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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평점 :
산다는 건 참 쉽지 않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아닌 건 아닌 거다. 그럼에도 고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데에는 각자마다 한 가지의 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헤르만 헤세도 그 '단 하나의 이유'를 지켰기 때문에 귀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유튜브 영상에서 '헤르만 헤세 3부작'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고,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작품이 그 시초가 됨을 알았다. 이전에 읽었던 <데미안>과는 또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이야기 속 인물이 겪는 상처 섞인 성장담을 독자가 같이 겪을 수 있다는 것에는 유사점이 있다.
읽다 보면 '동성애 소설인가'하는 순간의 의심이 스칠 수 있으나, 완독을 하면 큰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스포 주의?). 헤세의 작품은 인간관계에 대해서 조금은 심오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학생 때나 직장인인 지금이나, 인간관계를 어떻게 잘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이 점에 있어 헤세는 독자들에게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주인공의 서사를 통해서 어떻게 인간관계를 풀어갈 것인지 역으로 질문한다. 이전부터 생각할 거리를 마구 던져주는 책을 읽기를 소원했는데, 헤세의 작품을 통해서 조금씩 실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만족스럽다. 그래서 이후엔 헤세 3부작의 끝판왕인 <싯다르타>를 구입해 읽어볼 생각이다. 아무튼, 헤세가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작품을 만들어낸 것은 죽기를 시도했던 시간, 그리고 그를 극복한 뒤 처절한 글쓰기로 일궈낸 투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