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마 ㅣ 펭귄클래식 156
제인 오스틴 지음, 류경희 옮김, 피오나 스태퍼드 해설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요즘 다시 고전을 읽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시달리고 있다.
몇 년째 미뤄두고 있는 폭풍의 언덕이나
오만과 편견도 읽어야 하고
제인 에어와 자기만의 방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언제 읽지?
내년에는 꼭 읽자...
그러던 찰나에 에마라는 새로운
고전을 접하게 되어 기분 좋다.
제인 오스틴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읽기 전에 궁금했던 건 에마인지 엠마인지
검색을 해보면 에마라고도 하고 엠마라고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영어적 허용인지
그게 좀 헷갈리긴 했다.
제인 오스틴의 경우 영국에서 낳은 또
한 명의 셰익스피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명성 답게 유려하게 흐르는 필체나
세세하게 전해지는 인물 묘사 등의 실력은
그런 극찬을 받아도 남을 정도로
정말 대단하다 생각된다.
셰익스피어가 가진 명성은 실은 가짜이고
그의 여동생이 모든 희곡이나
작품을 써내려갔고 셰익스피어가 그걸 대신
자신의 이름으로 펼쳐낸 거라는 풍문이
있다는 얘길 들었는데 아무래도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나온 얘기를 누가 잘못한 듯 싶다.
셰익스피어에게 천부적으로 글쓰는데 뛰어난
재능이 있는 여동생이 있었다면 과연 그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가 자기만의 방이란 작품에서
드러나게 되는데 여자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한들
그것을 마음껏 선보이기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힘들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엠마에서도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감탄밖에 나오질 않았다.
예쁘고, 부유하고, 머리 좋고 가질 건 다
가진 듯한 주인공 에마. 그녀는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주던 가정 교사 테일러 양을 웨스턴 씨와
맺어주는데 성공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당찬 아가씨인 그녀는 누가 봐도 매력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녀가 나이틀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은 역시 이래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 봐야 한다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초반부터 주거니 받거니 하며 유일하게 에마를
비꼴 수 있었던 나이틀리는 결국 그녀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면서 얘기는 막을 내린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좀 더 파렴치한 감정과
사랑을 담았다면 여기서는 그보다는 순수한 감정
혹은 열렬한 사랑에 대해 다룬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하루에서 이틀 날 잡아두고 고전을 돌려 읽고 싶어졌다.
고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풍미는 확실히 다른
현대 문학과는 차이가 있으니까.
상큼하면서도 톡톡 튀는 에마의 이미지와
너무나 잘 맞는 안야 테일러 조이.
이번에 나올 영화도 몹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