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욕망 - 속성으로 교양인 되기 문명편
이상영 지음, 이승은.이원희 그림 / 지식과감성#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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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우아한욕망 #지식과감성 #이상영 #교양인 #예술가 #신간 #추천도서 #인문학


아프로디테를 로마에서는 비너스 또는 베누스라고 합니다. 거품에서 태어났다는 뜻인데요. 매우 특이한 여신입니다. 신화에서 제우스와 헤라클레스, 아프로디테 이야기가 제일 많이 나오죠. 남자 신은 제우스, 여자 신은 아프로디테, 인간은 헤라클레스. 사실 이 셋이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아한 욕망>, 181 p, 지식과감성#, 이상영





우아하고 아름다운 책을 만났습니다. 이상영 작가님의 <우아한 욕망>이라는 책입니다. 이상영 작가님은 현재 영산대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에서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홍익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영국 Kingston University에서 현대미술로 석사를 받으셨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를 해오신 엘리트 지식인이어서 책 내용에 깊이가 있습니다. 비록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해도, 저는 왠만해서는 이렇게 작가님의 전공 분야와 일치하는 책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너무 내용이 어려워서 페이지를 넘기는 게 힘들면 곤란하겠지요. 이 책은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승은'과 '프락시모'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몰입도 높은 그리스 희곡 작품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냥 줄글이 아니기 때문에 글을 싫어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확실히 예술을 전공한 분이라 책을 쓰는 방식도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치에서 막 허물을 벗기 시작한 나비가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데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제가 탈피한 나비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사는 게 바빠서 예술, 문화, 철학 쪽에는 관심을 두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 책 한 권으로 인류의 문명과 신화, 예술, 철학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까요? 작가님은 319쪽 분량의 책에 그동안 쌓아온 인문학적 지식을 전방위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한 권을 읽었음에도 수 백 권의 책을 읽은 느낌입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되어 있는데요. 호모 사피엔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와 로마, 홍산 문화까지 역사 순대로 나와 있습니다. 한 편의 장대한 인류사가 책 속에 펼쳐져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최초의 인류, 동굴벽화는 학창 시절 미술을 공부할 때도 흥미로웠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니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이집트 문명으로 넘어가면 더욱 흥미진진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집트 미술, 예술, 스핑크스 등을 읽으면서 제가 평소 궁금했던 예술 지식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이집트는 그리스, 로마를 비롯한 지중해모든 지역에 문명과 문화를 전해주었던 역사의 모태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집트 문화는 그리스, 로마 문화와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비록 통일 왕국은 일찍 수립하지 못했지만 거대한 도시들이 많이 존재했다고 하니, 신비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서양 문명에 대한 내용만 나오지 않습니다. 동양 문명에 대한 시초도 나오고 있어서 동서양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장대한 드라마처럼 책 한 권에서 펼쳐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설명식으로 쓰여 있는 게 아니라 문답식으로 나와있어서 제가 궁금한 내용을 '승은'이 프락시모에게 대신 물어봐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가령 승은이가 298쪽에서 '치우 천황은 어떻게 싸움을 잘했을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프락시모가 '단순한 청동보다는 철이 함유된 무기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황제 헌원도 동이족이라는 사실이라는 것, 그래서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이었다는 점도 알려줍니다. 저도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라 치우 천황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이렇게 전쟁에 얽힌 이야기는 자세히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몰랐던 내용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우아한 욕망>은 인류의 역사, 문화, 철학, 예술 등과 같은 인문학의 내용이 알차게 담긴, 잘 쓰여진 책입니다. 인문학적 교양이 필요한 분들께 자신있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작가님은 학술적인 글만 쓰신 게 아닙니다. 에세이와 소설도 집필하신 경력이 있으셔서 확실히 글맛이 좋습니다. 차기작도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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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가 되기 위한 리셋 혁명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서승범 옮김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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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상위1%가되기위한리셋혁명 #두드림미디어 #후지하라가즈히로 #추천도서 #자기계발 #성공


글로벌 슈퍼 엘리트가 될 수 없어 애석한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 이외의 사람들은 여러 개의 직업을 곱하는 것으로 보다 희소가치가 높은 사람이 되는 작전을 짜보도록 합시다. 저도 20대, 30대에는 영업과 프리젠테이션이라는 2가지 분야에서 각각 1만 시간씩 들여서 '1만 명 중 일인자'가 되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상위 1%가 되기 위한 리셋 혁명>, 후지하라 가즈히로, 서승범 옮김, 27 p



사회는 점점 양극화되고, AI의 발달로 직업의 수명도 짧아지는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어른이 되어서도 막막합니다. 평범한 직장인 중의 한 명으로 살기 위해서 학창 시절 모든 것들을 인내하며 공부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제가 살아온 인생길이 너무나 허무하고,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힘들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도 그만두는 분들의 심정이 이해됩니다.




다시 한 번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평범하게 공부하고 점수에 맞춰 마음에도 없는 대학에 원서를 쓰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제가 해보고 싶었던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네요. 하지만 이제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중에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상위 1%가 되기 위한 리셋 혁명>을 읽게 되었습니다.


'리셋'은 다시 시작한다는 거잖아요. 지금 다시 시작해도 괜찮을까하는 희망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까지 제가 원하는 분야에서 상위 1%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지금은 비록 평범한 직장인이라도 제가 꿈꾸던 무대에서 1%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한 번 뿐인 인생에서 평범한 사람 1명으로 살아가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항상 누군가의 팔로워로, 뒤쳐진 인생을 사는 건 아무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누군가에 의해 대체되는 인생이 아닌, 희소가치가 있는 단 한 명의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책 속에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막연하게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을 세분화시켜 놓고 있습니다. 파워를 추구하는 권력 지향적인 CEO 타입, 기술을 추구하는 개인 사업가 타입, 연결을 추구하는 공무원 타입,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연구자 타입으로 나누어 놓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른데도 우리 사회는 오직 세속적 성공만을 추구하라고 늘 압박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성공의 기준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자신의 성향에 맞게 어떻게 성공을 해야 하는지를 써 놓고 있습니다. 만약 CEO타입인 사람에게 공무원 타입의 성공 방식으로 살라고 한다면 금방 포기해 버릴 것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학교, 사회에서는 오직 한 개의 성공 타입만을 정해놓고 모든 사람들을 몰아 넣은 것 같아 씁쓸합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획기적인 책이 나와서 다행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연구자 타입의 인간입니다. 평생을 바쳐도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것이 있고, 궁극적으로는 희소가치가 높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연구자 타입은 아무래도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경제적으로 궁핍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작가님은 아주 현실적인 조언을 해줍니다. 고정비를 최대한 줄이라는 것입니다. 보통 언론에서는 캥거루족을 비난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부모님 댁에 살 수 있으면 사양 말고 캥거루족이 되어야 한다고 권합니다. 아니면 셰어 하우스도 괜찮다고 추천을 해줍니다. 진심이 담긴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오타쿠가 될 각오를 하라고 하는데요. 만약 어릴 때 누가 이런 조언을 해주었더라면 지금쯤 벌써 성공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책은 엄청난 운과 배경, 일반인보다 뛰어난 지능을 타고난 사람이 만들어낸 성공 신화를 섞어 놓은 흔한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상위 1%의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을 현실적으로 쓴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진심으로 독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기 위한 내용이 아닌, 어떻게 하면 독자가 자신도 모르는 단점을 상쇄하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지를 연구해놓은 글입니다.


<상위 1%가 되기 위한 리셋 혁명>은 성공을 꿈꾸는 분들께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번역이 잘 된 책이라 가독성이 좋아서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열심히 읽었으니 2025년에는 꼭 제가 올라서고 싶은 무대에서 꼭 1%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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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 세상의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어른의 생활법
양승렬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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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유럽 #조선의그림으로시작하는논어 #양승렬 #한빛비즈 #신간 #동양고전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공자는 피의 시대를 맞아 귀족이라는 의미의 군자에 다른 상징성을 부여했습니다. 군자는 어린 시절부터 세습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며 교양을 쌓았습니다. 공자는 이러한 특징을 감안하며 단어의 의미를 바꾸었습니다. 수양을 통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존재라는 뜻으로 사용했습니다.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양승렬, 한빛비즈, 73 p






아무리 AI와 과학 기술이 대세라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인생을 살면서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 있습니다.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입니다. 주지하다시피 고전은 마음의 양식이 되는,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이지요. 고전 중에서도 무려 2500년 동안 전해져내려오는 책이 있는데, 바로 '논어'입니다. 아마 <논어>를 모르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논어>는 읽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일단 한문으로 쓰여진 책이라 한문 실력이 중급 이상은 되어야만 읽을 수가 있어요. 번역본이 있다고는 해도, 한문을 잘 모르는 사람이 좋은 번역본을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2500년 전에 쓰여진 책을 읽다보면 그렇게 와닿는 부분도 많이 없습니다.





<논어>는 인생을 살면서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고전 중의 고전이지만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번역본을 집어 들어도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포기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한빛비즈에서 논어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책이 한 권 발행되었습니다. 양승렬 작가님의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라는 책인데요. 일단 보통 논어 번역본과는 다릅니다. 일반적인 논어 번역본은 학이편부터 요왈편까지 그냥 쭉 번역해 놓은 형식인데, 이 책은 작가님이 '세상의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어른의 생활법'이라는 주제에 맞게 논어를 편집하여 설명해 줍니다. 책을 읽으며 동양고전, 논어에 박식한 양승렬 작가님에게 1:1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목에도 드러나 있듯 이 책은 단순히 논어에 대한 책이 아닙니다. '조선의 그림'과 '논어'를 같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지금까지 이런 책은 처음 보았습니다. 참신한 기획 하에 만들어진 책입니다. 총 64일동안 하루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저처럼 따로 독서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이 읽기에 아주 좋은 편집 형태입니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하루를 통으로 독서에만 몰두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 출퇴근 시간, 쉬는 시간에 짬짬이 책을 읽지요. 그런데 이렇게 책을 끊어서 읽어나가면 앞의 내용을 잊어버리기가 일쑤입니다. 그런데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는 마치 일일공부 학습지처럼 하루 분량의 글만 읽어도 되니 부담이 없습니다. 저는 한 편 읽는 데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가슴이 뛰는 경험을 했습니다. 좋은 논어 문구와 미술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조선 시대 그림을 한 편 감상하면서 한층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작가님은 조선 미술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는데, 어렵게 쓰지 않습니다. 저는 미술에 대해서 아주 적은 지식만 갖고 있지만,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조선 그림, 논어를 알아보고 싶은데 어려울까봐 망설이는 분들께 좋은 입문서가 될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산수풍속화, 매화초옥도, 관폭도, 오수삼매 등과 같은 멋진 그림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그리고 그림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림을 보며 논어의 좋은 구절도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좋았던 구절이 너무나 많지만 특히 79쪽의 "성공은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것입니다. 성공은 도달하거나 넘어야 할 기준점이 아니라 즐기면서 성장해 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기준점을 정하고 닿는 것을 성공으로 여기면, 도달하거나 넘어선 이후에는 허무만 남거나 또 다른 기준점을 찾는 의미 없는 행위를 반복하게 됩니다." 문장이 와닿았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쫓기듯 살아가는 저에게 꼭 필요한 말이어서 제가 일하는 사무실 자리에 붙여 놓을 생각입니다.




지금 현실이 힘들어서 마음이 자꾸만 흔들리는 분들께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를 추천드립니다. 앞으로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논어 문구 및 조선 시대 그림들에서 많은 희망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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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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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천년집사백년고양이 #래빗홀 #청소년소설




흔히 고양이에게는 목숨이 아홉 개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 속담 'A cat has nine lives'으로도 유명한 말이지요.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에는 이 속담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홉 번 태어나, 아홉 개의 능력을 가지는 고양이 말이지요. 이 청소년 소설은 '판타지'입니다. 그런데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가 나오는 건 아니고, 고양이의 '천 년 집사'를 찾는다는 판타지예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예비 고양이 집사분들이 읽으면 정말 좋아할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을 쓴 추정경 작가님은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내 이름은 망고>로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저도 오래 전에 <내 이름은 망고>를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서 호기심에 읽어보았지요. 지금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발랄한 소녀가 나왔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추정경 작가님을 잊고 있었는데, 이번 신간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길고양이 학대에 대한 뉴스, 인위적으로 교배시킨 동물들에 대한 뉴스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슬픈 동물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죽어 가는 새끼 고양이, 인위적인 교배를 통해 태어나는 백호 이야기를 읽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이 얼마나 동물에게 잔인한 행동을 일삼아 왔는지 느껴져서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힐링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이렇게 뉴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사회 문제가 들어간 미스터리 소설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없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형사, 소년, 연쇄 킬러입니다. 이들은 모두 어떤 특정한 사건 때문에 고양이의 능력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갖게 된 고양이의 능력은 그들의 삶을 바꾸어 놓습니다. 이들 중 누가 천 년 집사가 될지 계속 긴장한 상태로 페이지를 넘겨 나갔습니다.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었거든요. 일본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도 생각나는 부분이 있기도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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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마음, 말하는 기술 - 정신과 의사들이 현장 상담에서 배운 대화의 힘
김효원.김은영.정두영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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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듣는마을말하는기술 #글항아리 #대화법 #정신과 #정서지능 #트라우마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1년 차 초반에 환자나 보호자를 만나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면, 교수님과 선배들이 '그냥 얘기를 잘 들으면 된다'고 하셨다. 교수님 한 분은 '살면서 누가 자기 말 없이 20분 동안 당신 얘기를 듣기만 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대부분의 사람은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럴 때는 이렇게 해야지'라며 충고와 조언을 하거나, '나도 예전에 그런 적이 있는데'하면서 본인 얘기를 하기 쉽다. 자기 입장과 생각과 욕구를 낮추고, 다른 사람 이야기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듣는 마음, 말하는 기술>, 글항아리, 33 P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의 말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통의 방법이지요. 가장 기본적인 의사 소통 방식이지만, 생각보다 듣기와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듣기와 말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말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중이지만, 여전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듣는 마음, 말하는 기술>의 소식을 듣고 반가웠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듣는 마음, 말하는 기술> 글항아리에서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은영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울산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정두영 교수가 쓴 책입니다. 두 작가님 모두 정신의학 전문가이셔서 책의 내용에 대한 신뢰가 컸습니다. 김효원 작가님은 일반적인 대화가 어려운 정도의 조증 환자나 조현병 환자를 진료할 때도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 속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치료자로서 돕고자 하는 마음을 어떻게 도와야 전하는지를 배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법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정신과 의사가 아니었더라면 알지 못했을 소통의 방법이 이 책 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김은영 작가님은 서울대 정신건강센터에서 학생 상담을 하시며 섣부른 조언과 확언을 학생들에게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말을 잘 하는 것보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분인데, 책을 읽으면서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두영 작가님은 '조직'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갈등에 관심이 많은 분입니다. 학교, 회사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늘 의사소통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정두영 작가님이 집필한 1장과 5장은 직장인의 입장에서 유독 와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단순히 '말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대화의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훈련 가능한 소통 능력과 소통 비결과 같은 고급 정보가 이 책 속에 들어 있습니다. 작가님은 대인관계를 위한 언어도 별도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외국어를 배우듯 마주한 상대와 생각 및 감정을 주고받는 기술은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소통 능력은 성격이 활달한 사람들이 타고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평생 갈고 닦아 나가야 할 능력이었던 것입니다. 직장생활 스트레스 중 하나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결국 의사소통 능력을 잘 할 수 있다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천천히 정독해 보는 편을 추천합니다.




또한 이 책은 요즘 인기있는 소설의 예시도 들어주고 있어서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소설 <불편한 편의점>에 나오는 등장인물로 '듣기'의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저도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어서 그런지 자연스레 듣기 방법에 대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미소, 열린 자세, 몸을 앞으로 기울이기 등과 같이 듣는 태도를 어떻게 갖추어야 하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숨겨진 맥락을 파악하며 듣기' 방법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화할 때는 숨겨진 맥락, 하지 못한 말을 찾아서 들으려는 노력이 중요한데 저는 그동안 이것을 많이 놓치고 살았던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점이 많습니다.


'말하기의 기본기 다지기'와 관련된 내용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말하기를 잘 하는 방법에 더하여, 하지 말아야 할 리엑션이 무엇인지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엉뚱한 반응, 영혼이 없는 비인간적 반응 등의 예시가 나와 있는데요. 예시를 보면서 저도 이런 반응을 상대방에게 보였던 것은 아닌가 반성을 했습니다. 말을 잘 한다는 건 언변술이 화려한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내 말을 쏟아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상대방과 소통하는 게 말하기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말은 관계를 담는 그릇이라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며 크게 와닿았습니다. 말 한 마디로 멀어진 인연이 얼마나 많을까요. 이 책은 듣기와 말하기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의사소통으로 파생되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어쩔 수 없이 멀어지는 관계도 인정하라는 책 속의 말이 저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의사소통과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이 책을 일독할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늘 불안했던 마음이 한결 나아지고, 앞으로 더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좋은 책을 출간해주신 작가님들과 글항아리 출판사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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