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이동용 지음 / 초록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초록북스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형제들이여, 그대들의 가슴을 들어 올려라. 높이, 더 높이!
그리고 다리도 잊지 말아라! 그대들의 다리도 들어 올려라.
그대들, 춤을 멋지게 추는 자들이여, 그대들이 물구나무를 선다면 더욱 좋으리라!"(비극)
니체는 늘 한결같다. 그가 한 말을 스스로 입에 담아보고, 그가 생각하는 사막을 생각해내며, 그 사막에서 걷고 있는 굳센 다리를 떠올릴 줄 알아야 한다.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59 p
니체 전집을 사두고 읽지 않은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사는 게 바빠서 읽지 못했다는 구차한 변명을 할 수도 있지만, 이유는 솔직히 다른 데 있습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음에도, 니체 철학은 저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무엇'으로 늘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책에 손이 선뜻 가지 않았던 건 니체 철학에 접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1105/pimg_7719751604484102.jpg)
니체 철학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읽기를 망설이고, 피하기를 반복하던 중 이동용 작가의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를 접했습니다. 이 책을 쓴 이동용 작가님은 수필가이자 철학자입니다. 니체 학장인 스승 발터 겝하르트 밑에서 니체, 쇼펜하우어, 괴테, 포이어바흐, 카프카, 헤세 등 실존철학의 계보에 선 이들의 철학을 전수받고 독일 바이로이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분입니다. 한마디로 니체 철학의 권위자입니다.
이동용 작가님은 많은 공부를 하셨음에도 글을 결코 어렵게 쓰지 않습니다. 이 점이 바로 이 책의 최대 장점입니다. 이 책은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저처럼 니체 철학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꼭 필요한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대학에서 니체 철학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고리타분한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과 소통도 잘 되고 인기도 많은 선생님의 강의 말이지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1105/pimg_7719751604484103.jpg)
니체 철학을 알고 싶어서 읽은 책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니체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나이만 먹었을 뿐, 진짜 어른이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이들보다 유치한 어른들도 있습니다. 보통 좋은 어른이 되려면 롤모델이 필요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이 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가님은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나오는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단계를 이 책에서 '어른'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소개합니다. 좋은 어른이 되려면 니체를 안내자로 삼으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어렸을 적, 공부만 잘 하면, 성실하기만 하면 그냥 바로 멋진 어른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지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작가님은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에서 니체 철학을 알기 쉽게 이야기 해 줄 뿐만 아니라, 어른의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 줍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비록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더라도, 니체 철학을 잘 알아두면 언젠가는 멋진 어른이 되겠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누군가는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했냐고 비난을 할 수도 있지만, 작가님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위로해줍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1105/pimg_7719751604484104.jpg)
저는 어른이 되기 위해 왜 고난과 시련을 겪는 낙타의 단계가 필요한지를 읽으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유명한 말뜻을, 사자의 단계를 읽으며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낙타, 사자의 단계를 거쳐 왜 우리는 결국 어린아이의 단계로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의 262쪽을 보면 "어린아이의 정신은 신을 죽인 자의 것이다. 신을 죽인 어린아이는 신의 형상을 새롭게 찾아간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보통 '신'이라고 하면 결코 넘을 수 없는 존재, 우러러 보아야 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니체에게 '신'은 넘어야 할 대상입니다. 믿었던 신을 죽였다고 해서, 그걸로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작가님의 글에 희망을 얻습니다. 그리고 니체의 이렇게 과감하고 혁신적인 철학이 좋습니다. 니체 철학을 몰랐다면, 그저 그런 나이만 먹어가며 외모로만 '어른'일 뿐인 사람으로 늙어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으로 니체를 만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마음이 성숙한 어른이 되기를 희망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책이 쉽게 잘 쓰여져 있으니 청소년 독자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세상 #맘수다 #책세상맘수다카페 #꽤괜찮은어른이되고싶다면니체를만나라 #초록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