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서툴러도 괜찮아 - 나를 움직인 한마디 세 번째 이야기
곽경택.김용택.성석제 외 지음 / 샘터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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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모레 40을 바라보는 지금, 되돌아보면 속상하고 창피한 경험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남들보다 많은 호기심과 끼에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을 나서서 맡거나 일부러 감당해본적이 꽤 많으니 나 스스로도 은근한 별종이다 싶다.

그 많은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진건 많지 않으니 돌아볼수록 속만 쓰릴 법하다.

다시금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냥 가만히 뒤에 머물러 내 안에만 집중할 것을..이라는 후회와 바램이 들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중 전수경 씨의 "한가지 경험이 없으면 한가지 지혜도 없다"라는 수필이 그런 내맘을 위로해주니, 물론 약간 다른 뜻에서 한얘기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그냥 가만 있었으면 ...찾아보지 않고 도전해보지 않았다면 그것이 헛것임을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을까. 비록 실패도 하고 나스스로든 남에게서든 비웃음도 사며 물러나야했던 것들이지만 내가 노력했던 열정만큼 아쉬움은 반비례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은 생소하고 큰 것이라 그 황당함과 슬픔은 무척 크다.

하지만 때로는 저런 실패와 이런 어려움이 다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더 큰 행복과 지혜를 얻기 위해 스스로 나를 깨는 과정으로서 마주얻는 경험이라고..그러니 더 여유있게 적극적으로 부딪혀 보자고 ..

그런 생각에 힘을 주는 에피소드를 읽으며 맘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총 4개의 챕터 속에 12개정도의 수필들이 모여있는 이 책은 여러 방면의 명사들이 자신에게 의미있던

대화나 명언을 회고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내용들이 짧고 간결하여 읽기 쉽다. 감동도 있는 편이다.

다만 여러명에게 글을 청탁하여 모은 기획인만큼 내용의 완성도와 감동은 천차만별이다.

몇 편 외에는 심심하게 넘어가는 것이 아쉽다.

차라리 무게있는 글 몇편을 좀더 중점적으로 잡아 이쁜 삽화와 함께 잘 편집하는게 더 울림이 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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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행복한 육아 - 아기 발달 전문가 김수연 박사, EBS 강영숙 PD의
김수연.강영숙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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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고 나날이 부르는 배를 행복하게 만지며 남편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보던 그 낭만과 여유는

아이를 낳는 그날부로 파챙챙~유리창이 깨지듯 날라가고...

그 날부터 말 그대로 "육아전쟁"에 돌입한지 4년이 되어간다.

너무나 작아 안기에도 조심스럽던 아기는 나날이 쑥쑥 자라는데 인간의 형상을 한 외계인 단계를 지나  작은 유인원을 보는것 같다가 얼마전부터 아...사람이 맞구나..할 정도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지 아기라는 전혀 새로운 존재를 키우는 생경함과 피로만 따진다면 육아는 그렇게 많이 힘들거 같지는 않다. 문제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한다는 육아관이 너무도 많이 횡행한다는것.

임신때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카더라~와 가지가지의 학설 속에 엄마는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초보항해기사 같다.

어떤 검사를 미리 해야 한다. 이 유모차가 아이에게 좋다. 정면은 불안감을 양대면은 시야가 좁아진다. 낮으면 흔들리고 높으면 어지럽다. 이유식 스푼은 아이의 구강구조에 맞춘것을 쓰지 않으면 토할 우려가 있다. 환경호르몬이 발생될 수 있으니 플라스틱 용기는 쓰지 마라. 아이에게 맞는 세제와 의류,침구부터 먹거리 . 공기청정기, 가습기까지 신중해라. 검사도 맞는 게 있고 틀린 게 있다.

장난감 하나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한다. 아이의 뇌발달을 도와주려면..악영향을 막으려면! 이라는 수많은 공포와 사탕발림성 영업은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그 규모와 세기에 비명을 지를 지경이다.

 

요즘 광고중 기도 안찼던 하나...아빠가 미국인인  아이를 배경으로 들리는 아빠의 나레이션.

"우리 아들에게는 영어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단지 ****으로 놀게 할 뿐입니다. *****~! "

미틴거 아냐? 아빠가 미국인이라고!!!! ~저런 뻥으로 광고를 해? 그게 먹혀?하는 나의 경악에도 불구하고 그 업체는 꽤 유명하니 잘 나가는것 같다.

이런 광고가 나오고 먹히는 한국사회..과연 정상인걸까.

2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한글을 가르칠까 고민하는 엄마. 세살부터 영어유치원을 알아보는 엄마.

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불안해하는 18개월 엄마..그런 그녀들의 고민이 여기저기서 바글거린다.

왜 이런걸까. 초등 1년생에게 논술과외를 붙이고 특목고를 가기 위해 밤 11시까지 학원을 다니게 하는 우리 사회는 과연 왜 이런걸까. 왜 이렇게 됐을까. 난 과연 휩쓸리지 않을수 있을까. 아니 내 아이에게 너무 무심한거 아닐까.라는 불안과 초조를 하루에도 수십번 느끼게 하는 이사회.

 

그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알려주는 책들 참 없었다...수많은 육아서들이 이렇게 키워라..저렇게 키워라 말은 하지만 두루뭉실 미적지근했는데...

 

할렐루야~나무아미타불!!! 

정말 육아, 특히 한국에서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  기본바이블이 될만한 책이 드디어 나왔다.

오랜 내공과 경륜을 자랑하는 공인된 육아계의 거물커플. 김수연 박사와 강영숙 피디의 합작.

그들의 편안하지만 날카롭고 심도있는 대화가 이 사회의 육아에 대한 문제와 원인을 조목조목 풀어준다.

읽으면서 맞다고 무릎을 치며 왜 이제서야 이런 책이 나왔느냐 찬양을 수십번은 했다.

초조해할수 밖에 없던..아니란걸 알겠는데 왜인지 이유를 대기 힘들던 내게 지혜롭고 든든한 지원군이 나온 것 같다. 아이를 제 그릇대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키우는게 가장 기본이라는것을 왜 이렇게 잊게 하려는 건지.정신들라 찬물뿌려주고 제대로 가라고 좋은약 먹여주는  진정한 육아도우미가 나온거다.

지금까지 보아오던 수많은 육아서 중 군계일학. 최고다. 앞으로 품고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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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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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다닐때 친하던 동생이 좀 독특하고 순수했다.

책도 많이 읽던 그녀..어느날 하는 말 "언니, 이외수 섹시하지 않아요?"

아마 그때가 황금어장의 출연시기쯤이었으리라.

눈이 동그래진 주변사람들을 보며 머쓱해진 그녀. "내가 좀 독특하죠? "

 

하지만 이번 새로 나온 책 이외수의 사랑법-사랑외전을 읽고 나서 표지의 이외수작가의 크로키를 보니 왠지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를 보면 주인공이 마법으로 인해 사람의 내면과 외면을 바꿔보게 되는데

이외수 작가 그의 내면에는 얼마나 큰 거인이 숨어있는걸까.

작고 마르고 늙은 꽁지머리 작가에게 섹시함을 느끼던 회사 동생은 그러고보면 얼마나 순수하고 명료한 직관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현명하나 고루하지 않고 기발하며  순수하다...

젊음과 연륜의 장점만을 모아 갖고 있는 그는 참 현존하기 어려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의 파편들을 짧은 수기 식으로 모아 출판하는 이외수-정태련 시리즈는

이번 사랑외전에서 한층 무르익은 깊이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선천적으로 사랑에 목마르게 태어난 그가 바라는 세상은 언제 올까.

불륜에 빠져서 난 사랑없이는 못산다는 중년의 바람남바람녀.

육체의 욕망과 가벼운 낭만에 휩쓸린 젊은이들이 부르짖는 사랑과는 차원이 다른 그 사랑을 같이 찾게 되는 이 책을 머리맡에 두고 외롭거나 쓸쓸할때 한번씩 읽어야겠다.

 

요새 많이 바쁘고 힘들어 맘의 여유가 없다 보니 책을 잘 못 봤는데

이외수작가의 책이라 하여 앞뒤생각없이 받아들고 말았다.

읽다 보니...좋은 책을 안읽어 내가 더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명언처럼 깊은 삶의 의미들이 인터넷 유머처럼 재미있게 그러나 여운있게 가득 넘친다.

책속의 그의 말대로  책을 읽어야 삶에 기품이 생기는 법. 힘들다고 바쁘다고 책을 외면하지 말고 좋은책, 그리고 즐거운 이 책을 항상 옆에 두고 틈틈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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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가족 캠핑 -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안영숙.이수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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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는 모습에도 다 시대에 따르는 유행이 있나보다.

언젠가부터 일고 있는 캠핑 붐은 이제 대세다.

몇달전부터 집옆 공원에 판자촌이 아닌 텐트촌이 오전부터 형성되는 걸 보면서 놀랐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비스듬한 잔디밭에마저 파고들던 텐트안에서 누워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글쎄..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았다.

여가를 어떻게 보내든 자기마음이겠지만 적어도 공용지에서 남들의 보행마저 방해할 만큼 난립하는 텐트붐은 뭔가 아닌것 같다. 진짜 정통 캠핑과는 다른, 유행을 타는 아류라고 해야하겠지?

얘기가 딴 곳으로 샜지만 TV나 잡지에서 보이는 산세 수려한 자연안에서의 캠핑 모습은 도시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설피 시작하다간 서두에서 얘기했던 이래도저래도 아닌 캠핑족으로밖에 안될것 같다.

적당한 가격에 권해주는대로 샀다가 갈곳도 모르겠고 가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겟고...사놓은 텐트는 아깝고 그러다보니 공원에라도 가서 설치해보자~하고 갖고 나가고...나갔더니 나같은 사람들이 다들 쳐놓아서 자리없어 당황하다가 비탈진 경사에라도 어찌어찌 쳐놓고는 잠시 낮잠 비슷하게 쉬다가

불편하고 짜증나고 힘들어서 이후에는 안나가게 되고 그러다보니 집 창고에 텐트는 고이 모셔져있다가 습기에 녹이 슬어버리는 아주 뻔한 결과가 영화필름처럼 떠오르는 것이다.

뭐든지 시작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책 한권 잘 골라 읽는게 사실 가격대비 가장 확실한 투자일거다.

그런데 캠핑의 대세를 타고 좋은 책이 나왔다. 그것도 멋진 여성, 신나게 사는 아줌마 둘이 합심하여 만든 책이다. 여성이 쓴 책이지만 초보부터 전문가가까지 다 알수 있도록 상세하고 체계적이다.

때로 너무 상세해서 오히려 복잡할 정도로 아는거 다 가르쳐주려고 애를 쓴 책이다.

한 두세권 연작으로 나와도 됐겠다. 뒷편의 요리부분을 차라리 없애고 캠핑 장비와 장소, 활용법 등을 좀더 쉽게 나누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쉽다.

왜냐..넘 많아...많아도 넘 많아. 설명이 넘 많아...그리고 넘 바르게 착하게만 설명해서 쬐꼼 재미없기도 하다. 캠핑과의 성실한 반장님이 주는 엄청 빡빡한 필기노트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정독하여 공부할 자세라면 본전 생각 안날 책이지만 나같은 흥미성 독자에게는 다소 질리게 하는 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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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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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작년과 달리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것이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나같은 겁쟁이가 무서운 소설책을 찾아 읽었으니..

 

괴담이라는 제목을 보고 연상한건 여고괴담이랑 개성괴담...(다 영화의 영향이다.)

학교와 관련된 괴담이라니 중년의 내 나이에 조금 약할것도 같았지만 사실 가장 무서운건 학교와 군대라는 강제된 단체생활이 아닐까. 같은 목적에 맞춰 짜여진 구성원들이 획일적인 기준 속에 억압되어 원하는 것만 토해내야 하는 무겁고 무서운 단체생활. 그 안에서의 스트레스는 발산할 정당한 출구를 못찾고 결국은 기형적으로  변해버린다. 그래서 학교에는 괴담이 많은가 보다.

 

" 두번째 아이가 사라진다. 일등과 이등이 있으면 일등이 사라진다."

방미진 작가는  흔할 수 있는 학교괴담에 새로운 코드를 찾아냈다. 괴담과 환타지의 접목이라고 해야하나. 기존의 흔한 학교괴담처럼 귀신이 되어 복수를 할 것같은 사라진 아이들은 아스라한 여운으로 남고 살아있으나 살아있지 않은 이등들이 서로를 없애기 위해 괴담을 실행한다.

 

미묘하고 섬세한 심리의 변화가 기이한 두려움을 무늬로 촘촘히 레이스를 떠가는 느낌이다.

한권이 쉽게 읽혀진다. 재미있다.

하지만 재미있으면서도 책을 덮고 났을때의 기분은 깔끔하지는 않다.

지연이 계속 두번째 아이를 없애면서 스스로가 피폐해져가는 과정의 클라이막스는 너무나 쉽게 정리되어버린 것 같다. 어찌보면 공감되는 연두라는 아이의 외로움과 피해의식은 언니를 없애는 걸로 그렇게 쉽게 편안해질 수 있을까?  천재이면서 이기적이고 우울한 화가 요한은 왜 그렇게 비뚤어졌는지를 태생탓으로 서둘러 정리해버린 것 같다. 요한의 동생 치한도 그 개성적인 캐릭터에 대해 설명이 너무 없다.

 

괴담속 일등과 이등에 대한 개념의 반전, 그리고 경쟁하며 살아남으려는 아이들의 날카롭고 불안한 심리등을 잘 그려낸 작품이기는 하지만 결말의 느슨함이 두고두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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