습니다. 갑목, 을목, 병화, 정화, 무토, 기토, 경금, 신금, 임수, 계수에 대한 설명은 사주팔자 유튜브에도 잘 다루지 않는 것들입니다. 굳이 이런저런 영상이나 책을 찾으며 헤맬 필요 없이, 이 책 한권이면 만세력 해석은 왠만큼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건록격, 양인격, 식신격, 상관격, 정재격, 편재격, 정관격, 편관격, 정인격, 편인격도 사주팔자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인데요. 이에 대한 해석도 258~310쪽에 아주 자세하게 들어 있습니다.


<명리학개론>에는 이렇게 귀한 지식, 제가 알고 싶어했던 내용, 몰랐던 내용이 많아서 읽는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단, 책에 한자가 많이 등장하는 편이니 어느 정도 한자를 읽을 수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자능력검정시험 기준 3급 이하 수준 정도)


김문식 작가님은 "나쁜 운명을 타고났다고 해도 거기에 종속되기보다는 나쁘게 된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서 극복할 것은 극복하고 바꿀 것은 바꾸어서 비관적인 인생을 긍정적인 인생으로 전환하도록 힘써야 한다. -11 p"라고 '들어가며'에 쓰셨는데요. 바로 이런 이유로 명리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이란 운명대로 흘러가는 것이다라고 대충 살아가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장단점을 알기 위해 명리학을 공부하는 것이지요. 초보자를 위한 개론책이 나왔으니, 다음에는 중급자용 명리학책도 나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별 5개 만점에 5개를 주고 싶은 아주 훌륭한 책,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명리학개론 #지식과감성 #김문식 #신간 #역학 #추천도서 #사주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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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지구에 관한 9가지 질문 - 기후위기와 인류세의 종말
정종수 지음 / 플루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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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책들, 방송 등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해가 갈수록 지나치게 더워지는 여름, 대기 오염으로 인해 마스크 없이는 외출이 꺼려지는 현실이 피부에 와닿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플루토 출판사의 신간 <일회용 지구에 관한 9가지 질문>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이 책은 제가 그동안 얼마나 환경문제를 얄팍하게 생각해 왔는지를 반성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저는 '플라스틱 빨대는 나쁘고 종이 빨대는 좋다, 원자력 발전소는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주범이기 때문에 없어져야 한다'와 같이 이것 아니면, 저것 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환경문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환경문제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는 많이 아는 편이지만, 단편적이고 얄팍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던 거지요.




이 책은 하나의 환경문제 이슈를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이 점이 바로 이 책의 큰 장점이에요. 이 책에서는 총 9가지 환경문제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요. 단순히 '이런이런 이슈가 있고, 해결책은 이렇습니다' 수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개수로 보면 그다지 많지 않은 이슈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기후위기, 플라스틱과 폐기물, 생태계 파괴, 대기오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발자취, 친환경 에너지, 원자력 발전, 환경보호 활동, 기업과 환경문제, 환경문제의 해결법 등'에 대해서 조목조목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 핫한 환경문제 이슈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슈가 될 문제들까지 빠짐없이 이 책 한 권에 들어 있어요.


저는 그동안 언론에서 '이런 환경문제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러하다'를 그냥 그대로 믿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렇게 단순히 생각했다가는 오히려 환경문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창 언론에 많이 나왔던 이슈 중의 하나가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 사용하기 였잖아요. 저도 텀블러,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텀블러를 사 모으고, 종이 빨대를 고집했습니다. 그런데 <일회용 지구에 관한 9가지 질문>을 읽어보니 오히려 텀블러, 종이 빨대가 환경 파괴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친환경 제품은 무조건 좋다고 구입을 해왔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친환경 제품이 정말로 장점만 가진 완벽한 제품인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원자력 에너지가 정말로 나쁜 것인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정부에서 어느 정도까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환경문제 이슈들이 피상적인 수준에서 소개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전문가의 관점에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정확히 바라보고 쓴 책이어서 그동안 환경문제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이면의 이야기들을 많이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해박한 지식에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책을 읽었어요.


이 책을 쓴 정종수 작가님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무려 40년간 기후환경 분야 연구와 기술 상용화에 헌실해 왔으며, 현재는 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작가님이 환경과 과학 분야의 전문가이셔서 그런지 책이 참 논리적이면서, 주장에 대한 근거가 명확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읽기에 어려운 책은 전혀 아닙니다. 중학생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읽기 편한 책입니다. 책 속에 중간 중간 들어있는 그림, 그래프가 내용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책 편집도 깔끔하고 예뻐서 영상 세대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 환경문제 이슈로 독서 토론 수업을 할 때 이 책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의 환경문제 이슈에 대해 찬성, 반대 근거가 책 속에도 소개되어 있고, 이에 대해 독자가 더 생각을 보탠다면 좋은 토론거리가 될 것입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그리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조금씩 깨닫고 조금 더 나은 지구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편집, 글 모두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한 책을 만나 독서를 하는동안 무척 즐거웠습니다. 과학 도서를 전문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플루토의 신간들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일회용지구에관한9가지질문 #정종수 #플루토 #신간 #추천도서 #환경문제

* 플루토 서평단 자격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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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여신 - 사납고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여자들의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이수영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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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성 문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 강렬하고 쎈 주인공들을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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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여신 - 사납고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여자들의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이수영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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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는 충분히 슬픈가? 그녀가 궁금해하며 스테이크 위에 머스타드를 바르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두 사람은 연휴를 맞아 스페인 발렌시아에 왔다. 하늘은 복숭아색, 오렌지색, 살구색으로 열심히 불타며 장엄한 태양을 떠받치고 있었다. 작은 광장에는 얌전한 관광객 행렬이 조금씩 다시 돌아다녔다.

<복수의 여신> 241 p.




해외 여성 작가들의 강렬한 소설집이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바로 현대문학에서 출간한 <복수의 여신>입니다. 한때 출판계에서 '페미니즘'이 핫이슈였는데요. 물론 여성 작가들이 페미니즘에 관한 소설을 쓴 게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은 아니긴 합니다. 90년대에도 페미니즘이 작가들 사이에서 유행을 했으니까요.


저는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아직 인기가 식지 않은 페미니즘 계열의 소설집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여성들이 쓴 여성들의 이야기가 맞지만, 단순히 페미니즘 이야기라고 묶어버리기엔 아까운 소설집입니다. 그보다는 가요계를 강타했던 '쎈언니' 컨셉의 소설집이라고 해야겠네요.




이 소설집은 산디 토츠버그, 마거릿 애트우드, 시엔 레스터, 카밀라 삼지, 엠마 도노휴, 앨리너 크루스, 수지 보이트, 앨리 스미스, 레이첼 시퍼트, 스텔라 더피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여성 작가들이 참여하여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건, 이 소설집에 수록된 앨리너 크루스의 <의자 속 악령>은 소설이 아니라 '만화'입니다. 음울하고 살짝 기괴한 느낌이 있는데요. 만화가 소설집 중간에 들어 있다는 게 놀라웠고, 그래서 이 소설집이 매운맛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평범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 소설에서는 단순히 사회적 역자로 취급되는 '여성'들을 불쌍하게 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강한 남자들도 이 소설 속 여자들 앞에서는 기를 못피겠구나하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집을 읽을 때 강렬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사실 여성 인권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사회적 약자인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변 여성 동료들이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권고 사직을 당한 경우도 몇 번 봤습니다. 남성이었다면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나마 소설을 통해서 이런 답답한 현실에 소리라도 지를 수 있으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제가 방금 말씀 드렸던 작품인 <의자 속 악령>에는 '쉬-데블' 여성이 나와요. 악마 같은 여자, 악녀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다른 소설에서도 평범한 여자들, 약한 여자들이 나오지 않습니다. 수지 보이트의 <홀아비 염탐꾼>에서는 머크 레이커라고 불리는 가십녀, 기레기가 소설의 중심입니다. 레이첼 피퍼트의 <피압제자의 격분>에서는 '퓨리'라는 '맹렬한 분노'가 나옵니다. 다른 작품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힘 있고 무서운 나이든 여자, 성매매 여성, 싸움닭, 남장 여자 등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여성들이지만, 배척을 당한 여성들이 소설 속에 당당하게 나옵니다.


저는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웹소설만큼이나 통쾌함을 느꼈습니다. 이게 진짜 소설 읽는 재미구나, 라고 느꼈구요. 저는 예술적인 소설보다는 이렇게 저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남성 위주의 사회에 돌이라도 던져주는 이야기가 더 좋습니다.


<복수의 여신>같은 소설들이 계속 더 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여성 독자들은 무조건!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평소 여성 문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 강렬하고 쎈 주인공들을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집입니다.



#복수의여신 #현대문학 #현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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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이동용 지음 / 초록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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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북스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형제들이여, 그대들의 가슴을 들어 올려라. 높이, 더 높이!

그리고 다리도 잊지 말아라! 그대들의 다리도 들어 올려라.

그대들, 춤을 멋지게 추는 자들이여, 그대들이 물구나무를 선다면 더욱 좋으리라!"(비극)

니체는 늘 한결같다. 그가 한 말을 스스로 입에 담아보고, 그가 생각하는 사막을 생각해내며, 그 사막에서 걷고 있는 굳센 다리를 떠올릴 줄 알아야 한다.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59 p






니체 전집을 사두고 읽지 않은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사는 게 바빠서 읽지 못했다는 구차한 변명을 할 수도 있지만, 이유는 솔직히 다른 데 있습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음에도, 니체 철학은 저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무엇'으로 늘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책에 손이 선뜻 가지 않았던 건 니체 철학에 접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니체 철학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읽기를 망설이고, 피하기를 반복하던 중 이동용 작가의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를 접했습니다. 이 책을 쓴 이동용 작가님은 수필가이자 철학자입니다. 니체 학장인 스승 발터 겝하르트 밑에서 니체, 쇼펜하우어, 괴테, 포이어바흐, 카프카, 헤세 등 실존철학의 계보에 선 이들의 철학을 전수받고 독일 바이로이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분입니다. 한마디로 니체 철학의 권위자입니다.


이동용 작가님은 많은 공부를 하셨음에도 글을 결코 어렵게 쓰지 않습니다. 이 점이 바로 이 책의 최대 장점입니다. 이 책은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저처럼 니체 철학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꼭 필요한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대학에서 니체 철학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고리타분한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과 소통도 잘 되고 인기도 많은 선생님의 강의 말이지요.




니체 철학을 알고 싶어서 읽은 책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니체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나이만 먹었을 뿐, 진짜 어른이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이들보다 유치한 어른들도 있습니다. 보통 좋은 어른이 되려면 롤모델이 필요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이 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가님은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나오는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단계를 이 책에서 '어른'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소개합니다. 좋은 어른이 되려면 니체를 안내자로 삼으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어렸을 적, 공부만 잘 하면, 성실하기만 하면 그냥 바로 멋진 어른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지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작가님은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에서 니체 철학을 알기 쉽게 이야기 해 줄 뿐만 아니라, 어른의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 줍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비록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더라도, 니체 철학을 잘 알아두면 언젠가는 멋진 어른이 되겠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누군가는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했냐고 비난을 할 수도 있지만, 작가님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위로해줍니다.




저는 어른이 되기 위해 왜 고난과 시련을 겪는 낙타의 단계가 필요한지를 읽으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유명한 말뜻을, 사자의 단계를 읽으며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낙타, 사자의 단계를 거쳐 왜 우리는 결국 어린아이의 단계로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의 262쪽을 보면 "어린아이의 정신은 신을 죽인 자의 것이다. 신을 죽인 어린아이는 신의 형상을 새롭게 찾아간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보통 '신'이라고 하면 결코 넘을 수 없는 존재, 우러러 보아야 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니체에게 '신'은 넘어야 할 대상입니다. 믿었던 신을 죽였다고 해서, 그걸로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작가님의 글에 희망을 얻습니다. 그리고 니체의 이렇게 과감하고 혁신적인 철학이 좋습니다. 니체 철학을 몰랐다면, 그저 그런 나이만 먹어가며 외모로만 '어른'일 뿐인 사람으로 늙어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으로 니체를 만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마음이 성숙한 어른이 되기를 희망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책이 쉽게 잘 쓰여져 있으니 청소년 독자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세상 #맘수다 #책세상맘수다카페 #꽤괜찮은어른이되고싶다면니체를만나라 #초록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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