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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인터뷰...예전에는 TV에서 인터뷰를 할때 인터뷰이만 집중해서 봤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같은 유명인이더라도 그에게서 뽑아내는 이야기가 다른것을 알게 되면서 인터뷰어, 즉 리포터나 진행자, 기자들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인터뷰 형식의 서적들도 출판되기 시작했는데 여러 인물들을 만나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이런 책들은 우선 대화형식이고 중간자인 인터뷰어의 해설이 있기 때문에 독자에게는 부담이 덜하다. 인터뷰이의 입장에서도 스스로 책을 쓰는게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울법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중간자이자 총체적인 책임자인 인터뷰이, 즉 최종저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서평을 쓰는데 인터뷰집에 대한 설명이 길어진 이유는 그만큼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원복 교수..그가 누구인가. 교수이면서 만화가라는 사회적위치에서의 극과 극인 직업을 함께 운영하는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사람이다. 단지 두개의 직업이 서로 상대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유명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그의 책, 먼나라 이웃나라의 교양과 위트, 감각을 따라잡을 만한 책은 찾기 힘들다. 고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가 언뜻 떠오르긴 하지만 전 국민이 함께 볼 수 있는 건강한 교양서라는 위치에서는 그의 책은 절대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 나 역시 학창시절 그의 만화를 보면서 세계에 대한 상식과 감각을 쌓았다고 할수 있다.
호남에 인상도 좋고 유머와 여유도 있는 그를 캠퍼스에서 잠시 뵌적이 있다. 인터뷰이인 박세현씨는 그의 키가 작아 컴플렉스일수도 있었겠다고 말하는데 이 부분을 두고 놀랐을 만큼 당시 이원복 교수에 대해 키가 작다는 느낌은 전혀 가지지 못했다. 그건 아마도 그만의 아우라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 아닐까. 150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부수,대학 교수라는 사회적 지위.이런 능력자가 어떻게 만화를 그리고 세계관을 쌓아왔는지는 무척 궁금한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그의 여러가지 인간적인 고뇌와 개인사도 궁금하다. 그런 면에서 먼나라 이웃나라의 책에 초점을 맞춰 나라별로 진행되는 인터뷰는 다소 아쉬웠다. 만화책의 내용을 다시금 되새기는 잇점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이원복 교수에 대한 깊은 탐구는 미비했다고나 할까. 못먹고 외로웠던 아이가 만화를 통해 날개를 달았다는 성장담이 간단하게만 펼쳐졌고, 특히 책 뒷부분의 박세현 작가의 글들은 너무 어렵고 딱딱했다.
이원복 교수에 대한 호감과 궁금증으로 들게 된 책이기 때문에 만화에 대한 역사론적인 강의는 다소 생뚱했다고나 할까. 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교수이면서 만화가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만화가 유익하면서도 정말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간과한듯 너무나 지적으로만 접근한 인터뷰가 다소 답답했다. 특히 만화계와 그의 분리된 관계에 대해서 심도있는 분석이 왜 나오지 않은건지...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이원복, 그는 만화가로서도 교수로서도 그리고 자유로운 인간으로서도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