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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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날 당신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몇십 건의 살인을 저질렀던 연쇄 살인범이

당신에게 보낸 편지다. 그는

'다른 건은 모두 인정하지만 마지막 사건

하나만은 인정할 수 없다. 누명을 벗겨달라'

라고 요청한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무료하게 살아가던 가케이 마사야.

그는 자신의 주위에 널린 대학생을 보며

이른바 '환멸'을 느끼며 지루하게

무료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음주를 강요하고 교수에 대한 험담이나

늘어놓고 억지로 끌고온 후배를 향해 성희롱을 하고

여자를 만취하게 만들기 위해 술에 무언가를

넣고 무리 지어 밥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듯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시끄럽게 먹으면서도

혼자 밥을 먹거나 돌아다니는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보곤 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며

정말 한심하다고 느끼는 가케이 마사야.

저 녀석들 전부 당장 죽어버렸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런 상황들을 보며 그는 생각한다.

성인이 되면 정부는 일률적으로 지능 지수를 정밀 조사해서 평균 미만인 녀석들은 가스실에 보내야 한다. 안 그래도 국력이 약해지는 요즘이야말로 우생보호법이 필요하다. 한계가 있는 자원을 저런 멍청한 놈들에게 써줄 이유는 없다. 저런 놈들에게 귀중한 산소가 소모되는 것조차 짜증 난다.

p.15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날아온다.

발신인은 하이무라 야마토.

어렸을 때 유명했던 빵집 주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일본 열도를 뒤흔든 연쇄살인범.

사형을 기다리고 있는 살인귀였다.

그는 24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이후

유죄가 확실한 9건의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10대 소년 소녀로

열여섯 살부터 많게는 스물세살에 이르렀다.

입건되었던 9건은 소년 4명 소녀 4명

그리고 성인 여성 1명이다.

가케이 마사야는 처음 하이무라에게서

편지가 왔을 때 이런 사건들을 접하고

그 어렸을 적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차로 40분이나 가야하는 곳에 자택을 두고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그곳에

훈제실을 만들었던 그를 떠올렸다.

인가가 별로 없는 곳에 위치했던 하이무라의

자택. 그는 그곳에 훈제실을 두고

주위 사람들에게 과자를 돌리며 가끔

냄새가 나거나 할 수 있다며 미리 양해를

구하며 싹싹하게 굴곤 했다.

그의 성품은 단단하고 착했으며

인근 주민도 가게 단골도 모두 그를 좋아했다.

그랬기에 그의 앞마당에서 수십 개의

뼈가 발견되어도 주민들은 믿지 못했다.

설마.

그가 그럴리가.

그리고 더 나아가 그는 그럴 일이 없다며

누명을 쓴 것이라는 서명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하이무라는 답한다.

체포된 것은 저의 자만심 때문입니다.

방심했습니다. 범행이 오랫동안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시덥잖은 전능감이 생겨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이대로 평생 붙잡히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있을 수 없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너무 우쭐했던 거죠.

욕망이 이끄는 대로 범행을 진행한 결과,

행동이 패턴화되고 경계심이 흐려졌습니다.

모든 것은 저의 쓸데없는 자만이 원인입니다.

p.33

그런 그가 누명을 호소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검찰에 송치되었던 9건 중 마지막 1건.

23살의 여성은 전혀 자신의 취향이 아니고

납치한 뒤 바로 교살해서 버리는 것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주장을 해도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자신이 사형받아 마땅한 인물인 것은 알지만

이렇게 저지르지도 않은 1건의 사건까지 더해

총 9건의 살인으로 교수대에 오르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일이며 진범이 죄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조사를 하면서 마사야는 자신 또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의 강렬했던 첫 등장을 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느끼게 된다.

다만 일본 소설처럼 아아, 라거나 마 군이라거나

하는 특징들이 생각보다 눈에 띄어서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가독성이 굉장히 좋고

일단 한 번 손에 집히면 술술 읽게 된다.

역시 겨울에는 스릴러 소설이 아닐까 싶다.

정말 살인은 전염병처럼 번지는 걸까?

꼭 한 번 읽어보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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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네이딘 버크 해리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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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위와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나?

 

정서적 학대

정서적 방임

신체적 학대

신체적 방임

성적 학대

가정 내의 약물 남용(혹은 알코올 중독자)

가정 내의 정신질환자

어머니가 폭력을 당함

부모님의 이혼 혹은 별거

가족 내의 범죄 행위 존재

 

 

위 열 가지 중 해당이 되는 것에 1점을 주자.

당신이 가진 이 점수가 건강에 대한 위험도이다.

 

 

이 테스트는 ACE 지수로 이 점수가

몇 점인지에 따라 당신의 건강이

달려 있다 해도 무방하지 않다.

전국의 가정, 아니 분명 전 세계의 가정에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그것이 초래하는 유독성 스트레스의

영향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된 채 자신이 무엇을

물려주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부모들에게서

자녀로 대물림 되고 있다.

-p.180

 

일단 나는 ACE점수가 5점이다.

우리 엄마는 일단 5점 이상이다.

주위 친구는 3점 이상이거나 5점 이상이다.

그리고 그 모두는 일단 몸이 성치 않다.

주변을 둘러보자. ACE 지수는 어떠한가.

자신은 어떠한가. 그리고 몸 상태는 어떤지.

이후 이 책을 읽으면 좋다.

우울증을 겪었다거나 가족 내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정서적으로 학대를 당했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을 때 우리는 흡연, 음주, 비만 등의

위험에 노출 될 위험이 크다고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트라우마가 암, 심혈관계 질환 등의

질병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네이딘 버크 해리스는

심리학자가 아닌 소아과 의사로서

10만명 가운데 3명 이하만 걸린다는 희귀한 질병인

자가 면역성 간염이 자신이 돌보고 있는

1000명의 환자 중 둘에게서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과거에 심각한 역경을 겪었었다.

이에 그녀는 물었다.

극심한 역경과 질병 사이에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가?

정서적·신체적 방임 혹은 학대는 모두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은 적당한 양은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일정 정도가

넘어버리거나 지속적으로 분출이 될 경우에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스트레스 조절 장애가

심각한 질병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문이 든다.

초기에 역경을 겪었다 한들 이를 잘 극복해내고

이겨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싸잡아

얘기를 하면 무리수 아닌가?

가난하게 살았고 힘든 아동기를 보냈다면

음주나 흡연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니까 병이 걸리는 것은 이런

나쁜 행동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나쁜 행동'이 질병 위험 증가 원인 중 약 50퍼센트만을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어찌 보면 이는 좋은 소식이다.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에 노출된 사람이라 해도 신중을 기해 흡연이나 운동 부족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피하기만 한다면, 약 50퍼센트의 확률로 건강상의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말은 그 사람이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해도 여전히 심장병이나 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p.94

 

 

우리가 곰을 마주쳤을 땐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다. 곰을 피하기 위해 이성을 배제하고

몸이 먼저 움직인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하지만 곰과 동거를 한다면 우리는 그런

위협에 계속 노출이 되어 있는 상태다.

스트레스는 줄어들지도 않고 해소되지도 않는다.

이때 우리의 몸은 무너지고 만다.

이를 유독성 스트레스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기본적으로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나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기도 하고

혈액이나 산소를 마음껏 쓸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낸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느끼면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부정적인 경험을 한

아이들은 이 체계가 심각하게 무너져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계속 분출이 되고 있고

이는 결국 해마의 부피에 영향을 주고

뇌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걸 보고 강아지 실험이 생각났다.

강아지 여러마리를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하게 되는데 각각 전류 장치를 흘려 보냈을 때

이 개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관건이었다.

A 집단은 차단 장치가 있어 전류를

흘려 보낼 때 이걸 누르면 피할 수 있고

B 집단에는 이런 차단 장치가 없었다.

그래서 전류 자극이 흘러 들어오면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가 없는 상황.

이에 A 집단의 개들은 처음에는 우왕좌왕하다

차단 장치를 찾고 나서는 다시 자극이

흘러들어오면 그 버튼을 누르곤 했는데

B 집단의 개들은 계속해서 저항을 하다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저 얌전히 있을 뿐이었다.

실험 내용은 이보다 더 복잡했는데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기력해진다가 관건이었다.

어린 시절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를 탈출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어떤 걸 원하는지 모르는 채로 자라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원활하게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해마의 크기가 줄어들고

면역이나 염증의 반응을 과다하게 일으키게 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완충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DNA를 보호하는 텔로미어라는

단백질의 길이를 짧게 만들기도 하는가 하면

도파민 수용체도 이상이 생겨 쾌감을 느끼기 위해

흡연, 마약, 음주 등에 손을 대게 된다.

생애 초기의 경험이 평생의 스트레스 반응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ACE 점수가 5점 이상인 엄마는

수술을 최소 10번 이상은 했다.

올해만 해도 어깨 수술을 2번이나 했다.

자주 몸이 아프고 앓는 분이다.

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태생적으로

몸이 좋지 않다.

마찬가지로 나도 자주 어깨가 아프고

발목이 약한 편이며 허리도 좋지 않고

위장 문제도 원활하지 않은 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걸 적극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몰라

스위치가 꺼지는 타입이기도 하다.

정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는

기억력도 좋지 않아지고 여하간

별별 문제를 앓기도 했다.

1점 이상인 친구들 역시 다양한

질환등을 겪고 있으며 그다지 건강하지

않은 20대의 삶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와 그리고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자신이 우울증이 있거나 힘든 일을 겪어온

엄마라면 아이들에게 똑같은 상황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할 것이다.

ACE 점수가 1점 이상이라도

된다면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그러니까 우리가 또 국가가

건강을 위해 해야 할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그런 것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정말 깊이 있는 좋은 책이었다.

전국의 가정, 아니 분명 전 세계의 가정에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그것이 초래하는 유독성 스트레스의

영향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된 채 자신이 무엇을

물려주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부모들에게서

자녀로 대물림 되고 있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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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 양보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의 기술
다카미 아야 지음, 신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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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이 나에게 부탁을 해온다.

이건 거절하고 싶은 상황이다.

이럴 때 당신은 당당히

아니, 난 못해! 라고 말을 할 수 있는가?

없다면 이 책을 읽으면 된다.

나는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뭔가를 부탁하면 이걸 들어줘야 할 것 같았다.

나쁜 사람이 되기도 싫었고 저 사람은

급해서 나에게 하는 건데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일을 할 때도 나에게 이것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최대한 하고 싶은 욕심에 무리해서 진행을 하기도 했다.

실상은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아니요라고 말을 하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그나마 지금은 그럴싸한 이유를(?) 보태서

거절을 하기는 하지만 역시나 누군가에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일은 힘든 일이다.

20살 때부터 계속 일만 해왔던 나는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 내가 너무나 무가치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돈을 벌어서 얼마 이상의 생활비를 집에

보내주는 것으로 살아왔던 나는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간에 일을 해서

집에 돈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쓸모가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 누구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먼저가 되어야 남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영역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입증받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거절을 하고

그로 인해 실망을 시킨다거나 하는 상황을

극도로 피하게 된다.

나의 영역을 지킨다는 것은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에 선을 긋고 내가 하고 싶은 일

혹은 나의 자유를 지키면서 동시에

상대의 자유도 지키는 일이다.

자기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자기 신뢰감이

쌓여 있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을

그라운딩되어 있다고 이 책은 표현한다.

그라운딩은 지면에 발이 붙어 있다는

뜻이므로 내가 어느 곳에 단단히 발을

내리고 흔들림 없이 서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간섭하기 쉬운 사람, 이래라 저래라 하기 쉬운 사람은

이 그라운딩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거절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이 나느냐.

바로 나의 감정을 올바르게 직시하고

내가 어떠한지 상태를 알고

나를 신뢰하는 것이 바로 그 첫 걸음이다.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죄책감으로 인했든

나의 영역이 부족했든 여타 이유가 있든

타인의 부탁을 잘 들어주지 못하고

그로 인해 나의 감정까지 무시하게 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도 나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심리학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나를 먼저

믿고 어떤 마음이고 어떤 상태인지 확실히 알아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책이 나름 얇고 가독성도 좋아서 술술 읽혔다.

나를 챙기고 싶어요, 혹은 거절을 잘 하고 싶어요

하는 사람들은 일단 이 책으로 차근차근

자신을 알아가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

어릴 때 학업 성적이 좋았거나 ‘착한 아이‘라는 칭찬을 많이 받은 사람들 역시 자신에 대한 주위의 인정을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항상 인정받고 살아온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나는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느끼며 스스로를 억압하기 때문에 상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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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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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김치? 볶음밥?

아니다.

치킨이다.

또 있다.

커피다.

우리 나라는 말 그대로 카페 공화국이다.

조금만 걸어가도 카페가 있다.

여기에 투x이 있고 저기에 파x쿠x가 있고

저기에 스x이 있고 저 쪽엔 이x야가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개인 카페도 줄을 지어

여기 저기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도 카페를 차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제주에 살면서 느끼는 건 공기 좋고 하늘 예쁘고

맑고 이런 것보단 그냥 카페가 많다는 사실이었다.

뷰가 좋기 때문에 이를 입지에 두고

커피나 디저트를 팔고 있는 까페가 정말 많다.

그리고 서울도 많을 것이다.

부산도 많다.

그만큼 프랜차이즈점부터 개인 가게까지

무수히 많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은

업무에 치여 살다 스트레스를 이만큼 받으면

아, 하는 일 때려 치우고 카페나 차릴까 싶다.

은은한 커피향을 맡으며 자신만의 메뉴를

선보이기도 하고 이런 저런 디저트를

내보이면서 여유를 만끽하는 카페 사장의 삶.

멋스러운 인테리어로 사람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풍미 깊은 커피로 입맛까지 완벽 타파를 해내는

그런 카페를 열어 보겠단 생각을 나도 했었다.

하지만 창업은 정말 힘든 일이다.

자, 그럼 이 타이밍에서 질문 하나를 해볼까 한다.

Q. 경제 불황기에서도 죽지 않고 잘 살아가는

직종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간판 업체들이다.

여러 가게가 생겼다가 죽었다가 다시 생겨나길

반복하는 경제 불황기 속에서도 간판을 만드는 곳은

잘 살아난다고 한다.

그만큼 창업을 했다가 실패했다가 또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나만의 가게를 열어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카페 창업을 위해서 신경써야할 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막연하게 언제 한 번 카페 열어봤으면 좋겠다

하는 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었는데

커피를 숙련도 있게 내릴 수 있는 건 당연하다.

카페 인테리어부터 배관, 배선 등의 모든

공사 문제를 일일이 다 보고 따져야 한다.

주방의 동선을 잘 따져서 기기를 놔야 하는데

내가 어떤 것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무슨 기계를 둬야 하는지도 달라진다.

본사가 있는 대형 브랜드의 프랜차이점을

연다면 모르겠지만 개인 카페를 차리려고 할 때는

메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커피를 내리고 손님이 원하는 디저트를

내놓고 하는 모든 일이 생각하면 참 쉽겠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겐 너무나 번거로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기를 간소하게만 뒀다간

커피를 내리는 일이 손에 익어 새로운 걸 도전해보고

싶은데 하는 몇 개월 후에는 기계 놓을 자리가 없어

망연자실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쉬운 건 하나도 없는데 왜 나는

카페가 쉬워보였을까. 이걸 읽으면서

조금 반성을 하기도 했다.

저자인 김경희 씨가 있는 카페가 어디일지

검색을 해봤는데 경기도에 있었다.

언제 한 번 들러보고 싶었다.

그걸 검색하면서 저자의 친구가 올린

SNS도 확인하게 되었는데

정말 깐깐하고 예민했던 그 친구가

정말 카페를 차렸어? 하는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면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김경희 씨는

정말 까다롭고 예민한 분이었다. 하지만

무사히 창업을 이루어냈고 지금도 잘 운영을

하고 계신듯 싶었다. 멋졌다.

창업에 도전을 해보고 싶지만 마땅한 자료가 없다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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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머린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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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쳤으면 자기도 똑같이 당해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눈에는 눈이라잖아요. '

소년 범죄가 날로 급증하고 있다.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잔혹하기 짝이 없어

그저 소년원에만 보내면 끝이라는 현 소년법을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가혹하다는 말을

듣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쩌다 어른에서 이수정 교수님이 나와

현 소년법에 대해 얘기를 해주셨다.

소년들이 어떤 환경에서 범죄자가 되는지,

그리고 무조건 엄중하게 처벌을 한다고 해서

갱생의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는 아무리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죄를 지었으면 응당 그에 맞는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리다고 봐주면 그걸

악용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

저게 애들이 할 짓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엄청난 짓을 저지르는 비행 청소년도 많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처벌을 하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이런 영상을 접한 다음 날

마치 운명처럼 서브머린을 읽게 되었다.

서브머린은 칠드런에서도 케미를

보여줬던 진나이와 무토의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카 고타로의 팬들이

매우 고대한 책이라고도 한다.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해보는데도 진나이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계속 피실피실 웃고

영화로 나와도 좋겠는데 싶기도 했다.

진나이와 무토는 가정 법원 조사관이다.

소년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어떠한 짓을 저질렀는지 보다 자세히

조사를 하는 직업이 바로 가정 법원 조사관이다.

우리 나라에도 이런 직업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존재는 하고 있었다. 오

무토와 진나이가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

사람을 죽게 만든 다나오카 유마라는 소년을

맡게 되면서 이 소설은 시작이 된다.

범죄자를 향해 복수하는 건

과연 옳은 일인가?

늘 생각하는 논점이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출소를 하게 될 때

길에 가다 저 놈 마주치면 죽이겠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적잖이 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멋지다, 잘한다! 라고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향해 처벌을 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가혹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향해서

엄격하게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소년원에 넣을 것이 아니라 교도소에 넣고

엄중히 그 책임을 물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소설에서 사람을 치여 죽게 한 다나오카의 사건에

분개한 한 시민은 이렇게 말한다.

' 사람을 쳤으면 자기도 똑같이 당해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눈에는 눈이라잖아요. '

무면허로 운전을 한 것도 기가 찬데

죄 없는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으니

그의 죄를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똑같이 벌을 받아야 하지.

이런 생각은 비슷한 상황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에

휩싸이게 된다.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은 처벌보다는

갱생에 목적을 주로 하고 있다.

아직 앞날이 창창하고 아직 어리기 때문에

사회로 나왔을 때 잘 살 수 있게

갱생을 시키는 것이다.

어쩌다 어른에 나왔던 이수정 교수님은

사회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시기에

엄중한 처벌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를

교도소에 보내버린다면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선생님과 관계를 쌓고 공부를 하고

세상을 배울 시기에 범죄자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세상을 알아가게 된다고 얘기하셨다.

이후 교도소를 나온 아이에게 펼쳐지는 세상은

그저 가혹할 뿐이다. 그렇다면 교도소에서

보고 배운 것이 전부인 아이가 세상에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막연하게 엄중한 처벌만을 주장해서

될 것인가 하는 얘기다.

또 비행 청소년들이 발생을 하는 이유는

가정 환경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컸다.

부모님 사이가 좋지 않다거나

가정 폭력에 노출이 되어 있다거나

아이에게 관심이 없다거나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생각 없는 부모가 우리 애기

우쭈쭈 하듯이 키워서 일어나는 경우도 참 많겠지.

여하간 환경이 불우해서 자꾸 밖으로만

나돌아다니는 아이들에게 엄격한 잣대만을

세우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문제였다.

여기에 대해 적합한 얘기를 내리지도 못하고

있는데 서브머린을 읽고 나니

그야말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다나오카도 와카바야시도 모두 이해가 간다.

사정을 모르는 어른은 다나오카는 천하의

죽일 못된 놈이고 그 어린 시절 사람을 죽이고

속죄하듯 사는 와카바야시도 못난 놈이다.

세상 참.

우리는 간혹 살다가 어려운 일 복잡한 일에

처해 있을 때 한 군데다 속 터놓고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왜 이렇게 된 건가?

왜 이렇게까지?

대체 왜?

"서비스를 이용하다 납득이 안 가는 점이나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생겼다고 쳐. 그래서 문의를 넣기로 했어. 하지만 홈페이지 어디를 찾아 봐도 고객 센터 번호가 없는 거야."

"아, 뭔지 알겠어요. 가입 신청 번호는 있는데, 고장 수리 번호는 없거나……"

"그렇지?"

"그게 왜요?"

그게 문가 상관이 있는 건가?

"그거랑 비슷한 심정이야."

              

 

좀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라

감회가 남달랐던 것 같다.

진중한 얘기이지만 중간 중간 유쾌하게

들어오는 진나이의 매력이라거나

다른 인물과의 관계들이 흡입력이 대단했다.

'짧은 인생을 상상력에 내던질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라는 문장을 보고 작가가 되기로 했던

그가 그저 대단했다. 그리고 지금의

그는 아주 많이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서비스를 이용하다 납득이 안 가는 점이나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생겼다고 쳐. 그래서 문의를 넣기로 했어. 하지만 홈페이지 어디를 찾아 봐도 고객 센터 번호가 없는 거야."

"아, 뭔지 알겠어요. 가입 신청 번호는 있는데, 고장 수리 번호는 없거나……"

"그렇지?"

"그게 왜요?"

그게 문가 상관이 있는 건가?

"그거랑 비슷한 심정이야."



다나오카 유마는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했던 걸까. 부모를 교통사고로 여의고, 친구도 사고로 잃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 무면허 운전이니 자업자득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안 되는 걸까.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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