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이 기가 세요 - 유쾌한 여자 둘의 비혼 라이프
하말넘많 지음 / 포르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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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첫 책: 기 세도 괜찮아

“여성으로서 야망 없이,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미션이에요.”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문구다. 나는 매일 ‘오늘도 무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이라고 하는 기도 아닌 기도를 속으로 되뇌인다. 누군가는 왜 그렇게까지 불안에 떨며 사느냐고 시비를 걸 수도 있겠다. 애초에 이런 상황 자체에 공감을 할 수가 없으니, 어긋난 방향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유튜버 하말넘많(강민지, 서솔)이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간 에세이는 어딘가 모르게 대담하고, 한편으로는 슬프다. 이들이 어느새 내 인생에 개입해서 날 지켜본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남일 같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는 뜻이다. 이들의 구독자라면 잘 알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 시국 이래 정말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고 한다. 나 역시 28년 인생에 손에 꼽는 힘든 시기를 지나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연대하는 마음으로 버텼다.

서론에서 이야기했듯 이렇게 ‘존중하며 버티는 삶’을 여자가 살아간다고 했을 때에는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여성이 못 버틴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나 역시 주변에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여성들의 존재로 힘겨운 생애를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조금씩 각성하며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 아직도 멀었다고 본다(완전한 페미니즘의 기로로 빠지기까지). 그래도 예년에 비해 늘어나고 있는 주변의 동지들로 인해 힘을 얻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살아감에 있어 조금 용기를 내본다면, 이제는 내가 누군가와 연대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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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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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실험 정신이 돋보였던 책. 표제작인 <변신>보다 독특하고 인상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개인주의적 이야기보다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이야기를 더 잘 풀어낸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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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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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참 쉽지 않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아닌 건 아닌 거다. 그럼에도 고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데에는 각자마다 한 가지의 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헤르만 헤세도 그 '단 하나의 이유'를 지켰기 때문에 귀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유튜브 영상에서 '헤르만 헤세 3부작'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고,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작품이 그 시초가 됨을 알았다. 이전에 읽었던 <데미안>과는 또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이야기 속 인물이 겪는 상처 섞인 성장담을 독자가 같이 겪을 수 있다는 것에는 유사점이 있다.


읽다 보면 '동성애 소설인가'하는 순간의 의심이 스칠 수 있으나, 완독을 하면 큰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스포 주의?). 헤세의 작품은 인간관계에 대해서 조금은 심오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학생 때나 직장인인 지금이나, 인간관계를 어떻게 잘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이 점에 있어 헤세는 독자들에게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주인공의 서사를 통해서 어떻게 인간관계를 풀어갈 것인지 역으로 질문한다. 이전부터 생각할 거리를 마구 던져주는 책을 읽기를 소원했는데, 헤세의 작품을 통해서 조금씩 실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만족스럽다. 그래서 이후엔 헤세 3부작의 끝판왕인 <싯다르타>를 구입해 읽어볼 생각이다. 아무튼, 헤세가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작품을 만들어낸 것은 죽기를 시도했던 시간, 그리고 그를 극복한 뒤 처절한 글쓰기로 일궈낸 투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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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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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첫 책

이따금 스트레스 받는데, 대체 이걸 어떻게 풀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식물을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는지라 책에 나오는 식물이 거의 다 생소했다. 하지만 낯설다는 느낌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저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존재, 거기에 나름의 뿌듯함까지 선사할 수 있는 존재라면, 조금 괴롭더라도 한 번쯤 식물을 길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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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영화 - 웰메이드 영화에서 K-시네마로 한국영상자료원(KOFA) 한국영화사
김형석 외 지음, 한국영상자료원(KOFA) 엮음 / 앨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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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영화에 관심을 꽤 두고 있던 터에 사게 된 책을 생각보다 잘 읽었다(?). 몰랐던 사실들도 여러 개 주워담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의 세월에 녹아있는 여성 영화의 강세, 그 과정 속 많은 사람들의 노고였다. 그래, 이 부분을 책에 안 넣어주면 섭섭하지, 라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지금껏 살아온 시대, 그리고 그 시간 가운데 접했던 한국 영화를 생각하면 '나는 행운아구나'라는 마음이 든다. 2020년 전세계에 문을 두드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각지에서 영화계가 침체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시스템의 등장으로 인해 조금은 그 우려가 불식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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