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공식 - 당신은 왜 성공한 투자자가 되지 못했나
윌리엄 그린 지음, 방영호 옮김, 이상건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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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돈의공식 #윌리엄그린 #방영호 #알에이치코리아 #신간도서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파브라이는 너무 어려운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회피하는 방식을 투자의 성공 비결로 꼽는다그래서 러시아와 짐바브웨 같은 국가에서 주주의 권리를 무시하는 일이 있는 경우에 두말할 것도 없이 관련 투자 종목에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쳐버린다.

-<돈의 공식> / 55 p

 




 

<돈의 공식>은 지독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번쯤 쓴맛을 본 사람이라면 설령 저자와 대략적인 책의 내용을 모르더라도 책 제목만 보고 관심이 갈 법한 책입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존을 위해서는 이라는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벌고 싶다라는 욕망을 내비치면 솔직하다라는 평과 함께 지나치게 속물적이다라는 비난도 은근히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돈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으로 할 수 없는 일, 살 수 없는 것도 있겠지만 반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할 수 있는 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무척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차라리 대학 때 고고한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지금까지도 제대로 독립하지 못한 채 가난에 시달리지 말고, 솔직한 욕망을 전공에 투영해서 경영이나 경제학을 공부할걸하는 후회가 많이 듭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다시 스무살로 돌아갈 수 없는 노릇이고, 이제라도 돈의 중요성을 절실히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위로해야겠지요. 아무튼 이제 전공, 직업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으니 투자를 통해 재산을 증식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었는데요. 마침 <돈의 공식>이 출간되어 기쁜 마음으로 책을 한 장씩 읽어 나갔습니다.




 

이 책을 쓴 윌리엄 그린 작가님은 무려 25년 간 투자에 빠져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처음에는 의외의 분야에 열정을 쏟는 것 같았다고 하는데요. 대학 시절 경영학이나 경제학 수업을 들은 적이 없었고, 숫자에도 약했기 때문입니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위 취득 후, 잡지에 실리는 소설을 논평하고 작가 지망생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를 무신경한 투기꾼들로 붐비는 카지노쯤으로 치부하곤 했다고 합니다. 투자의 신인 작가님의 과거도 저와는 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작가님은 경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하지 않고 돈을 벌려는 욕망 떄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솔직한 욕망과 마주하면서, 작가님은 수년 동안 <포브스>, <머니>, <포천>, <타임> 등의 매체에 글을 기고하기 위해 전설적인 투자가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이 극소수의 사람들이 어떤 원칙과 프로세스, 통찰, 습관, 성격을 가졌기에 시장을 선점하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는지, 나아가 우리는 어떻게 이런 금융계 아웃라이어들을 본받고, 그들의 승리 전략을 분석 및 복제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작가님은 이 책, <돈의 공식>을 쓰게 된 것입니다.




 

이 책에는 투자의 신들이 보여준 공통점인 복제, 용기, 질문, 회복탄력성, 단순, 정보력, 습관, 수집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확실히 투자의 신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점이 이 책에서 증명됩니다. 그 한 사람의 예시로 템플턴 경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깊었는데요. 템플턴 경은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유행을 좇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궁지에 몰린 업종과 시장의 종목을 면밀히 조사하여 내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종목과 비교하여 가장 낮은 가격의 종목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했다고 합니다. 이 책의 내용은 이렇게 전설적인 투자가들의 실제 투자 방법, 마인드가 공개되어 있어서 투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저도 투자에 눈을 뜰 수 있는 정보가 가득했습니다. 투자, 부자의 마인드를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돈의 공식>을 추천합니다. 사실 저 혼자만 알고 싶은 정보가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좋은 책들은 앞으로도 더 많이 인쇄되어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계속 세상에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정성을 다해 소개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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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는 사람 - 200만 원으로 연 2,000억 매출을 만든 파파레서피 창업자의 미친 실행력
김한균 지음 / 온포인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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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페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그냥하는사람 #김한균 #온포인트 #신간도서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만그 이상으로 필요한 것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잘 가늠하는 겁니다시간체력실력정신력 중 그 무엇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창업하는 것은 그야말로 위험하고 무모한 도전일 수 있어요단계적으로 나의 현실적 한계를 알기 위해선 지금 가능한 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해보면 됩니다.

-53 p / <그냥 하는 사람>

 

 





231쪽의 작은 판형의 책인 <그냥 하는 사람>을 읽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제목도, 표지도, 책의 크기도 조금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은 표지, 띠지가 화려한 책들이 많아서 아마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진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겉을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되는 책이었네요. 이 책을 쓴 김한균 작가님은 단순히 자기 성공에 대한 자랑을 화려하게 늘어놓지도, 탄탄대로를 달려온 사람처럼 자기 자신을 포장하지도 않습니다. 여느 평범한 대학생들처럼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서울에서 방 한 칸짜리 고시원에 살며 회사 인턴 생활을 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놓습니다. 집안의 경제력이 좋아서 작가님을 서포트해준 환경도 아니었고, 명문대 학벌로 남들보다 출발선이 좋았던 분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조건에서 좌절하기보다는 자신을 철저히 객관화시키고, 무언가를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일단 하고 보자!’는 실행력으로 밀어붙인 결과 연 2,000억 매출을 만든 기업인이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님은 파파레서피를 괜히 성공시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고, 화장품 관련 파워 블로거 활동도 했을만큼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대단한 분이셨거든요. 단순히 화장품 사업이 뜬다! 나도 도전해볼까?’하는 마인드가 아니라, ‘나는 화장품이 예전부터 좋았어.’라는 마인드로 꾸준히 도전한 결과 대단한 성취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작가님은 대학 시절 각종 기업 공모전에도 열심히 참여했다고 합니다. 아모레퍼시픽, 코카롤라, LG, HSAD, 광동 제약 등 기업을 가리지 않고 도전했다고 하는데요. 당시에는 이런 선택과 시도가 자신을 어떤 기회로 이끌어줄지 알지 못했고, 일단 시작한 뒤 집요하게 해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본인 스스로 운이 많이 따라서 결과가 좋았다고 겸손하게 써놓았지만, 제가 보았을 때 좋은 운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단 부딪히고 시도하고 깨지고 다시 도전했던 작가님의 패기와 열정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그냥 하는 사람>은 사회초년생 뿐 아니라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것도 성공하는 삶의 한 종류이겠지만, 김한균 작가님처럼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인생을 거는 삶도 대단히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길, 세속적인 성공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 진짜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고 성공을 거머쥔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책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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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의 산
레이 네일러 지음, 김항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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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SF소설 중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문어와의 이야기가 특히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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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의 산
레이 네일러 지음, 김항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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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편소설 #SF소설 #바닷속의산




바다늑대호는 탐조등으로 높고 불규칙한 파도 위를 비추었다그때 에이코는 보았다좌현으로부터 약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회색 뱃머리가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선박 길이는 약 20미터 이상이었고어두운 형상으로 가득 찬 갑판에는 적어도 회전 무기 세 대가 고정된 채 뾰족하게 솟아 있었다이 선박이 시야에 들어온 것과 동시에 뱃머리에서 예광탄들이 호를 그리며 바다늑대호를 향해 날아왔다.

-127 p/ <바닷속의 산>

 




 

<바닷속의 산>은 레이 네일러를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게 만든 문제작입니다. 그는 첫 장편소설 <바닷속의 산>으로 로커스 최우수 신인소설상을 수상하고 네뷸러상,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사실 화려한 수상 경력이나 이력보다 제가 더 관심이 갔던 건 소설의 제목이었습니다. 정말 바다 이야기를 하는 소설일지가 무척 궁금했거든요. 저는 해양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유독 바다 이야기와 관련한 소설, 콘텐츠를 즐겨 봅니다. 이 소설이 과연 제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바다 세계를 보여줄까하는 호기심 반, 기대 반의 마음을 품고 책장을 한 장씩 넘겼습니다.




 

이 책에는 제가 기대했던 미지의 심해 생물이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의외로 인간과 친숙한 문어가 등장을 하는데요. 소설의 중심인물인 하 응유엔 박사는 문어와 교감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의 대사에서도 나오듯 문어는 기호를 사용해서 소통하기 이전부터 이미 지능적이었던 보기 드문 동물입니다. 저도 유튜브 영상에서 문어가 복잡한 미로를 통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한 지능을 가진 동물이라는 것을 깨닫고 감탄한 적이 있는데요. 이 소설에서도 문어는 지능적인 고등 생명체로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하 박사는 문어들에게 메타 메시지까지 보낼 시도를 합니다. 단어를 써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문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능력은 된다는 것을 어필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하 박사는 문어와의 소통에 성공을 할까요? 소설의 중요한 스포가 될 것 같아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지의 생명체, 그것도 고등 생명체로 알려진 문어와 인간의 교류는 정말 문어가 원했던 것인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인간은 거의 인간 중심주의적인 사고방식에 빠진 채, 다른 생명체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거나 혹은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과연 그런 권리가 있을까요? 인간의 자만이 아닐까요? 이 소설은 문어라는 생명체를 통해 인간 중심주의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집니다.



 

또한 이 소설에는 AI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여느 평범한 SF소설처럼 안드로이드와 인간과의 공생을 그리기보다는, 인간과 문어의 관계처럼 과연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소통을 해야만 하는 관계인가, 그리고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을 묻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학, AI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철학적인 생각을 하도록 돕는 소설이어서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잘 맞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SF소설이 단순히 과학, 기술의 시선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결국 인문학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진정한 소통, 생명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곱씹게 만드는 훌륭한 소설이었습니다. SF소설 작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레이 네일러의 작품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읽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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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희의 그림 읽기 - 인문학으로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
최금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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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금희의그림읽기 #지식과감성# #최금희 #인문학 #미술 #추천도서 #교양도서


루벤스는 부유함 속에서 평온한 말년을 맞이하며자신감을 가득 담아 후기 자화상을 남겼다반면렘브란트의 자화상은 그의 삶을 그대로 투영하는 기록이다이 작품이 더욱 사랑받는 이유는그의 생애가 이 한 장의 그림에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107 p / <최금희의 그림 읽기>

 

 




최금희 작가님의 <최금희의 그림읽기>는 실력이 뛰어난 도슨트가 자신이 가진 미술의 지식을 온 열정을 다하여 한 권의 책에 녹여낸 듯한 인상을 줍니다. 컬러로 된 사진 자료나 글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미술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푹 빠져들어가면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책입니다. 저도 미술에 많은 관심과 지식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이게 되는 소소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최근 미술관을 찾아보니 자연스레 최금희 작가님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늘 틀에 박힌 생활(출근--퇴근 반복)을 하다가 주말에 미술관에 가면 무언가 정신적으로 환기가 되는 기분이었는데, 사실 작품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답답한 마음도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늘 도슨트 해설 시간에 맞추어 미술관에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제가 따로 미술 지식을 쌓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너무 입문자용 책은 볼 만한 내용이 없고, 또 어려운 책은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많아서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금희의 그림읽기>는 제가 모르는 새로운 미술 지식이 많으면서 글이 잘 읽히는 편이라 최근 읽은 미술 관련 책 중에서 감히 최고의 책이라고 꼽고 싶습니다.




 

작가님은 이 책에서 단순히 미술 작품이나 역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작가님은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기도 했지만 직접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미술을 설명합니다. 비교적 최근인 20232, 암스테르담 라익스 뮤지엄(국립미술관)에서 열린 페르메이르 전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페르메이르가 누구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우유를 따르는 하녀> 등을 그린 작가라고 하니 저도 관심이 바로 생겼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베르메르, 영어권에서는 버미어, 우리나라에서는 페르메이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페르메이르의 작품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소설 속에 들어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챕터 1에서는 델프트 화파인 페르메이르와 파브리티우스의 작품 세계가 마치 교양 강의처럼 자세하면서도 알기 쉽게 풀이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푹 빠져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미술 작품 중의 하나가 바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여서 그런지 처음 소개된 작품부터 바로 취향저격을 당했네요.




 

챕터2에서는 렘브란트, 할스, 레이스테르의 작품이 소개됩니다. 특히 렘브란트의 작품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되는데요. 렘브란트는 22세에 처음으로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하여, 40년 동안 판화, 스케치, 회화 등으로 100여 점 이상의 자화상을 그렸다고 합니다. 엄청난 양이지요. 그래서 작가님은 왜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100점이나 그렸는가?’라는 것을 묻고 있어요. 단순히 렘브란트는 많은 자화상을 남겼습니다. 이 자화상은 이러이러한 의미~’라는 식으로 설명을 끝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렘브란트는 왜 중산층 부부의 전신 초상화를 그렸는지’, ‘렘브란트가 그린 <유대인 신부>의 원숙한 사랑이란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세히 파고들고 있어서 읽는 내내 단순히 미술 교양서가 아니라 인문학 수업을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요즘엔 단순히 미술 작품을 해설하는 데 그치는 책들이 많은데, 확실히 그런 책들과는 정성과 결이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많은 공부를 하지 않고는 절대 쓸 수 없는 내공이 담긴 글이어서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들었습니다.




 

챕터 3에서는 네덜란드 후기인상주의 화가인 반 고흐에 대한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나옵니다. 반 고흐의 연인, 예술 세계 등을 비롯하여 왜 파노라마 풍경화를 그렸는지’, ‘반 고흐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화는 무엇인지 등이 나와 있는데 고흐에 대한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이 한 챕터 안에서 이렇게 고흐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다루었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챕터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반 고흐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고흐에게 예술은 삶과 사랑의 기록이었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그의 붓이 그려 낸 모든 순간은, 실은 그가 열망하던 관계와 감정을 담아낸 것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예술은 사랑을 쫓았던 한 인간의 고백이었다고 하니, 왜 고흐의 작품이 여전히 많은 감동을 주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챕터 4에서는 플랑드르의 거장인 얀 반 에이크, 루벤스, 할스의 작품들이 소개됩니다. 주요 감상 포인트에 대한 설명이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최금희의 그림 읽기>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은 잘 만든 책입니다. 사진 자료가 없는 페이지가 거의 없을 정도여서 볼거리도 많고, 단순히 미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예술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최금희 작가님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계속 읽어볼 생각입니다.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다가올 무렵, 무언가 의미있는 책을 읽고 싶던 시기에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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