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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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최고의 기부왕!

엘비스 프레슬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그 남자의 정체는?


암흑가에서 <킬러 안데르스>로 통하는 56세의 요한 안데르손. 스웨덴 스톡홀름 남쪽의 <땅끝 하숙텔> 7호실에 묵는 이 사내는 돈을 받고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는 일을 한다. 들락날락, 감옥에서 30년을 산 진짜 범죄자다. <땅끝 하숙텔> 리셉셔니스트인 페르 페르손은 백만장자의 손자로 태어났으나, 이미 집안이 쫄딱 망한 뒤라 물질적인 혜택은 병아리 눈곱만큼도 못 받고 자랐다. 우연히 땅끝 하숙텔 8호실에 묵게 된 떠돌이 목사 요한나 셸란데르는 집안의 가업을 물려받아 목사가 되었으나 신을 믿지 않고, 얼마 전 신도들에게 쫓겨나 오갈 데 없는 처지다. 어느 날, <땅끝 하숙텔>을 찾아온 백작에게서 5천 크로나가 든 돈 봉투를 받아 든 리셉셔니스트와 목사는 이를 킬러에게 전하게 된다. 일을 처리해 준 대가로 돌아온 5천 크로나는 킬러가 원래 받기로 한 1만 크로나의 딱 절반이다. 이에 분개한 킬러 안데르스의 부탁으로 의뢰인인 <백작>을 도로 찾아간 목사와 리셉셔니스트는 잔금을 받기 위해 그를 설득하다, 즉석에서 기상천외한 사업을 꾸리기로 결심한다. 그들 두 사람이 킬러의 매니저가 되어 폭행 및 구타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은 이내 스웨덴 국민 전체와 유럽인 절반이 알 정도로 유명해진다. 

조금 어리숙한 킬러를 앞세워 사업을 확장하려던 목사와 리셉셔니스트의 계획은 돌연 위기를 맞게 된다. 목사 요한나가 무심코 흘린 이야기들에 깊이 감화한 킬러 안데르스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술을 끊지를 않나, 벌어들인 돈을 몽땅 기부하겠다며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사업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생기자 세 사람은 스웨덴 남쪽으로 도망쳐 스몰란드 주의 벡셰 시에 다다른다.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고 다시 헬가시엔 호 동쪽으로 우회하여 헤슬레홀름 시를 지나 말뫼에 이르러 세상을 술렁이게 할 기막힌 새 사업을 펼친다. 


우연과 운에 몸을 맡기고 유유자적 살아가는 <100세 노인>과 뛰어난 계산력과 이성의 소유자인 <까막눈이 여자>에 이어, <킬러 안데르스>는 또 한 번 세상의 균형을 맞출 신선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던진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된 인생들>이 들려주는 

요지경 세상 속 진짜 부자가 되는 법!


진짜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킬러 안데르스와 두 친구의 긴 여정은 순간순간 끼어드는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들과 얽히고설켜 지루할 틈 없이 웃음을 끌어낸다. 황당무계하면서도 흥미를 자아내는 킬러 일당의 기상천외한 세 가지 사업과 사업이 거둔 대대적인 성공은 우리 내면의 욕망을 아프게 꼬집는다. 변두리 인생이라 부를 만한 킬러와 리셉셔니트스와 목사는 제각기 우연히 삶에 찾아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난생처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곧장 달려간다. 그들의 행동 방식이 다소 아름답지 못할지언정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요나손은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에서 세상에 대한 증오와 미움으로 가득 차 있던 인물들이 타인과 삶을 나누며 서서히 마음을 여는 과정을 억지 없이, 과장 없이 그린다. 

요나스 요나손은 2016년 5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캐릭터를 만들 때 현실에서 끌어온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분석한 후, 자신의 내면에 들여 인간의 여러 속성을 혼합시킨 뒤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 낸다고 한다. 요나손 소설에 등장하는 개개의 인물들은 뛰어난 개성을 획득하면서도 마치 우리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소설 속 예측 불허의 상황들에 낄낄거리며 웃다가도 책을 덮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요나손의 날카로운 시선 아래 세계가 재구성되는 까닭일 것이다. 생생한 인물 묘사력과 더불어 한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면밀하게 짚어 내는 요나손의 입심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은 우리 삶의 여정은 이 모든 것에 대한 의미라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하여 요나손이 말한 대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모자람 없이 여행했다면…… 우리는 행복하게 세상을 떠날 것이다. 


<예리한 동시에 따스한 시선, 이것이 바로 요나스 요나손의 웃음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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