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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편지
법정 지음 / 이레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법정 스님을 생각하면 이 말이 떠오른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자연속에 살면서 느낀 바를 담담하게 적은 글들. 우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곳이지만, 그래서인지 우리가 가끔 갈망하는 자연에 묻혀 사는 삶. 이번 글도 스님의 다른 글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초연한 삶으로 일관하시는 그래서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바를 일깨워주는 스님의 글이 나는 좋다. 조용히 귀를 귀울이면 저 멀리 물흐르는 소리, 작은 벌레소리, 작은 나무가지가 흔들리는 바람소리 등 많은 소리를 느낄수 있다. 가만히 잘 보면 항상 떠오르는 달도 조금씩 달라보이고, 꽃들도 어제핀 꽃과는 다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없었다. 멍하니 있다고, 그리고 게으르다고 꾸중을 들으면서도 한옥 마루에 누워 몇시간씩 서서히 움직이는 다양한 구름을 보았던 어린 시절의 그런 눈과, 오랫동안 빗소리를 귀울이던 귀를 이제는 잃어버린 듯하다. 항상 악을 써 가며, 조금이라고 남보다 더 알려고, 더 보려고 고집하는 나와는 뭔가 다른 삶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스님이 누리시는 이러한 삶을 아무나 누리지는 못할 듯 하다. 모든 이들이 스님처럼 자연에 묻혀 산다면 산업사회에서 고대문명사회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스님은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선택받은 몇몇분 중 한 분이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