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과학자 - 망망대해의 바람과 물결 위에서 전하는 해양과학자의 일과 삶
남성현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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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의과학자 #신간 #남성현 #흐름출판


바다 위에 비치는 잔잔한 달빛의 잔상은 어찌나 환상적인지. 그 어떤 예술가가 와도 그 아름다움을 쓸 수도, 노래할 수도, 그려낼 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눈에 잘 담아 두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갑판에 한참을 누워 있곤 했다.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으면 세상의 일들이 멁 느껴지고, 나와 세상에 관대해지고,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몸과 마음이 경건해지는 것만 같다.

61 p / <바다 위의 과학자>






바다는 참으로 매력이 넘치는 공간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잔잔한 물결, 일정하게 몰아치는 파도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의 평안을 줍니다. 그리고 바다는 우주처럼 여전히 미지의 공간이지요. 인간은 영원히 바다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인류가 밝혀낸 바다에 대한 지식만이라도 알고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남성현 작가님의 <바다 위의 과학자>라는 책이 출간되었을 때 무척 반가웠습니다. 남성현 작가님은 직접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 바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해양물리학자입니다. 한없이 넓고 깊은 바다의 비밀을 밝히는 일을 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분이라 그런지 이 책에도 바다에 대한 애정이 한껏 드러나 있습니다.




<바다 위의 과학자>는 바다에 대한 전문적이고 딱딱한 지식이 들어있는 책이 아닙니다. 바다에 대한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작가님이 바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 바다 연구에 대한 이야기(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 등이 들어있습니다. 작가님은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대기, 육지, 바다 중에 바다만을 연구하고 있지만 사실 자연환경을 연구하다보면 어떤 순간의 현상이 아니라 지구 환경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썼습니다. 단순히 바다에 대한 이야기만 주구장창 늘어놓는다면 지겨울법도 한데, 작가님은 이렇게 바다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 수록된 에세이 한 편, 한 편이 큰 울림을 줍니다. 바다에 대해 그동안 몰랐던 사실과 지식도 알 수 있을 뿐더러, 자연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던질 수 있게 합니다.




작가님은 바다가 우주보다 더 미지의 세계이자 진정한 프런티어라고 생각합니다. 심해의 환경은 그 자체로 극한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빛이 없는 암흑 속 세상을 탐구하며, 사람이 접근할 수 없어 각종 첨단 관측 장비를 통해 접근해야하는 미지의 세계. 비록 접근이 어렵고 위험하지만 작가님은 가끔 인류의 어느 누구도 아직 접촉해보지 못한 어느 바닷속 어떤 수심의 특별한 바닷물에 가장 먼저 손을 댄 사람이라는 짜릿함도 종종 경험했다고 합니다. 작가님이 참으로 의미있는 연구를 하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다를 연구하면서 힘든 일도 분명 많이 있었을텐데, 이 책에는 늘 이렇게 바다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가님의 삶의 태도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바다 위의 과학자>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들, 바다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책입니다. 글이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있어서 저는 몇 시간만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바다에 대한 책들이 더욱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 덕분에 참으로 즐겁고 뜻깊은 독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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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 코드 - 다섯 가지 코드로 크리스티를 읽다
오오야 히로코 지음, 이희재 옮김 / 애플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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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유럽 #애거사크리스티 #추천도서 #신간 #문학 #추리소설 #소설

 


 

저는 소위 순수문학으로 분류되는 작품들보다 장르문학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현실도 갑갑하고 힘든데, 현실과 비슷한 순수문학을 읽고 있으면 더 우울해지기 때문입니다. 장르문학은 순수문학에서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데, 특히 저는 추리소설을 즐겨 읽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엄청난 플롯, 놀라운 사건, 영리한 탐정의 명쾌한 활약을 읽고 있으면 어느새 저도 사건의 현장 한 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수많은 추리소설 중에서도 과연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은 일품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작가의 드라마, 영화 등으로도 만들어져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요. 저는 애거사 크리스티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서 막연히 재미있다, 잘 썼다라고만 생각했지 요모조모 자세히 살펴볼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재가 재미있게 읽은 크리스티 작품에 대해 누가 잘 설명해주면 좋겠다라는 생각 정도만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애플북스에서 다섯 가지 코드로 크리스티를 읽을 수 있는 책인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를 출간했습니다. 크리스티의 팬이라면 굉장히 기뻐할만한 소식입니다. 물론 저도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 대박!’하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구요.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는 제목 그대로 애거사 크리스티 작품의 코드가 무엇인지를 완벽하고 철저하게 파헤친 책입니다. 탐정, 무대와 시대, 인간관계, 속임수 기술, 함정이라는 코드로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들을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소설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만약 국문과 시간에 누군가가 이렇게 작품 분석을 알려주었더라면 평론에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을 것 같아요. 미스터리, 추리물은 대단히 뛰어난 사람들이 쓰는 장르인 것은 확실하지만, 이렇게 철저히 해체된 내용을 보니 저도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그저 즐기기만 했는데,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를 읽고 나니 , 이 작룸은 크리스티가 살던 배경을 썼구나, 그리고 저 작품은 남편과 이혼하던 시기에 써서 그런 내용을 담고 있구나.’ 등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자연스레 길러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읽었던 크리스티 소설들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또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는 크리스티 소설의 팬들이라면 일독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오오야 히로코 작가님은 서평가이자 문예평론가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확실히 글을 맛깔나게 잘 쓰십니다. 설령 크리스티의 작품을 전혀 모르는 독자라고 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작품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다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티 작가의 작품을 모두 다 찬양하는 주례사 평론 스타일의 글은 아닙니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아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크리스티의 작품을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일반 평론집처럼 난해하거나 어렵지 않아서 가독성이 좋습니다. 크리스티 소설을 전반적으로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분들, 추리소설 매니아 분들에게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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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 우리의 삶을 넘어선 본질에 대한 이야기 세스 시리즈
제인 로버츠 지음, 매건 김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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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신간 #추천도서 #존재하는모든것은사라지지않는다 #베스트셀러 #터닝페이지


여러분은 여러분이 속한 광범위한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연극 중인 배우로 생각해보십시오. 무대는 21세기이고 스스로 각본, 무대 장치, 주제들을 준비합니다. 사실 여러분은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 관여해온 셈이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는 집단 극에 말이에요.

-69 p /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참으로 매혹적인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제인 로버츠는 미국의 문학가로 1964년 예기치 않게 '세스'라는 존재와 접촉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스'의 말을 전달 받아 세상과 우주를 이루는 모든 법칙에 대한 이유와 해답, 원인과 결과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AI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저는 형이상학적인 영적인 존재가 있다고 믿습니다. 과학 기술로도 완전히 해명하지 못한 존재들이 우리와 여전히 함께 있다고 생각하기에 '영혼과 창조적 삶의 비밀'을 알려준 이 책은 저에게 놀라움과 충격, 그리고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오로지 공부가 전부인 줄 알았지만, 막상 사회에 나가보니 공부는 인생에서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큰 세상을 보며 살아가는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회사에 얽매여 다른 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현실이 너무 갑갑하다고 느껴질 때쯤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들의 모든 관심이 현실이라고 불리는 한 가지 밝은 측면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 외에 많은 현실이 있는데도 우리들은 그 존재를 무시하고 그것에서 비롯되는 모든 자극을 없애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최면에 걸려 있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만 이제는 조금씩 깨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세스'라는 존재는 우리들에게 내면의 눈을 뜰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책의 주제는 '영혼의 본질'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영혼이란 무엇인가'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죽음, 윤회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저는 특별히 종교가 없어서 그런지 편견없이 '세스'의 메시지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고, 그동안 제가 만났던 숱한 인연들을 떠올리며 저의 내면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현실을 살아가는 것도 버거워서 주변을 자세히 둘러본 적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세스'가 말하는 사념체가 유독 와닿았습니다. '세스'는 비록 육체적으로 지각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들은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당야한 형체를 창조한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형체들이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아직 완전히 육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실재하는 유령과 같은 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죽음과 탄생, 인간의 영혼, 인간의 삶, 인간의 정체성 등에 대한 궁금증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께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를 추천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세스'의 메시지들을 읽으면서 존재의 진실을 깨닫고, 저의 삶이 축복받은 것임을 늘 상기시키며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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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 - 5,000년 시간을 뛰어 넘는 인생 고수들의 대화 전략
린이 지음, 송은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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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신간 #추천도서 #고전에서찾은말의내공 #비즈니스북스 #베스트셀러


사안이 보여준 화술은 옅은 구름을 감도는 가벼운 바람처럼 여유있게 말하는 것이다. '옅은 구름'이란 잔뜩 낀 것도, 그렇다고 한 점도 없는 모양새도 아니다. 이처럼 희미한 구름에 바람이 어우리려면 산들거려야 한다. 거센 바람은 구름을 날려 흩트려 버리고, 그렇다고 아예 바람이 불지 않으면 구름이 두껍게 쌓이게 된다.


83 p /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





서양 고대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피스트'입니다. 유창하면서 교묘한 화술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물들이지요. 그리고 소피스트의 대척점에 서 있던 소크라테스는 소위 '입만 살아있는' 그들의 실태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도 화술이 뛰어났던 인물입니다. 소피스트만큼 화려한 언변을 자랑한 것은 아니었으나, 논리적으로 상대방의 논리적인 허점을 드러냈기 떄문입니다. 서양철학은 이렇게 오래전부터 화술이 체계적으로 발달해 왔으나 동양철학에서는 서양철학만큼 화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비즈니스북스에서 출간한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동양의 전문적인 '말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기>부터 <송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양고전 속에 등장하는 말의 기술을 사례를 통해 철저히 분석합니다. 서양에 소피스트들이 있었듯, 중국 역사에는 '변사'라고 불리는 인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세 치 혀로 자기 목숨을 구했음은 물론, 나라의 운명까지 바꾸어 놓았지요. 참으로 놀라운 사실입니다. 그들의 화술을 배운다면 누구에게나 '말을 참 잘한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고전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특히나 어려운 중국 고전에서 화술을 연구하는 사람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은 잊혀져가는 화술의 비법을 공개했습니다. 무려 5,0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에피소드 50편을 토대로 말의 내공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쓴 린이 작가님은 역사에서 말로 운명을 바꾸고 심지어 역사의 향방까지 바꾼 사례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고 역사를 소재로 삼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말이라는 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세상을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대단한 힘을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학교에서도 말하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심지어 사회에 나와서도 말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오해를 받으면서도 딱히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저 말을 잘하는 사람은 원래 타고난 것이라고 치부할 뿐입니다. 하지만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에서는 스피치, 소통, 협상 등에 필요한 말하기 기술도 누구나 고전 속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대화를 나누기에 앞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은 능란한 언변이나 치밀한 논리가 아니라 대화의 흐름이 자신의 의도에 맞춰 흘러가는 분위기 자체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작가님만의 주장이 아닌 <안자춘추>라는 고전에 나오는 사례에서 얻어진 결론입니다.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은 방대한 중국 역사서, 중국 고전들 속에 들어있는 화술,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한 권에 담아낸 엄청난 역작입니다. 저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가 '말하기'임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5,000년 시간을 뛰어 넘는 인생 고수들의 대화 전략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강력추천합니다. 저도 이 책을 직장 사무실에 두고 틈날 때마다 읽으면서 말하기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비싼 스피치 학원에 다닐 필요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저도 조만간 뛰어난 달변가가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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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자리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주현 옮김 / 1984Books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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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리딩투데이(@bookcafe_readingtoday)에서 지원받았습니다. 


 산업화된 세계는 이미 전 세계를 아우르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어두운 우화이자 한낮에 겪는 지독한 불면증이다. 이곳에서 돈의 존재는 원시 사회 속 신의 존재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며, 동일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쳐 얼굴 위로 드러나는 표정과 생각의 흐름을 지배한다. 지배자들은 돈을 섬긴다.


<빈 자리> / 59 p / 크리스티앙 보뱅




가장 순수하다고 믿었던 문학의 영역도 인맥, 학력 등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문학 분야의 책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읽지 않았는데, 최근 알게 된 크리스티앙 보뱅 작가님의 글을 만나고 나서 다시 문학에 대한 애정이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크리스티앙 보뱅 작가님은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입니다. 문단이나 출판계 등 사교계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해왔고, 대학에서 철학 공부를 했다는 소개만 보아도 다른 작가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별다른 화려한 수식 없이도, 소개부터 왠지 모를 포스가 느껴지는 작가여서 그런지 1984book에서 출간된 <빈 자리>는 책 배송을 받기 전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빈 자리>는 128쪽의 얇은 에세이입니다. 분량은 짧을지 몰라도, 감탄을 자아내는 글들로 모아져 있습니다. 억지로 독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서사를 만들어 꾸미지도 않고, 질서와 논리도 없습니다. 그저 단편적인 생각들이 모여 모인 글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감동과 울림을 주는 글을 참으로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철학을 공부한 작가답게 인문학적인 사고가 글 속에 들어 있어서 빨리 읽을 수도 없었습니다. 요즘은 문학도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고 자극적인 스타일이 대세인데, 어찌보면 이러한 흐름에 동떨어진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빈 자리>는 귀하고, 크리스티앙 보뱅 작가님만의 개성이 넘치는 대단하고 멋진 책입니다.





크리스티앙 보뱅 작가님은 이 책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 버리지 않는 한 가지는 언제나 있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물건일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한 줄기의 빛, 한 번의 기다림, 단 하나의 이름, 벽 위에 남겨진 얼룩 한 점, 창가의 나무 한 그루 등 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빈 자리>를 읽으면서 이 부분이 참으로 와닿았습니다. 무언가를 많이 가지기 위해 탐욕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정작 소중한 건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빈 자리>는 삶이란 무엇인지, 존재와 부재란 무엇인지, 글쓰기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놀라운 책입니다. 크리스티앙 보뱅 작가님은 <빈 자리>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앞으로 더 작가님의 글들을 찾아 읽을 계획입니다. 멋지고 귀한 작가님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저처럼 비슷비슷한 문학에 신물이 난 독자라면 꼭 <빈 자리>를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빈자리 #크리스티앙보뱅 #1984books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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