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 - 5,000년 시간을 뛰어 넘는 인생 고수들의 대화 전략
린이 지음, 송은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신간 #추천도서 #고전에서찾은말의내공 #비즈니스북스 #베스트셀러


사안이 보여준 화술은 옅은 구름을 감도는 가벼운 바람처럼 여유있게 말하는 것이다. '옅은 구름'이란 잔뜩 낀 것도, 그렇다고 한 점도 없는 모양새도 아니다. 이처럼 희미한 구름에 바람이 어우리려면 산들거려야 한다. 거센 바람은 구름을 날려 흩트려 버리고, 그렇다고 아예 바람이 불지 않으면 구름이 두껍게 쌓이게 된다.


83 p /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





서양 고대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피스트'입니다. 유창하면서 교묘한 화술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물들이지요. 그리고 소피스트의 대척점에 서 있던 소크라테스는 소위 '입만 살아있는' 그들의 실태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도 화술이 뛰어났던 인물입니다. 소피스트만큼 화려한 언변을 자랑한 것은 아니었으나, 논리적으로 상대방의 논리적인 허점을 드러냈기 떄문입니다. 서양철학은 이렇게 오래전부터 화술이 체계적으로 발달해 왔으나 동양철학에서는 서양철학만큼 화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비즈니스북스에서 출간한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동양의 전문적인 '말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기>부터 <송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양고전 속에 등장하는 말의 기술을 사례를 통해 철저히 분석합니다. 서양에 소피스트들이 있었듯, 중국 역사에는 '변사'라고 불리는 인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세 치 혀로 자기 목숨을 구했음은 물론, 나라의 운명까지 바꾸어 놓았지요. 참으로 놀라운 사실입니다. 그들의 화술을 배운다면 누구에게나 '말을 참 잘한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고전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특히나 어려운 중국 고전에서 화술을 연구하는 사람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은 잊혀져가는 화술의 비법을 공개했습니다. 무려 5,0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에피소드 50편을 토대로 말의 내공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쓴 린이 작가님은 역사에서 말로 운명을 바꾸고 심지어 역사의 향방까지 바꾼 사례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고 역사를 소재로 삼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말이라는 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세상을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대단한 힘을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학교에서도 말하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심지어 사회에 나와서도 말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오해를 받으면서도 딱히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저 말을 잘하는 사람은 원래 타고난 것이라고 치부할 뿐입니다. 하지만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에서는 스피치, 소통, 협상 등에 필요한 말하기 기술도 누구나 고전 속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대화를 나누기에 앞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은 능란한 언변이나 치밀한 논리가 아니라 대화의 흐름이 자신의 의도에 맞춰 흘러가는 분위기 자체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작가님만의 주장이 아닌 <안자춘추>라는 고전에 나오는 사례에서 얻어진 결론입니다.




<고전에서 찾은 말의 내공>은 방대한 중국 역사서, 중국 고전들 속에 들어있는 화술,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한 권에 담아낸 엄청난 역작입니다. 저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가 '말하기'임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5,000년 시간을 뛰어 넘는 인생 고수들의 대화 전략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강력추천합니다. 저도 이 책을 직장 사무실에 두고 틈날 때마다 읽으면서 말하기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비싼 스피치 학원에 다닐 필요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저도 조만간 뛰어난 달변가가 되리라 믿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